엉망진창 덥즈고

6. 남자가 사랑할 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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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이제 오는데

- .. 그래도 지각은 안 했잖아요

- 너 내일도 늦게 오면 진짜 혼난다





거 집에서 조금 늦게 나왔다고 엄청 뭐라하네.

평소보다 늦게 일어나긴 했다. 날씨 확인 못 하고 부랴부랴 급하게 나오다가 마주한 차가운 공기에 몸이 저절로 움츠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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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 들려고 작정했지

- …킁

- 감기 걸리면 더 혼날 줄 알아

- 아 왜 자꾸 혼내기만 해요

- 이게 다 걱정이고 사랑이야





오빠가 입고 있던 후드 집업을 벗어줬다. 이게 걱정이고 사랑이라고? 말도 참 번지르르하네요. 오빠가 입고 있었던 탓인지 집업을 걸치자마자 따뜻한 온기에 긴장이 풀렸다. 
학교에 도착해 옷을 벗어주려 했는데 아예 그러지도 못하게 지퍼를 목 끝까지 채워줬다.






- 입고 있어 추우니까

- 그럼 오빠는요

- 난 몸에 열이 많아서 괜찮아





..하나도 안 믿겼는데 설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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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랑 밥 같이 먹자

- ..어어.. 그럼 창민이 옆에 앉을래요?

- 단둘이





이 선배 아까부터 자꾸 왜이래? 노골적으로 티 내는 선배에 창민이가 에헴 에헴!!! 거리며 눈치를 줬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주연이 뒤늦게 무슨 일 있냐며 선배에게 말을 걸었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 둘이서만 있고 싶어서

- 죄송한데 형. 저희도 오늘 얘기할 게 있어서요





주연이 다소 무서운 눈으로 재현 선배를 노려봤다. 둘이 사이가 원래 이렇게 안 좋았나? 이러다가 싸움이라도 날까봐 중간에서 어쩔 줄 모르던 상황에 결국 재현 선배의 팔을 붙잡고 일어섰다.





- 얘들아 미안 오늘은 재현 오빠랑 먹을게

- …

- 교실에서 봐!





그래. 그래서 나랑 둘이서 있고 싶었던 이유 좀 들어보자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재현 선배가 고개를 바닥에 푹 떨궜다.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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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연이랑 데이트 했더라

- 콜록,콜록- 네?! 아니거든요!

- 재밌었어?

- 그게 무슨 데이트야 그런 거 아니예요






그런데 오늘은 이상할 정도로 과하게 친절하고 다정하고..또 귀여운 것 같기도 했다. 의심의 눈초리로 재현 선배를 보니 밥을 먹다가 자기 반찬으로 나온 소세지를 내 숟가락에 얹어줬다.






- 선배 오늘 왜 이래?

- 왜? 나 오늘 이상해?

- 네. 이상할 정도로 다정해요

- 그거 이상한 거 아니야 좋아해서 그래

- 이상한 게 ㅁ, 네?

- 네가 좋아서 그런거라고





..이렇게 밥 먹다가 훅 들어오기 있냐고요 진짜 반칙이지.
얼굴에 열이 올랐다. 귀까지 달아오른 게 느껴졌다. 조용히 밥만 먹고 있자니 재현 오빠가 신경 쓰여 힐끔 쳐다보다 눈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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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천히 먹어 임마 체하겠다

- ..오빠가 먼저 체하게 했잖아요

- 한 번만 더 체하게 해도 돼?

- 네?

- 나랑 제대로 연애하자

- …





진짜 노빠꾸 그 자체. 밥이 코로 가는지 목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아무 생각 없이 꺼내는 말인가 싶지만 오빠 눈을 보면 또.. 엄청난 다정함이 묻어 있어서 진심인가 싶기도 하고..






- 장난..치지 마세요

- 장난 같구나

- ..네

- 그렇게 안 느끼게 해줄게 그 다음에 다시 고백 할게

- …

- 그땐 너도 진지하게 고민 해줘






고개를 끄덕이니 그제서야 수저를 다시 드는 선배를 보다 몰래 심호흡을 했다. 마음이 간지러웠다. 그것도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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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이 멀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