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야"
"짠 이쁜 꽃이야"
"아직 이르지만 봄이 온거같아"
"긴 잠 실컷 자고 일어나면 그때쯤 예쁘게 피어있겠다"
"그 전에 일어나도 좋아"
"그때까지 열심히 버티고 있을테니까"
"네 남편 일하는거 잘 봐둬"
"나 일할때 섹시한 남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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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너가 좋아하는 윤정한표 라떼"
"원래 라떼는 밤에 먹는거라고해서 별도 그려봤어"
"어때? 마음에 들어?"
"빨리 일어나서 먹어야지 볼 수 있는데"
"아직 혼자 쉬는시간이 필요한가보네"
"오늘은 공원에 갔어"
"벗꽃이 예쁘게 피어있던 나무에 어느세 초록색 잎들이 올라오기 시작하더라"
"결혼하고 너 없이 보는 첫 봄이랑 여름인데"
"왜 이렇게 예쁜지.."
"다 가기 전에 너한테 꼭 보여줘야하는데"
"꼭 보여주기로 약속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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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가을이야"
"잠깐 서점에 들렸는데 너가 좋아하던 시집이 보이더라"
"나도 한번 읽어봤는데 나는 네가 읽어주는게 아니면 못 읽겠더라고"
"그러니까 이건 선물"
"이거 읽고 가장 좋았던 문장 아래 밑줄 그어서"
"그때처럼 내 머리 쓰다듬으면서 다시 읽어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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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공원을 걷다가 첫 눈을 맞았어"
"이제 겨울인가봐"
"연말이야..."
"새삼 차가운 연말 공기가 내 뼈틈 사이사이를 시려와"
"..있잖아 여주야"
"나 너무 힘들어.."
"줄곧 잘 참다가도 가끔은 너가 보고싶다?"
"이 차가운 공기가 닿지 않게 널 안아줘야하는데"
"추워서 움크리고 있을 네 그 마른 어께를 꽉 안아줘야하는데.,"
"..기억나?"
"우리 결혼기념일 3주년 데이트할때 영화관에서,"
"너도 일하고 오느라 힘들었을텐데"
"굳이 굳이 영화를 보겠다고 들어갔다가"
"시작한지 5분만에 나한테 기대서 잤던거"
"그리고 다 끝나고 일어나서 나한테 영화 재밌었냐고 물어봤었잖아"
"근데 사실 나 그 영화 안봤어"
"네 얼굴만 보고있었어"
"평소에는 힘든 얼굴만 가득했었는데"
"잠든 얼굴은 편안하고 걱정이 없어 보였어"
"..지금 널 보니까 그 생각이나네"
"내 어께에 기대서 잠들었던 모습 그대로 잠든 널 보니까..."
"...무슨 꿈 꿔?"
"...일어나면.."
"일어나면 이야기해 줄거지?"
"항상 일어나서 나에게 말해주던 그 모습 그대로?"
움짤 추가가 안돼...오랜만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