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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하다 왔어? 다친 거야?
— 이거? 에이 그냥 잘못하다가 내 손톱에 긁혔어.
— 거짓말. 뭐 하다가 왔어.

— 나 걱정하는 거야?
— 빨리 똑바로 말해.
— 싫어. 내가 왜 너한테 일일이 다 설명해야 해. 진짜 손톱에 긁힌 거라니까.
— 하··· 봐봐. 흉지겠네. 구급상자 있어?
— 뭐야···. 갑자기 왜 그래. 걱정하지 마. 떨리니까.
— 진짜···! 구급상자 빨리 갖고 와.
— 너··· 이상하다?
— 뭐가.
— 네가 이러면 나 천천히 못 다가가. 떨어져.
지금 이 분위기는 정말 어색하고 떨리는 기류들이 돌고 돌았다. 그런데 당연한 거 아닌가? 좋아하든 안 좋아하든 다치면 걱정하는 게 맞는 거잖아. K의 이상한 말 때문에 괜히 나도 감정이 이상해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떨렸다···.
— 내가 뭘 했다고···. 그럼 네가 알아서 치료하던가. J 씨! 얘 치료 좀 해줘요!

— 부탁할게요.
J 씨는 뭔 재빠르게 구급상자를 방문 앞에 놓고 바로 사라졌다.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구급상자를 가져와 K의 얼굴에 난 상처를 치료했고, K는 그런 나를 뚫어져라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 뭐 때문에 다쳤는지 진짜 말 안 해줄 거야?
— 왜, 민윤기라도 만났을까 봐?
— 어? 만났어?!!
— 아니ㅋㅋㅋ
— 으휴···. 절대 얘기 안 해줄 셈이네.
— ㅎㅎ 그냥 진짜 긁힌 거야. 의심하지 마-
— 알겠다, 알겠어. 됐다. 이따가 밤에 소독 한 번 더 하고 자.
— 내가 하라고?
— J 씨한테 부탁해 그럼.
— 싫어. 네가 해줘.
— 응···?
— 네가 해주라고.
— 왜?
— 형은 잘 못 해, 이런 거.
— 알겠어···. 이따가 네 방으로 갈게.
K는 씩 웃고 고개를 끄덕이며 방을 나갔다. 이렇게 사람에게 떨려본 게 처음인데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나도 떨린 마음을 겨우 부여잡고 방을 나왔다. 나오자마자 J 씨가 눈빛을 보냈다. 어떻게 됐냐는 눈빛으로. 하지만 난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그랬더니 J 씨는 아쉬운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뭐해, 둘이?
— 어?!!
— 왜 이렇게 놀라ㅋㅋㅋ 죄지었어?
— 아니···ㅋㅋㅋ

— J 씨!
— 네?
— K 자요?
— 저도 방에 안 들어가 봤는데 잠시만요. 제가 가볼게요.
— 앗, 네.
— 자는데요?
— 소독하고 다시 붙여야 할 텐데···.
— 아니면 제가 할까요?
— 어···.
잠시 머뭇거렸다. 아까 K가 J 씨는 이런 거 못 한다고 했는데 괜히 맡겼다가 이상해지면 안 되니까 그냥 내가 하기로 했다.
— 그냥 제가 할게요.
— 좋은 생각이에요. 되도록 깨우지 말고 살살 해요. 쟤 잠결에 깨면 예민하거든요.
— 아, 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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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방에 이렇게 들어와 본 건 처음이었다. 꽤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K만의 특유의 좋은 냄새가 내 코를 자극했다. 자는 모습은 쌔근쌔근 아기처럼 순하게 잘 자고 있었다. 나는 침대에 살짝 걸터앉아 아까 붙였던 밴드를 떼어내고 조심조심 소독했다.
— 진짜 어쩌다가 이렇게 다쳤어···. 얼굴 망가지게···. 조심 좀 하지.
마지막 밴드까지 다 붙이고 나서 정리를 하고 이불까지 잘 덮어주었다. 깨우지 않고 성공해서 기분 좋게 나오려 했는데 그 생각은 틀렸다. K가 내 손목을 잡아 살짝 끌어당겼다.
— 깜짝아···! 나 때문에 깬 거야?

— 왜 이제 왔어. 기다리다 지쳐서 잠들었네.
***
주말은 앞으로 5시 전에 글 올라갈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