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벗어."
벗으라는 여주의 말에 태형이 셔츠의 단추들을 끌렀다. 위부터
하나씩 풀리는 단추와 벌어지는 셔츠 사이로 태형의 하얀 피부가
들어났다.
툭- 풀썩.
흰 시트 위에 백옥 같은 몸이 떨어졌다. 그는 넓은 어깨를 가졌지만
단색의 꽃밭 위 내려앉은 나비처럼 여린 분위기를 풍겼다. 하지만
그게 마냥 순수한 아기 천사 같은 것은 아니었다. 그와 동시에 울어
서 붉어진 눈가와 매끈한 붉은 입술이 고혹적인 분위기도 풍겼으니
까. 참으로 반대되는 것 같았지만, 둘이 오묘하게 어울렸다. 여주는
자신의 손짓 한 번에 침대 위로 널부러진 남체에 한 번, 그의 매혹적
인 모습에 또 한 번 희열을 느꼈다.
스윽. 여주가 손끝으로 태형의 몸 위를 타고 내려왔다. 귀 뒤, 목,
쇄골, 가슴, 명치. 힘을 푼 손가락들의 끝부분이 살과 약하게 마찰하
며 내려올 때마다 움찔거리는 몸이 재밌었다. 강렬하고 빠른 자극
보다 느리고 미약한 자극이 되려 더 태형의 감각을 곤두서게 했다.
이 손끝이 지금 내 몸의 어디를 만지고 있는지, 어떻게 닿는지,
세기는 어떤지, 그 모든 것에 신경이 쏠렸다.
"왜 이렇게 긴장해......"
태형이 여주의 말에 꼴깍 침을 삼켰다. 단어들과 함께 귀에 불어
넣어지는 숨결에 작게 소름이 돋았다.
"윽...!" 여주가 태형의 목을 물자 태형이 신음했다.
목에서 전해지는 통증에 눈쌀이 절로 찌푸려졌다. 통증이 피어난
곳엔 둥글게 잇자국이 새겨졌고, 주변 피부가 붉게 달아올랐다. 잇
자국이 잘 새겨진 걸 보자마자 여주은 그 부위를 세게 빨아올렸다.
목의 여린 피부가 입 안으로 먹혀들어갔고, 강한 압력으로 인해 속수
무책으로 더더욱 빨갛게 물들어갔다.
가끔씩 안쓰럽게 물들어가는 피부를 혀로 부드럽게 살살 쓸고
입을 맞췄다. 여주가 태형에게 휴식을 주듯 템포를 낮추자, 그제야
태형이 긴장에 굳은 몸이 슬슬 풀리는지 투정했다.
"아파......"
그게 귀여운 여주가 태형의 목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
"예쁘네. 선명하고."
누가봐도 키스마크처럼 생긴 붉은 입자국에 여주가 만족한 듯
웃었다. 흰 피부와 대조되는 빨간 키스마크. 그리고 자신의 빨간
립스틱이 데코처럼 번진 것이 퍽 예뻐 여주가 키스마크를 살살 쓸었다.
"딸기 같네. 눈, 입술, 목, 다 빨개서."
"다음부턴 누가 대쉬하면, 이거 보여줘. 애매하게 대처하지 말고
제대로 보여주란 말이야. 너 임자 있는 몸인 거. 알았어?"
여주가 키스마크를 톡톡 두드리며 말하자 태형이 고개를 끄덕였
다.
"다음엔 목으로 끝나지 않을거야, 그 아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