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화
다 풀린 눈을 어떻게든 뜨려 하는 지민의 애처로운 모습이 그에게는 하나의 흥밋거리였는지, 그는 키득거리며 웃기만 하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정신으로 잃고 죽어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모습이 무엇이 재미있다고 말이다.
"...그만하자... 제발..."
"음... 뭘?
아 이런 꼴이 보이기는 싫다는 뭐 그런건가...?"

"그게 재미있으니까 이러는 건데,
그만하라고 해서 내가 언제 그만한 적이 있었나?"
"......"
정국의 그 말에 지민은 아주 조금 체념한 듯이 눈을 질끈감았다. 이를 악물고 정신을 붙들려하는 지민에게 정국은 소용없다며 쓰러질 거면 그런대로 보여줄 거라 섬뜩하게 말했다.
그러고는 의자에 앉아 그들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정국.
"음... 언제올까...? 우리 지민이 형 다 죽는데
죽고 오는 건 아니겠지?ㅋㅋㅋ"
"...시발..."
-끼익...
훈련장의 문이 열리고, 가장 먼저 정국의 시야에 들어온 건 다름 아닌 여주였다.
"박지민 여ㄱ...!"
"오우, 드디어 오셨네?"
정국은 반갑다는 듯 살짝 웃고, 손인사를 건네자 여주는 기겁을 하며 질린 얼굴로 주춤거렸다. 정국의 바로 앞에 핏덩이의 박지민이 있었으니까.
정국의 손을 타 똑바로 눕혀진 지민은 얕고 가늘게 숨을 겨우 내쉬고 있었고, 여주의 겁에 질린 모습을 본 정국은 입꼬리를 더 올려대며 박지민을 한 번 바라봤다.
"아, 이 새끼 여친님 맞지?"
"......"
"참... 처참하기도 해라, 안그래?"
눈물이 끝까지 차올라 얼굴까지 빨개진 여주의 모습을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한참을 바라보는 정국. 그런 정국에게 말을 먼저 건넨 건 김태형이었다.
"씨발 새끼가... 진짜 미친 거 아니야...?!"
"뭘 그래, 씨발 존나 새삼스럽네,
어차피 지가 죽겠다고 기어들어온 거 내가 조져주잖아"
"미친..."
"이 새끼 아니었으면 저 예쁜 누님이 오셨겠지?"
"...!!"
"난 그게 더 맘에 드는데 말이야"
.
.
.
"그래서, 박지민을... 저 꼴로 만든 게 당신이에요...?"
"오, 말할 줄 아시네
그래요 어서 말해봐 무슨 얘기일까?"
"저렇게... 만든 게 당신이냐구요..."
.
.
.
"음, 말을 해보라나까 말이 없네
새끼, 힘들텐데 그냥 죽여버려도 돼?"
정국은 지민의 머리채를 확 낚아채어 들었고, 반쯤 들린 지민의 상체에선 저항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정국은 그 칼을 지민이 목에 가까이 들이밀었다. 그에 소리지르는 여주.
"안돼!!!... 안돼요!... 제발...!"
"뭐, 나는 상관없고 당신 뒤에 그 쫄보 새끼들은
여기 들어오지도 못하는 거 같고."
"제발..."
"뭐, 말려보려는 낌새라도 보이면 친히 용서해줄 수도
있을텐데 가만히 있네요?"
무리애들이 눈물만 흘릴 뿐 그 어떤 움직임도 없는 이유는 아마 트라우마 때문일 것임을 모두가 알고있었다. 어릴적부터 갇혀 생활하던 그 장소에 감히 발을 내딛기란 죽음보다 더 거부감이 들었을테니까.
하지만 그런 곳을 지민은 스스로 들어갔고.
"아님 뭐, 그렇게 무서우시면 이 용감했던 새끼
명복이나 비시던가ㅇ..."
"아니야!... 아니에요!!
한 번만, 한 번만 봐줘요... 제발..."
"흐음...?"
"...살려주세요..."
여주는 눈물을 비처럼 흘리면서 애원했고, 다리에 힘이 풀린 건지 살려달라 빌려는 건지도 모르게 털썩하고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간곡히도 모아 움켜진 두 손은 허벅지 위에서 발발 떨렸고, 애원하는 목소리에서는 겁을 내고 있다는 점이 다 드러날 정도였다.
"살려만... 주세요... 제발요..."
"누나 생각엔, 뭐가 더 필요하지는 않을까요?"
스윽-
.
.
.
"으윽!!!..."
정국을 칼을 조금 움직여 살짝 지민의 목을 그었고, 고통에 신음하는 지민. 여주는 기겁하며 더 울부짖었다. 정국은 역시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고.
"아 제발요!!... 제발...
제가 뭐든 할게요...!! 살려만 주세요...
뭐 시키셔도 괜찮고 몸이라도 팔라면 그렇게 할테니까!!
제발... 죽이지 마요 제발..."
.
.
.

"아 씨발!... 이거지...
이거에요...ㅋㅋㅋ 이거..."
.
.
.
"끕... 흐으..."
"씨발 존나..."
"살려... 주세요..."
"아 누나 그거에요, 그거.
방금 누나가 말한 거 그게 정답이라고,"
"흐으..."
"누나, 내가 진짜 지금 존나 행복하니까
박지민은 킵해줄게요. 데려가요."
"...!"
.
.
.
"그리고, 그 대가로 누나 전화번호 좀 딸게요. 괜찮죠?"
정국은 지민을 옆으로 치워두고 자리에서 좀 더 숙여 말했다.
"옆에 박지민 피 많죠?
그냥 그걸로 바닥에 적고 나가요."
여주는 뭐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빠르게 전화번호를 적었다. 만족하는 얼굴의 정국은 자리에서 일어나 지민을 한 손으로 끌며 여주에게 한 발짝씩 다가갔고, 허리춤에서 권총을 꺼내었다.
그에 놀라는 여주였지만 움직을 수도 없던 여주는 자리에서 무릎을 꿇은 그 상태로 눈만 피하기 바빴다.
"니네는 거기서 그대로 구경만하고.
들어올 생각하지 말고."
정국은 권총을 장전하고 그들에게 들이밀었다.
.
.
.
"뭐해? 문 안 닫고?"
그들은 뒤로 물러나 문을 닫았고, 정국은 권총을 옆으로 던졌다. 한시름 숨을 쉬는 여주였지만 그런 여주에게 더 바짝 다가가 눈을 마주치려 몸을 낮추는 정국.
"나 좀 봐봐. 응?"
"......"
"역시... 예쁘네?"
한 번 눈을 마주치자 더욱 겁에 질린 여주는 급하게 눈을 다시 피했고, 정국은 차근히 말을 시작했다.
"연락은 제때 잘 받아.
화나면 박지민 다시 데려가는 수가 있어. 알겠죠?"
"...네, 그럴게요..."
"내가 박지민 킵해주는 건 누나 덕분이긴 한데,
이렇게 호용적인 태도가 바뀌면 나도 뭘 할지 몰라.
그러니까..."

"그 예쁘장한 얼굴, 컨트롤 잘해."
@어... 음... 이번 편은 수위가 좀 쎄죠... (불편하다면 댓!)
@오늘도 향편없는 글 보시느라 힘드셨죠ㅜ 미안해요ㅠ
。゚( ゚இ‸இ゚ )゚。
((대충 손팅해달라는 눈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