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국의 기사여,

패국의 기사여, 1






우리 왕국의 승리를 위하여

함께 힘써준 하빌루 공작저에게

자그마한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즐거운 관람 되시길 바랍니다.
















photo

패국의 명예 기사가 우리 저택의 노예 신분으로 들어왔다.







양손과 발이 뒤로 묶여있었다. 진한 다크서클과 눈곱, 은은하게 풍겨오는 피 비린내와 악취 때문에 인사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하인들과 함께 방으로 들여보냈다.


"아가씨, 어떻습니까?"

"음... "

"다른 놈으로 바꾸어 올까요? 굳이 저자가 아니어도.."

"아니, 저 애여야만 하겠어.
눈빛부터가 순진한 척하는 개새끼들과는 다르잖아"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누군가 방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들여보내겠습니다. 라고 -  철컥하는 문소리와 함께 서서히 내 방으로 들어온 노예의 모습은 아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씻겨만 오랬지 저렇게 꾸며오라고 하진 않았는데 말이다.

아직도 그 가시넝쿨 같은 밧줄이 두 손과 발을 묶고 있는 걸 보니 제대로 씻진 못한 것 같지만, 보기에만 말끔해 보이면 됐지 뭐.


"밧줄 풀어봐."


집사가 내게 말했다.


"아직은 안될 것 같습니다."

"왜지?"

"그게..."


집사가 말을 어물쩍하고 있는 사이 본인 스스로가 ㅈ까라며 그 답을 알려주었다.


"건방지네."


방에 들어와 있는 하인들과 집사를 내보냈다. 노예와 나, 단 둘뿐이다. 건방진 눈빛은 여전한데 양쪽 손과 발이 묶여있어 아무것도 못 하는 모습이 참 우스웠다.


"벌써부터 주인한테 반항을 하면 어쩌자는 거야?"

"네가 왜 내 주인이야 시발."

"그럼 그 잘난 명예 기사 여기서라도 다시 할래?
 명예 기사였던 거에 꽤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데..."

"


photo

노예는 눈썹을 꿈틀대더니 머금고 있던 물방울을 떨어트렸다. 물방울을 떨어트리면서 괜히 자존심은 지키겠다고 헐떡이는 숨을 참는 꼴이 얼마나 하찮은지, 더는 못 보아주겠다 싶어 노예의 볼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명예 기사가 고작 이런 말에 눈물 흘리면 어떡하지?
그만 뚝 - ... 아얏!"

내 손을 꽉 깨물고선 눈꼬리까지 휘어 웃고 있는 걸 보니 소름이 끼쳤다. 아, 괜히 명예 기사였던 게 아니구나. 헐떡이는 숨을 참는 게 아닌 웃음을 참고 있던 거였어.


"이것보다 훨씬 추하고 더러운 짓도 많이 했어."















photo














겨우 이런 거로는 안 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