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못 들은 척 넘기지 마
<박성호>
단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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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걔야?"
"..왔어?"
여주는 탁자 위로 폰을 덮었다. 박성호의 표정이 실시간으로 굳어지는 것을 보고 삐질삐질 눈치를 살폈다. 언짢은 표정의 박성호와 테이블에 마주앉았다. 성호는 여주와 눈 한번 마주칠 생각이 없는지 아이스아메리카노만 홀짝였다. 이미 마음이 상한 것이 눈에 보였다. 박성호가 왜 이러는지 김여주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이 모든게 걔로 인한 시발점이란 것을.
이들이 말하는 걔는 김여주의 남사친 한동민이었다. 친구라 말하는 여주의 같은 반 남사친으로 둘이 자주 붙어다니는 게 박성호의 눈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남사친 중 하나라고 생각했던 박성호였지만, 점차 그 안에 묘한 불편함을 감지했다. 같이 다니는 거? 처음에는 같은 반 친구니까 이해했다. 자신보다 김여주를 더 잘 알고 있는 그녀석? 그래 자신보다 더 먼저 알고 지낸 사이니까 그러려니했다. 다툼이 있을 때마다 그 녀석을 찾는 거? 그래 남사친으로 조언해 줄 수 있을 수 있겠다고...
그런데,
매번 우리의 사이에서 자꾸만 끼어드는 한동민이라는 이름이 어느새 박성호의 심기를 건드렸다.
띠링.-
"문자 온 것 같은데?
"..아, 괜찮아"
띠링. 띠링.
또 눈치없이 문자음이 여주의 폰을 울려댔다. 테이블 위로 지잉 울리는 진동에서 박성호는 아무렇지 않은 척 굴었다. 이미 체념한 얼굴로 말이다.
"급한 것 같은데"
"..으응"
박성호의 냉랭한 눈짓에 덮어두었던 폰을 확인했다. 역시나 한동민에게서 온 문자다. 방금 전까지 문자를 하던 김여주가 조용해지니까 연달아 문자테러하는 한동민의 방해공작이었다.
|_ 살앗냐, 죽엇냐
|_ 또 걔가 뭐래??
|_ 좀 밀고 나가라니까
|_ 너가 그렇게 져주니까 만만하게 굴지;
-
“걔가 뭐래?”
박성호가 물었다. 문자의 주인이 한동민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별말 아니야.."
김여주는 말을 아꼈다. 방금 전 박성호에 대한 서운함을 열변 토로했던 문자 기록은 절대 보여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걔는 또 뭔데 끼어드는데?로 시작해서 박성호의 심기만 더 건드릴게 분명하다.
"...그래"
박성호는 말투는 이미 꺼진 촛불 위 연기마냥 가라앉았다. 화제를 돌릴까 하는 마음에 여주는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 오늘 우리 영화 볼까? 아니면 ... 보드게임카페?"
"됐고, 얘기 좀 해"
박성호의 표정에서 이미 다음 일을 예상했다. 걔랑 연락 안 하면 좋겠어. 가 박성호의 입장이었다.
"...그치만"
김여주는 자꾸만 한동민의 변호를 늘어놓았다. 친구라는 이유로 박성호의 이해를 바랐다. 그런게 그게 한 두번이어야지.
"우리 다툰 거는 기억 나?"
박성호는 운을 떼듯 말했다. 그래. 사실 지난주에 다툰 이후로 오랜만에 보는 박성호였다. 다툰 이유도 어쩌면 한동민이 끼어있었다.
성호에게 급한 일이 생겨 기념일에 약속이 파투 난 날이었다. 기대했던 기념일에 혼자가 된 여주는 서운할 수밖에 없지. 그렇게 여주가 한동민을 찾아간 일로 사건에 불이 지펴졌다.
한동민에게 기회가 생긴 것이다.
악착같은 한동민이 이 기회를 마다할리가.
기념일 다음날 인별 동아리 뒤풀이 태그에 박성호의 아이디를 보면서 신랄하게 한동민은 김여주를 말렸다. 네 기념일은 빼고 지 할 일에는 꼬박꼬박 출석하는 놈이라고 까면서 말이다. 여주는 또 한동민의 말에 홀랑 넘어갔다. 정말 서운함이 몰려 오는 것 같았다. 울적해하는 김여주를 보며 한동민은 애초에 둘이 좀 안 맞았다며 위로 아닌 위로로 김여주를 구슬렸을 것이다. 암튼, 걘 아니라고.
