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녀석이, 그런 부모가 뭐가 무섭고 뭐가 아프다고 난 죽으려고 발버둥 쳤던걸까 갑자기 허무해지고죽으려고 했던 시간들이 아까워졌다.
며칠 후 나는 건강하게 퇴원했고 동시에 박지민이 받을 벌이 정해졌다는 얘길 해주셨다, 소년원에 있다가 성인이 되면 구치소로 연행할거라고 하던데.
뭐 아무렴 어떤가 이젠 혼자가 아닌데, 퇴원하고 얼마 안 있어서 고2 겨울방학이 시작됐다 박지민이 그렇게 되고 왕따도 벗어났고 의사가 되기위해 열심히 공부중이다.
석진쌤을 봐오면서 나도 나 같은 아이들, 친구들에게 더 열심히 세상을 살 수 있는 이유가 되어주는 의사가 되고싶어 덮어뒀던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석진쌤은 겉으론 병원 일이 얼마나 힘든지는 알고 의사를 하겠다는거냐며 타박했지만, 뒤로는 남준쌤까지 반 협박(?) 으로 데려와 공부를 도와주셨다.
어쨌든 이제 난 죽고싶다는 생각을 할 때 커터칼을 잡지 않는다 대신 석진쌤 품에 가만히 안긴다 그러면 쌤은 알겠다는듯이 아무것도 묻지않고 토닥여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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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 저 합격했어요!!!!"
"아가 축하해!!!!"
2년 후, 난 드디어 꿈에만 그리던 의대에 합격했고, 쌤은 제일 먼저 누구보다 격하게 축하해주셨다. 응? 그나저나 왠 아가냐고?
석진쌤이 내가 자기한테 안겨 부비적 거릴때, 아가를 보는거 같대나 그래서 언제부턴가 이름말고 아가라고 부르더라 뭐 난 뭐라 불러주든 좋지만.
난 이렇게 꿈을 향해 한 발자국씩 다시 나아가고있다 처음부터 포기했던 순간들이 무색해질만큼, 그리고 이번에 박지민이 구치소로 간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박지민도 참 불쌍했다.
그런 아빠곁에서 태어나지 않았으면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았을텐데 약자는 짓밟아야하는 존재라고 곧이 곧대로 배웠을 그 작은 아이가 불쌍했다.
아 사모님은 의원님과 이혼하고 외국으로 떠나셨다고 하는데 솔직히 모르겠다 진짜 떠난건지 그렇게 소문을내고 국내에서 잠적한건지.

"아, 석진쌤!!!"
어쨌든 나는, 행복하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