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윈도잖아, 우리
모이기로 했던 주말이 찾아왔다. 장소는 J그룹 건물 인근에 있는 한 코스 요리집이었다. 난 미친 남자와 미친 여자와 함께 그곳으로 갔다. 도착하니 그쪽 식구는 이미 다 와 있었다.
"안녕하세요. 정국이 엄마, 아빠 되는 사람입니다."
"예, 안녕하세요."
"결혼 날짜는 언제가 괜찮으세요?"
"벌써 결혼을요?"
"빠르면 서로에게 더 도움이 되지 않겠어요?
여주랑 우리 정국이 생각은 어떠니?"

"우리끼리는 한 달 뒤 쯤이 좋겠다고 이미 얘기했어."
"그래 그럼. 다음 달 25일로 잡을게. 결혼 서류는 집으로 보낼테니까 미리 작성하고. 신혼집도 곧 마련할테니 이사할 준비 하고 있어라."
"···네."
그 남자의 부모는 어쩜 그 사람보다 더 빨리 빨리를 좋아했다. 그 부모에 그 애라더니. 그래도 지금으로서는 안 좋을 건 없으니 하라는 대로 하고 있지 뭐.
"저희 부모님이 원래 빨리 하는 걸 좋아하시는
분이라, 불편하셨다면 대신 사과 드리겠습니다."
"아니다, 어쩜 정국이는 마음씨도 이리 예쁘니."
"아닙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우리도 집 가죠."
"네."

"아 저기,"
"잠시만요."
"왜 그러십니까?"
"우리 호칭은 그냥 저기, 그쪽으로 정리 된건가요?"
"아니 뭐.."
"정리가 좀 필요할 것 같네요. 둘이 있을 때는
정국씨로 부르는 거, 괜찮나요?"
"···맘대로."
으휴 저 싸가지. 만난지 일주일 좀 지나고, 말도 여러번 나누어 봤는데 저 말버릇은 똑같다. 반말을 섞어 말하고 완전 전형적인 다나까체. 앞으로 1년을 저런 말투를 가진 사람과 같이 살아야 한다니. 으 너무 싫다.

"지유야."
지유가 싫어할 거 알고 연락했다. 그래도 기사도 났는데, 연락은 해야될 것 같아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녀가 안 받을 거란 나의 예상과는 달리 내가 전화를 걸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바로 받았다.
"기자회견, 했더라."
"어.. 그렇게 됐어."
"이제 공식적인 여자친구도 생겼는데,
우리 사이는 정리 안 해?"
"정리할 필요가 뭐 있어. 내 마음은
그 여자가 아니라 넌데."
"내가 불편해. 이제 내가 너랑 둘이서만
다니면 이상하게 볼 거 아니야."
"뭐 어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인데."
"불편하다고. 우리 이제 그만 하자."

"···우리 엄마 때문에 그러는 거면 안 그래도 돼. 너 빚? 내가 다 갚을 수 있어. 그리고 너 내가 평생 먹여 살릴거야."
"처음엔 어머니 때문이었는데, 오늘 기자회견 보고 마음이 바뀌었어. 애칭도 있을만큼 많이 친해졌나 봐."
"아니 그거, 가짜야. 다 가짜야 우리."
"가짠 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내가 어떻게 해서든 증명할게. 응?"
"그럴 필요 없어. 그냥 헤어지자 우리."
"아니야.. 아니야, 안돼."
"그 여자랑 알콩달콩 잘 지내."
난 너 없이 하루도 잘 지낼 수 없는데. 나 두고 어디가 지유야. 다 가짜라니까. 우리 쇼윈도라니까···.
다음편.
"잘 자고 있는 사람을 왜 깨웁니까."
비하인드.
"정국씨 저랑 있을 때 말 버릇 좀 고치면 안 돼요?"
"뭐 말입니까."

"또또! 다나까체랑 반말하는 거."
"그게 그렇게 싫으면 그냥 말 놓죠."
"그건 너무 빠르잖아요."
"그럼 어쩌라는 거야."
"소원내기 하고 싶은데, 뭘 하든 내가 지겠죠?"
"잘 아시네."
"우씨."
"ㅋㅋㅋ. 뭐가 소원인데 그러십니까."
"말투 바꿔주는 거요."
"그게 그렇게 신경 쓰입니까?"
"네, 너무요."
"알겠습니다, 아니 알겠어요."
"이렇게 순순히 말을 들을 줄은 몰랐는데···."
"그대신 나도 소원, 이 아니라
저도 소원 들어주세요."
"ㅋㅋㅋㅋㅋㅋ 뭔데요?"
"우리 결혼하는 날부터는 반말해요.
그땐 부부일텐데, 언제까지 존댓말 쓸 거예요."
"뭐, 그래요."

"그럼 내일 봐요, 여주씨."
"···그래요, 정국씨."
그렇게 정국이와 여주는 더 친해지고
정국이의 말투도 고치게 되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
메리 크리스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