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냥 그랬다. 손톱만해 아기자기한 아이콘 위에 올려진 동그란 모양 위 숫자도, 이 화면의 상단바 자리를 차지하는 여러 알람도 전부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더는 내 일상에 최승철이 스며들지 못한 채 다가온 첫 여름이었다. 유독 더웠고, 날파리들이 자주 꼬였다. 그럴 때마다 귀찮은 내색 없이 손을 휘둘러 쫓으면 그제서야 물러갔다. 여름이 오면 겨울을 기억하지 못한다. 이런 여름엔 겨울 특유의 향기가 그리워진다. 그렇다가 다시 겨울이 되찾아오면 여름이 그리워져버린다. 최승철, 너도 똑같아. 네가 일상에 아주 잘 있었으니 네가 없던 나날들이 상상조차 되지 않았고, 한순간에 네가 사라지니 너와 함께했던 날들의 깊은 감정이 잊혀지고 있었다. 한순간에 네가 사라져? 정말 한순간이었을까. 마지막에 무언갈 더 해줄 순 없었을까 •••
너는 내 들숨이었고 또한 내 날숨이었다. 그토록 일상을 함께하며 당연했으니 너의 존재를, 그 귀한 소중함을 끝내 인지하지 못한 채 널 보낸 나는 너 없이 숨을 쉴 수 없었으니까. 들숨과 날숨이 없는 호흡은 호흡이 될 수 없다. 호흡 없인 심장이 뛰지 못한다. 네가 없는 난 죽어있다. 비록 육체적으론 아주 멀쩡히도 혈액이 내 몸 이곳저곳을 타고 날아다니고있지만 내 정신은, 내 혼과 기운은 전부 죽어있다. 정말 혈액의 운동이 멈추어버린 차가운 네 곁에 머물러있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서로의 온기도 느끼지 못하고 보지 못한 채 우린 함께 있다. 분명 함께 있지 않다면 이토록 심장이 저려올 리가 없다. 내 정신의 온전한 호흡을 위해 네가 조금만 더 옆에 있어주면 안 될까.
딱 하루만,
몇분만,
조금만,
평생동안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