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입니다

Zero. 첫사랑입니다

♬ 난 내가 더 좋아 - 라우브



공기마저 뜨겁게 달군 여름. 

어쩌면 우린 서로를 향해 걸어오다, 여기까지 왔는지도 모른다. 돌고 돌아도, 같은 길을 걷고 있어 결국 만날 운명이었을지도. 

나는 너를 보자마자 그렇게 느꼈다.


너는 내 운명.

내 마음의 전부는 모두 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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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첫사랑입니다


드륵드륵-
 캐리어가 바닥과 마찰되며 들리는 마찰음이 좁은 골목을 가득 매웠다. 뜨거운 햇살도, 푹푹 찐 후덥지근한 공기도 모두 나를 반기는 듯 했다. 역시, 난 한국이 좋다.

"와, 정말 덥다."
(와, 진짜 덥네.)

내 나이 열일곱, 미국에서 지낸 지 십칠 년. 엄마는 미국인에 아빠는 한국인. 미국에서 지냈기에 영어를 쓰는 비율이 더 많아 영어가 편한 건 사실이나, 한국인인 아빠 덕에 한국어도 그리 괴리감이 드는 언어는 아니다. 그리고 무엇 보다-.

"너가 펠이니?"

"네, 잘 부탁드립니다."

"네 방은 저기 복도 제일 끝이야. 편하게 지내라."

"감사합니다. 조용히 지낼게요."

내가 한국에 왔다는 건 더 이상 물러날 길이 없다는 걸 뜻하겠지. 정말로 더 이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