어쩌다보니 한동민의 방해공작에 둘은 심하게 다투게 되었다. 기념일은 챙길 시간은 없고 네 일이 먼저지? 라는 흔한 연인 간의 다툼을 꽤 오래 질질 끌었다. 아직 그 응어리가 풀리기도 전인데. 사건의 전말에 한동민이 있었다는 사실이 박성호의 심기를 터트렸다.
그리고 오늘 박성호가 먼저 얘기 좀 하자며 여주를 불러냈다. 하, 근데 불러낸 와중에도 한동민의 톡을 놓지 못하고 있는 김여주의 태도에 머리끝에서 팍 뇌에 있는 힘줄이 터지는 거 아닌가. 어디까지 저 녀석이 구슬렸는지 모르겠는데. 넌 못 들은 척 넘기면 안 되지.
"기념일 못 챙긴 거 미안해. 그러니까 걔랑 연락 그만해줬면 좋겠는데"
"...나도 무작정 화낸 건 미안해.."
김여주 대답에서 한동민과 연락 안 하겠다는 소리는 못한다. 박성호도 어지간히 답답할 것이다.
"...하"
박성호 짧게 한숨 들이마시고 쐐기를 뱉는다.
"걔야, 나야?"
질문조차 우스웠다. 남친이 중요하냐 남사친이 중요하냐. 보통 사람 같으면 남친을 선택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나랑 연애하지 걔랑 연애해? 같은 질문이다. 박성호도 이런 질문하는 자신이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남자친구로서 부족한 거에 대해 인정하는 꼴 같았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
"...당연히 오빠지!"
우물쭈물하다 뱉는 거라고 박성호 편을 든 여주의 얼굴이 불확실했다.
"...그리고 동민이는 그냥 친구지, 어떻게 오빠랑 같아,,"
"
도대체 그 자식을 어디까지 믿고 있는 거야? 친구? 아직도 그 얄팍한 친구라는 타이틀을 쥐고 있을 거야? 정말 걔를 친구로 생각해? 아니 적어도 걘 그렇게 생각할까?
"친구라도 남친있는 여자한테 자꾸 연락하는 건 보기 안 좋은데?"
"
"걔 하나 때문에 우리가 다투고 있는 것도 마음에 안 들어"
"...동민이는 그냥,,"
봐봐 또 그 자식에 대한 변명을 네가 늘어놓고 있잖아. 박성호는 김여주의 눈을 집요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차분하게 화를 식어내리며 말했다.
"걔가 우리 관계에서 더 이상 끼어들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너랑 연애하는데. 너는 누구랑 하고 있는 거야?"
"...오빠지"
답을 들으면서도 여주의 확답을 얻지 못했다. 그리고 때마침 여주의 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지잉..-
지이잉..-
톡 답장이 없으니 전화로 넘어온 것이다. 끈질긴 놈이다. 정말.
발신자 한동민 글자를 보고서 폰을 덮어버리곤 삐질삐질 자신의 눈치를 살피는 여주의 행동에 박성호 차갑게 식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받아"
"
차마 박성호 앞에서 한동민의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 고개를 떨구고 전화벨이 끊기길 바랐다. 그리고 신호음이 끊기고 나서 곧바로 동민의 톡이 날아 왔다.
|_ 무슨일 있어?
|_ 전화해, 갈게
"이래도 친구야?"
"
입을 꾹 다문 여주의 입술이 차마 열리지 않을 듯 보였다. 하긴야 친구라고 우기긴 우길 때로 우겼는데 이제와서 바로 돌아서는 것도 웃기지... 아무래도 자신의 잘못을 부정하긴 어려웠다. 친구라는 핑계로 한동민을 이용한 거긴 했으니까. 한참을 입을 다문 여주의 앞으로 냉랭한 목소리는 여주를 밀어붙였다.
"
"못 들은 척 넘기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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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빡친 박성호 너무 섹시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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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일반 쓰네요
주제가 없어서 빈둥거리다가 때마침 네가 생각나단 말이야 번외편이 생각나서 가져왔어요
한동민은 아마 계속 방해하고 끼어들거예요
위장 남사친 답게 박성호 속을 박박 긁어대겠죠 하하!!
그리고
사실 전 박성호한테 혼나도 좋을 것 같..
네. 암튼.
다른 주제로 찾아오겠음다, 이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