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아까 옥상에서 눈이 마주친 후 부터 멍한표정으로 아무말도 않고 있었다 어떤말을 내게 해주어야 할까.

"윤기야."
"..왜 왔어요?"
무작정 네 이름을 부르자 네가 나를 보며 왜 왔느냐 질책하듯 물었다 무슨 그런 바보같은 소리가 다 있을까 왜 왔냐니 그거야 당연히,

"네가 위험했잖아."
"....나더러 어쩌라고요!!!!"
윤기가 괴롭다는 듯 머리를 쥐어잡으며 소리를 질렀다. 힘이 들었던 걸까 내 욕심, 살아달라는 부탁 그 모든게 저 아이에겐 고통이었겠지.
그런 생각을하자 윤기에게 미안해졌다.
머리를 쥐어잡고 고개를 숙인 아이의 몸을 꽉 안아 토닥였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게 다였으니까.
갑자기 들어 온 내 품에 너는 손을 내리고 품에 들어와 안기며 주먹으로 아프지 않게 나를 쳐 댔다 마치, 왜 나한테 이러는거냐고 원망하듯이.

"나빠요 선생님, 진짜 나빠...."
"선생님이 윤기가 살 이유가 되어줄게."
그래 살아야 할 이유가 없으면 만들면 되는거야.
윤기야 우리 살자, 왜냐하면 쌤이 우리 윤기가 많이 좋아진거 같거든 그리고 살려주고싶어..넌.
내 말에 때리는 걸 멈춘 윤기가 품에 가만히 안기며 얼굴을 한번 부비고 품에서 나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내게 얘기했다.

"....살아..볼게요."
*
*
*
*
석진이 병실을 나서고 윤기는 혼자 생각에 잠겼다.
대체 어쩌자고 살아 보겠다고 대답한 걸까 대체 그 선생님은 뭔데 내가 살 이유가 되어주겠다고 망설임도 없이 얘기 해 주는걸까.
아직도 눈에 선명하게 떠 올랐다.
자신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달려오던 석진의 모습이 오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왔어.
삶을 산다는 건 윤기에겐 지옥보다 더 한 일이었다.
그것을 버틸 힘이 더 남지않고 살아야 할 이유도 찾을 수 없다 생각할때쯤 윤기는 석진을 만났다.
그렇게 기도하고 애원할때는 들은척도 안하더니 이제서야 자신을 살려 주겠다고 하는 세상이 참 어이가 없었다 윤기는.
고개를 돌리자 무심코 커터 칼에 맡겨졌던, 지금은 하얀 붕대가 감겨있는 제 손목이 보였다 그러고보니 참 오랜만이었다 이 손에 커터칼이 아닌 사람의 손이 닿았던 것은.
사실 어쩌면 처음부터 자신은 석진이 와 줬으면하고 옥상 난간에 올라섰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고 보면 참 고맙기도 했다.
오랜만에 느껴 본 사람의 온기는,

"참, 따뜻했으니까."
좋아 살아보자 민윤기, 이 X같은 세상 살아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