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망치러 온 양아치 전정국

14. 날 망치러 온 양아치 전정국

Gravatar

날 망치러 온 양아치 전정국















왈칵 눈물이 터졌다. 절대로 그만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전정국을 만나기 전의 나보다 만난 후의 내가 훨씬 더 마음에 들었다. 그것도 모자라 나는 지금… 전정국을 좋아하는 것 같기에. 더욱 포기할 수가 없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현재 내가 무서운 건, 완전한 자유를 찾은 후의 이야기였다. 내가 전정국을 좋아하는 걸 전정국이 알고, 전정국이 날 좋아하는 걸 내가 알아도 변하는 건 없었다. 우리는 그저 입술만 맞댄 사이일 뿐. 나는 전정국과 떨어질 수 없는 어떤 사이가 되고 싶었다. 자유를 찾아도 전정국이 나를 떠나지 않게 하고 싶었다.





“나빠. 너 진짜 나쁜 놈이야…“





눈물을 뚝뚝 흘리며 전정국의 옷 소매를 꾹 눌러잡았다. 전정국의 수법이 내가 본인에게 온전히 의지하게 만드는 거였다면, 그 수법은 완벽히 통했다.





“나쁜 게 누군데 이래.”

“……“

”그만하고 싶다느니, 돌아가고 싶다느니 거짓말만 잔뜩 늘어놓은 건 너잖아.“





말 자체로만 보면 약간의 날이 서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전정국의 행동과 말투로 보면 분명 나를 다독이고 있었다. 전정국은 내가 본인의 옷깃을 잡은 순간부터 내 팔을 당겨 자신의 품에 나를 안았다. 목소리와 말투 역시 그 어떤 때보다 따뜻했으니. 나는 더욱 전정국에게 사로잡히고 만다.





“… 다 알면서 그러냐.“

Gravatar
”계속 거짓말만 해대는 게 괘씸해서.“





전정국의 품에 안겨 눈물에 젖은 얼굴로 밉다는 듯 말했다. 그런 내 모습에 전정국은 큭큭 웃으며 내 머리를 몇 번씩이나 쓰다듬는다.





“그래서 뭐가 문제였을까, 우리 여주는?“





내 머리를 쓰다듬던 손길을 잠시 멈춘 전정국은 나의 눈을 똑바로 마주쳤다. 이번 역시 입을 꾹 다물고 싶었지만 이번에는 원하는 답을 듣기 위해 끝까지 버틸 것만 같은 전정국이다.

그것도 아니면, 이번에는 정말 내게서 뒤돌아 갈지도 모른다. 전정국은 분명 여러번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심지어 쟤는 내 거짓말을 쏙쏙 다 알아채니… 이번에야 말로 솔직해야 할 타이밍이었다.





“전정국, 우린 무슨 사이야?“

”글쎄… 넌 우리가 무슨 사이이길 원하는데?”

“그러니까… 나는……”





전정국을 무언가에 비유하자면 아주 능글맞은 뱀 같았다. 누구든 쉽게 휙휙 휘어잡는 그런 뱀. 나는 뱀에게 휘어감긴 한 마리의 앙칼진 고양이가 된 느낌이다. 반항은 하지만 절대 통하지는 않는. 나는 한참을 망설이다 전정국에게 입을 열었다.





“나는 우리가 지금보다 특별한 사이였으면 좋겠어.“





두 눈을 질끈 감고서 겨우 입 밖으로 꺼낸 말이었다. 솔직한 내 진심이기도 했고 말이다. 과연 전정국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반응이 궁금해 감긴 눈을 살며시 떴다.





“특별한 사이라면… 연인 같은 걸 말하는 건가.“

“뭐, 뭐… 그치…?“

”풉, 푸흡… 아, 너 진짜 왜 이렇게 귀엽냐.“





전정국의 반응은 내가 예상했던 모든 경우의 수를 벗어났다. 모르는 척하거나, 능글맞게 굴거나, 아예 정색하거나. 셋 중 하나일 거라 생각했는데 전정국은 배를 부여잡고 웃었다. 본인 앞에서 말을 더듬는 내가 귀엽다는 말과 더불어.

전정국의 반응을 예상하지 못한 것도 짜증나는데 이 상황에서 전정국의 말에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는 내가 더 짜증이다. 이놈의 얼굴은 대체 왜 시도때도 없이 빨개지는 건지…!





“나랑 만나고 싶다는 말 하나를 못해서 우물쭈물 거리는 것도 그렇고, 말 더듬는 것도 그렇고, 얼굴이 새빨개지는 것까지 다 귀엽잖아.“

“뭐, 뭐래…!”

