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이 김여주

6

낌깜한 다용도실에서 한태산과 쭈구려 앚아 몸을 구겨넣은 우리의 여주씨, 고요해서 민망하고 그런 상황에 여자 말소리가 들립니다.



"아니, 태산씨 너무 잘숨으시네"




아무래도 지예씨 인것 같습니다. 혼잣말로 얘기하는 지예씨 말소리에 태산씨는 여주씨를 끌고 더 깊숙히 들어가서 얼굴만 살짝 빼서 눈치를 살펴봅니다.


"야 얼굴 빼지마 보일수도 있잖아"

"...폰을 꺼야지 내가 안보이지"

"아,"



생각해보니 한태산씨가 꽤 잘 보인다 했는데 폰을 켜군것 이었습니다. 폰을 끄자마자 엄청난 어둠입니다. 무엇도 보이지 않아서 괜히 혼자서 갇혀있는 듯한 무서움이 밀려옵니다. 옆으로 살짝 옮겨 한태산의 위치를 파악하려하는 여주씨, 손이 닿는 따듯한 온기에 조금 무서움이 사그라 드는 우리의 여주씨에게




photo


"ㅋㅋ무서워?"




어둠이 익숙해져 한태산을 볼수있을때야, 알아차립니다. 지금 여주씨는 한태산씨와 너무 가까운 거리에 있어 한태산씨가 자신이 다가오는걸 알차렸다는것을, 태산씨 유죄입니다. 우리의 여주씨에게 너무나 유죄입니다. 작은 플라스틱 박스에 팔을 괴어 여주씨를 바라봅니다. 


우리 여주씨


"너가 이러는게 더 무서워"



능청스러웠다고 생각하겠지요? 목소리 달달 떨리는데 말이에요



"ㅋㅋ곧 끝나, 좀만 참아"



.



.



.




.




"모두 끝났습니다. 상대를 찾지 못하신 분은 원래 찾았던 분과 짝이 됩니다. 모두 나와주십시오"




고요한 적막을 깨는 알림음에 여주씨가 먼저 빠르게일어납니다. 빠른걸음 아니 거의 뛰는 수준으로 다용도실을 열러 재끼면 너무 환해서 눈앞이 핑 돕니다.


뒤에 태산씨 서있는데, 우리 여주씨 겨울잠 자고 일어난 곰마냥 서있습니다.



"어? 아니 태산씨 여기 있었어요?"

"네, 못찾기 했는데 누가 찾았네요"


멀뚱히 서있는 여주씨 손목을 살짝 잡아주는 태산씨의 기겁한 여주씨는 재빨리 손을 빼고 그 자리를 벗어납니다. 



'아 쟤 진짜 왜저래? 다른사람인거야 뭐야'



성큼성큼 거실로 걸어가는 여주씨와 계단에서 하나둘 내려오는 출연진들입니다. 성호씨와 주현, 운학씨와 조연씨가 짝인 모양입니다. 아, 그러면 재현씨가 지예씨의 짝이겠군요. 어쩐지 조금 민망해 보이는 지예씨, 여주씨 속으로 재현씨 괜찮나 싶습니다.



"재현씨 좀 찾기 어려웠어요"

"저요? 에이 안찾으신거 아닌가?"

"아녜요 귀신인줄, 안보이던데요?"

photo


"ㅋㅋㅋ나 찾아주지, 여주씨랑 놀면 재밌을것 같은데"

"꼬북칩으로 유인하시지, 저 진짜 1초만에 찾았을텐데"

"다음에 해보죠 뭐"




"근데 저희 언제 데이트해요?"

"그러게요, 딱히 뭐 없는거 보면 자유 아닐까요?"

"그럼 오늘은 그냥 자유시간 할까요?"




아무래도 다들 자유시간을 가지겠다는 생각인가 봅니다. 여주씨도 지현씨 따라 위로 올라갑니다. 올라가면서 본 한태산씨


photo




착각이겠죠? 눈이 마주친것 같은데, 모른척 방으로 들어가는 여주씨입니다. 뭔가 하루가 이게 맞나 싶은 시간이었던것 같습니다.


.



.



.




.




.





.



