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윈도잖아, 우리
띠리리링-
"누구세요?"
"전정국입니다. 지금 시간 있습니까?"
"있어도 없는데요. 선 보러 나왔는데 그냥
가버리신 분과 다시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저희 회사
1층 카페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뚝 -
완전 순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놈이네. 나가야 되나? 됐어, 내가 거길 왜 나가? 할말이 있다고 해서 잠시 나갈까 고민했지만, 그 얼굴을 다시보기 싫었다. 그리고 그 전화가 끊기고 2-3시간이 지났는데도 그 남자가 한 말이 거슬렸다. 그래서 아직도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그 카페에 도착했다.
"왔습니까?"
"아니 아직도 안 갔어요?"
"기다린다고 했으니까 지킨 겁니다.
잠시 앉아주시겠습니까?"
"네, 뭐."

"우리 사귑시다."
"네?"

"
"갑자기요?"
"이여주씨가 좋습니다."
이 남자가 무슨 말을 하는 거지? 갑자기 내가 좋다고? 나랑 사귀자고 고백하는 거야 지금? 미쳤나?
"좋지 않습니까?"
"뭐가요?"
"돈 많고 잘생긴 사람이 좋다고
말하고 있잖아."
"저는 성격봅니다. 그리고 저의 대답은
'싫어요'이구요. 할말 끝나셨으면 가 볼게요."
"잠시만, 난 그쪽이 필요하다고."
"그러니까 왜요."
"복수, 할 겁니다."

뭔 복수를 하겠다는 거지? 아니 난 애초에 저 남자를 만날 생각이 없는데 뭘 계속 만나자고 그러지? 어후 그냥 거기에 나간 내가 잘못이다.
"그래서 좋아하는 척을 해달라고요?"
"네. 따지고 보면 그쪽도 이득 아닙니까. J그룹 회장 아들하고 사귄다고 기사나면 꽤 돈벌이 될텐데. 그거 받으면서 좀 즐기다가 좋게, 끝냅시다."
그 남자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내가 그 사람과 사귀면 집에서는 예전보다 더 오구오구 해줄 것이니. 그럼 돈도 더 많이 줄 것이고, 내가 사고 싶은 거 더 많이 살 수 있겠지.
"계약 하는 거죠?"
"뭐, 비슷한거."
"기간은 얼마나 할 거예요?"
"넉넉하게 1년 잡죠."
"네? 1년이요?"
"너무 짧습니까? 그럼 2년?"
"아, 아니에요. 1년으로 하죠."
"그럼 번호 좀."
"아, 여기요."
"밖에서는 최대한 커플인 척 해주시길 바랍니다.
단 둘이 있을 때는 어떻게 해도 상관 없습니다."
"네, 뭐."
"그리고 곧 기사 날 겁니다."
"이렇게나 빨리요?"
"빠를수록 좋으니까."
"그럼 그쪽이 만나고 있는 사람은요?"

"...그건 제가 알아서 합니다. 그럼 내일 다시 뵈죠."
자기 할말만 하고 가는 건 똑같네. 나 그럼 이제 J그룹 회장 아들이랑 사귀는 거야? 내가 사고 싶은 거 맘껏 살 수 있는 거야?

이게 운이 좋은거야, 나쁜거야? 몰라 좋은 거겠지. 사귀는 척만 하면 돈이 들어오는 데 뭐 못해? 그럼 내일 쇼핑이나 갈까?
"여주야, 들었다. 정국이랑 만나기로 했다며."
"네."
"너무 잘했다. 오늘은 여주가 좋아하는
김치찌개 끓어줄게."
"
그의 말이 맞았다. 부모라는 사람은 나를 더 부둥부둥 해주고, 그 뒤로 지원은 아까지 않았다. 그냥 완전 부자 그 자체였지.
"언니, 전정국이랑 결혼해?"
"어. 그리고 전정국 아니고 형부지."
"ㅋㅋㅋㅋㅋㅋㅋㅋ언니가 무슨 전정국이랑."
"뭐?"
"아니 급이 너무 다르잖아. 적어도 나처럼
쇼핑몰 대표는 돼야되지 않겠어?"
"이게 진짜."
"이여담. 언니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
"아니 언니가 계속 나한테 막 뭐라하잖아!"
"여주야, 내일 정국이랑 약속
있댔지? 얼른 가서 자라."
"네."

'야 이여담. 이젠 엄마도 내 편인데 어떡하냐?'
"이여주!!!!"
"이여담. 언니한테 이여주가 뭐야!"
미친 여자와 아빠라는 사람은 이제 더이상 막내인 이여담의 편이 아닌, 전정국의 애인인 나의 편이 되었다. 진짜 얼마나 쌤통이던지.
다음편.
"우리 결혼 할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