“어? 우리 여주 또 딸기처럼 변했네?”

“아, 아니야!”





또 다시 나를 잔뜩 놀리기 시작하는 전정국에 빨개진 얼굴을 가리려 두 손으로 이리저리 가렸다. 하지만 능글맞은 전정국은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본인 얼굴의 위치를 돌려가며 내 얼굴을 보려는 전정국이었고, 끝내 내 두 손목을 잡아 벌렸다.





“여주야.”

“… 왜.”

“우리 사귈까?”





빨개진 얼굴로 시선을 땅에 꽂았던 내가 잔뜩 커진 눈으로 전정국을 올려다봤다. 전정국은 아직도 씨익 올라간 입꼬리를 감추지 못했고, 나는 이번에도 전정국이 나를 놀리는 거라 생각했다. 기분이 상해버린 나는 전정국의 손을 뿌리쳤다.





“너 또 나 놀리는 거지.”

“아닌데.”

“야, 너나 거짓말 좀 그만해. 맨날 그렇게 실실 웃으면서 나 놀리기나 하고… 네가 계속 그러니까…!”





서러운 게 절반이었다. 전정국이 장난삼아 던지는 말들은 내게 너무 진지했다. 왜냐고? 나는 그만큼 전정국을 좋아하니까. 좋아하는 만큼 기대하는 건 당연한 거잖아.





“자꾸 기대하게 되잖아…“

”여주ㅇ,“

”알아, 가볍게 말하는 것들이라는 거. 근데 나는 네 말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해. 사귀자는 말도, 귀엽다는 말도 전부 진심인 줄 아는 걸로도 부족해서 일일이 설레기까지 한다ㄱ,“





서러운 마음이 끝에서부터 올라온 건지 랩 마냥 뱉어냈다. 처음에는 전정국도 가만히 듣고 있었다. 하지만 대체 어디에서 본인 마음에 들지 않은 건지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본인 입술을 부딪혔다.

예전 같았으면 못 이기는 척 받아줬을 전정국의 입맞춤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전정국은 이 키스 마저 장난일 테니. 나는 온 힘을 다해 전정국의 가슴팍을 밀어 내게서 떼어냈다.





“나쁜 새끼… 전정국, 너는 뭐가 그렇게 다 쉽냐?“

“아니라고 분명 말했는데.“

“… 뭐?”

“내가 어떻게 하면 믿을래?“





내게서 멀리 떨어진 전정국은 꽤나 상처받은 눈빛이었다. 나는 그 눈빛이 조금 어이없을 뿐이었지만 말이다. 기대는 내가 했는데 왜 본인이 상처를 받은 눈빛인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된 상황에 전정국은 아주 천천히 한 걸음씩 내게 다가왔다.





Gravatar
“김여주, 난 널 마지막 타깃으로 정했을 때부터 분명했어. 어떻게든 널 내 옆에 둘 생각이었거든.“

”그게 무슨 말이야…?“

“네가 널 그냥 타깃이 아닌 마지막 타깃으로 둔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어? 나는 네가 앞으로도 쭉 내 옆에 있길 원해. 뭐… 조금 쉽게 말하자면, 처음부터 너와 같은 마음이었다는 얘기?“





전정국은 본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내 앞에 다시 와있었다. 나는 고개를 들어 전정국을 바라봤고, 전정국은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전정국이 나를 마지막 타깃으로 정한 이유도, 내가 그렇게 두려웠던 자유를 되찾고 난 후의 이야기도.





“네가 날 밀어내도 난 언제든 네 앞에 서있을 거야, 오늘처럼.“

”……“

”나 또 물어본다? 우리 사귈까, 여주야?“

“… 응!”





애초에 전정국은 나를 떠날 생각이 없었다. 우리는 이미 서로에게 아쉬운 존재가 되어 있었기에. 나는 꼿발을 들어 전정국의 목을 감싸 안았고, 전정국은 그런 내 허리에 손을 둘렀다.

원했던 대로 어느새 우린 전보다 특별한 관계가 되어 있었다.















Gravatar

홍보 하나만 하고 가겠슴니다… 제가 요번에 필력 짱짱이신 분들만 직접 모아 크루를 만들었슴니다! 저희 칼리오페는 오로지 필력만 보니 망설이지 말고, 많은 관심과 신청 부탁드려여🙌🏻 칼라오페는 기수 모집이 아닌, 상시 모집이니 언제든지 신청 부탁드립니다💗





Grava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