"으아ㅏ 아니 나 사실 태산씨랑 하고싶었는데"

"아니 태산씨 어디 있었는데?"

"다용도실..! 진짜 여주는 거길 어떻해 알았데?"

"응? 아, 숨기좋은데잖아"



지예씨 이무래도 조금 속이 상한것 같습니다. 계속 태산씨 얘기만 하는데 여주씨는 지예씨가 조금 이해되지 않습니다. 여기에 그의 x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아니 저번에 산택 갔을때 태산씨가 카페가자고 다리 아프지 않냐고 물어보는거야"



아! 이건 아닌것 같습니다. 여주씨의 머리에서 신호가 울립니다. 하던일을 멈추고 귀에 모든 감각을 쏟아냅니다. 



"막 디저트도 사주고 난 그냥 어색할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말수가 많으시더라?"




여주씨 속으로 미친놈, 하고있습니다. 겉으론 태평해 보일지는 몰라도 어쩜 내 앞에선 기회를 주라고 해놓고서는 밖으론 여자앞에서 말수나 많아지는 신이나는 한태산 모습이 자꾸만 생각나는 여주씨는 급히 방에서 벗어납니다. 신난 지예씨가 조금 미워지나요?



"미친새키, 믿은 내가 미친거지"



속으로 해도 되지만 밖에서 물을 마시며 중얼거려보는 여주씨입니다. 다용도실을 파괴하고 싶을만큼 자괴감드는 여주씨는 아, 또 졌구나 싶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태산씨는 어쩌다가 만나셨는지?'

"한태산이요? 고등학학년 5월에 처음 만나서 사귄거는 7월이에요"


.



.



.




.



한태산과 저는 사실 선후배에요 저보다 1살 더 많은 오빤데 쟤가 그냥 이름 불러요. 제 친구를 통해서 오빠가 너한테 관심닜는것 같다고 그러길래 저는 누구지? 했었거든요? 근데 사진보고 알았어요, 와 진짜 너무 맘에 들었어요. 그날 이후에 오빠가 저한테 연락을 해서 2개월간의, 좀 짧죠? 썸을 타다가 사겼죠.



"너는 날 언제 본거야?"

"언제였지..스카였다."

"공부는 안하고 나 보고 있었네 근데 난 왜 못봤지?"

"처음엔 흘깃 봤는데 너가 졸고있어서 피식 하고 별 신경 안썼지, 근데 몆번 마주치고 보니까 너무 귀여운거야 그러다가 학교에서 봤지"

"뭐야? 나 너무 좋아한거 아니야? 자는것까지?"

"진짜, 학교에서 너 봤을땐 와, 얘는 진짜 잡는다"

"ㅋㅋㅋㅋㅋㅋ"





저희는 썸이 짧아서 다들 금방 해어질거다 라고 했어요, 오빠가 고3 이었으니까, 근데 저흰 시간이 지날수록 더 사랑했죠 제가 고3이 됐을때는 저는 희망 대학을 오빠랑 같은 곳으로 넣었는데 떨어졌죠.



"이게 뭐야ㅏㅏ 나도 너 있는데로 갈래ㅐ에ㅔ"

"내가 맨날 너 있는대로 갈게 응?"

"거기 막 이쁜여자도 많을텐데...!"

"김여주보다 못생겼어..!!"



솔직히 오빠가 제가 21살까진 불안하게 하지 않았거든요? 근데, 음.... 12월에 제 친구가 오빠랑 여자랑 있는걸 봤다. 그래서 음..잘못봤겠지 저는 오빠를 너무 믿었고 사랑했으니까 근데 점점 오빠가 저를 만나지 않아주더라고요? 



"야ㅏ..폰 그만봐.."

"아, 응"

"재밌는일 없었어?"

"모르겠네"

"난 요즘 너 없어서 심심해, 왜 이렇게 자주 못만나냐?"

"....."

"오빠?"

"아, 어 뭐 자주 만나면 되지"






오빠는 절 점점 싱겁게 대하고 무신경 해져서 그냥 1달은 안만났어요. 근데 전 몰랐죠 아 모르고 싶었나? 그게 걔한테는 이별준비 기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