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렇게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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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잘못한거 없어요, 형사님."

"아니 학생 그.."

윤기의 말에 지민의 어머니는 기가막힌 듯 코웃음을 치며 뭐라하는지나 들어보자 하는 표정으로 가만히 서있었고, 지민은 그새 또 윤기의 멱살을 쥐었다.

윤기는 아무렇지 않았다 내가 죽을지언 정 잘못하지 않은 걸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건 더는 하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윤기는 저를 노려보는 지민을 똑바로 쳐다보며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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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기어오른게 잘못이야, 민윤기."

"틀려."

넌 여전히 틀려.
윤기가 그렇게 말하곤 제 멱살을 휘어잡은 지민의 손을 있는 힘껏 뿌리쳤다 그리곤 봐주지 않겠다는듯 지민을 노려보며 당황해 말리려고 일어섰던 형사에게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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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CCTV 확인되죠, 돌려주세요."

" 야 민윤기!!!"

더는..더는 구질구질했던 나로 돌아가지 않겠어.
윤기가 처음으로 용기를 내서 지민과 그의 어머니에게 맞섰다 잘못하지 않은 걸 잘못했다고 하지 않겠다고.

그 모습에 석진은 그저 미소를 지었다.
윤기가 저 작은아이가 드디어 제 잘못이 아닌 잘못들에게서 조금은 빠져나온 것 같아서 상황과는 별개로 석진은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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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고소 안하겠다고하고 내 눈앞에서 사라져 박지민."


"민윤기, 너 이 새끼 지금 기어올랐냐?"

갑자기 확 달라져 기어오르는 윤기에 심사가 뒤틀린 지민이 다시 한번 윤기의 멱살을 휘어 잡았다, 그리고 그걸 본 석진이 휴대폰을 들어 전원을 껐다.

그리고 터치하듯 몇번 두드리곤 귀에 가져다대고 지민과 그의 어머니에게 들리게 앞에 나서 형사를 제치고 윤기옆에 서서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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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찬열아 난데, 너 기사거리 좀 구해달랬지?"

"시발, 뭐하자는거야."

"국회의원 아들이 경찰서에서 폭행, 어떠냐?"

시발, 지민이 욕짓거릴하며 윤기의 멱살을 던지듯 놓고 석진의 휴대폰을 빼앗아 집어던졌다 얼마나 세게 던졌는지 휴대폰이 원래 상태를 알아 볼 수 조차 없을만큼 처참하게 망가져 바닥에 나뒹굴었다.

석진이 천천히 부숴진 휴대폰을 주워들었다.
그사이 윤기는 똑같이 지민의 멱살을 잡아 제 코앞에 얼굴을 대고 경고하듯 얘기했다.

"그니까 조용히 신고 그만두고 꺼지세요, 국회의원 아드님."

"휴대폰비는 나중에 의원님 앞으로 청구할게요"

지민의 멱살을 똑같이 던지듯이 놓아 준 윤기가 석진과 함께 경찰서를 나갔다 뒤에서 지민이 뭐라 욕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둘은 신경쓰지 않았다.

그리고 부숴져버린 핸드폰을 쿨하게 쓰레기통에 버린 석진이 윤기와 같이 핸드폰 매장으로 향해 같은 기종의 휴대폰을 새로 구입했다 윤기가 미안한 기색을 비췄지만 석진은 괜찮다고 윤기의 머리를 쓰담으며 웃어보였다.

뒤에 닥쳐 올 일은 무서웠지만 지금 윤기는 어느때보다 홀가분 했다 이젠 잘못하지 않은 걸 잘못했다고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게 너무 좋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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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아악!!!!!"

한편, 집에 돌아 온 지민은 제 방에 들어서자마자 물건을 집어 던지며 화를 분출해냈다 그때 윤기가 제게 보였던 그 눈빛을 잊을수가 없다.

불쌍한 사람을 쳐다보는 것 같던 그 눈빛이 지민은 매우 거슬리고 짜증났다 제가 국회의원 아들인 걸 알기만하면 모두 저에게 무릎을 꿇었다.

잘못 한 게 없어도 잘못했다 말하며 제 발 밑으로 기어댔으며 제가 뭘 하든 아무도 그르다고 말하지 않았었다 그렇기에 지민은 더욱 화가 치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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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틀려? 웃기지마!!!, 민윤기 니까짓게."

"..죽여버릴거야...죽여버릴거야!!!!!"

방에서 난리를 치던 지민의 눈빛이 바뀌었다 눈에 아무것도 뵈지 않는다는 모습으로 침대 밑 서랍을 뒤져박스를 자를때 쓰는 커다란 커터갈 한 자루를 꺼내 자리에서 일어섰다.

1층에서 지민의 고함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던 지민의 어머니가 눈빛이 바뀌어 흐트러진 모습으로 내려와 현관으로 향하는 지민을 보고 급하게 팔을 잡아 세웠다.

"지민아, 너 이러고 어딜가!"

"신경꺼요, 안 죽고 살아서 올 테니까."

손을 뿌리치고 얘기하는 지민의 모습에서 살기를 느낀 지민의 어머니가 지민이 나가고 문을 닫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무슨일이 생길 것만같아 불안했다 지민에게서 느낀 살기는 아주 오래전 남편이 제 바로 앞에서 갓난아기 였던 윤기를 집안의 수치라며 죽이려고 했을때와 똑같은 살기였다.





'제발...제발 아니어야 해..지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