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이 홍수처럼 끝없이 울면서 진정되기를 기다리던 태형은 정국이 진정되자 마침내 꽉 닫아두었던 입을 열었다.
"이제 기분이 나아졌나요?"
정국은 여주에게만 마음을 여는 사람이었는데, 그런 모습을 보니 태형도 마음이 아팠다.
"응..."
"울지 마. 내 친구 중에 그렇게 많이 우는 사람은 없었어."
태형의 놀림에 정국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비록 그의 말이 거칠어 보였지만, 정국은 태형이 그저 자신을 위로하려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울지 않을 거야."
"좋아. 울면 안 돼. 특히 여주 때문에."
"하아..."
"왜? 지금 뭐가 그렇게 걱정돼? 또 한숨 쉬게 하는 게 뭐야?"
"당신의 한숨소리는 하늘을 무너뜨릴 만큼 충분합니다."
정국이 여주와 함께하는 매일은 웃음으로 가득했지만, 이제는 매일이 눈물과 한숨으로 가득했다. 태형은 정국이 스트레스에 쓰러질까 봐 살짝 걱정했다.
"여주와의 스킨십을 피해왔어요."
"그녀가 그 때문에 다칠까봐 걱정이에요."
정국이 여주와의 스킨십을 피했던 이유는 그녀가 영혼이었기 때문이었다. 만지는 게 무서웠던 게 아니라... 영혼의 법칙 때문이었다.
"여주라면 당연히 다치겠지. 아무나 다치는 게 아니라, 네가 여주를 피하는 거야."
"내가 나 자신을 위해 여주와 계속 접촉한다면, 그녀는 영원히 사라질 거야."
영혼의 법칙:
사람과 자주 접촉하면 영혼이 영원히 사라질 수 있습니다.
"너희들... 정말..."
태형은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그저 그들이 너무 안쓰러웠다.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려다 영혼의 형상에 갇힌 여주와, 사고로 의식을 잃은 여주를 지켜주지 못하고 영혼의 형상으로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정국.
"아..."
왜 가슴이 이렇게 아팠을까? 찌르르하게 찔리는 듯한 고통이 정국의 말 못한 감정에 답하는 듯했다.
"지금 몇 시야...?"
시간을 보니 시계바늘이 오후 5시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먹은 게 언제였더라...?"
요즘 들어 그의 기억력이 예전처럼 좋지 않았습니다.
영혼의 법칙:
불필요한 기억은 사라지고, 가장 중요한 기억만 남는다.
여주가 가장 잘 기억하는 건 정국에 대한 모든 것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여주는 자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