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화
"누구세요?"
우두커니 서서 앞길을 막고있는 민주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짓는 여주. 여주의 누구냐는 말에 민주는 여주를 위아래로 흘깃하고 훑어보더니 말했다.

"언니가 김여주에요?"
"...제가 먼저 물어봤는데요"
여주는 느낌이 미심쩍어 말 끝을 날카롭게 쏘아 올렸다. 그에 민주는 허, 하며 헛웃음을 치고는 말했다.
"이 언니 웃긴 언니네?"
"...누구시냐구요"
"뭐, 오늘은 왜 옆에 아무도 없어요?
저번에는 보디가드가 많더니만?"
"...!!!"
그제서야 여주는 민주가 회사의 직원임을 알게되었고, 흠칫 놀라는 여주의 모습에 생글생글 웃어보이는 민주. 여주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나서 경계를 하였다.
"미안한데 지금은 반갑지 않네요.
용건이 있다면 다음에 부탁드려도..."
"아뇨, 간단 명료하게 통보만 하고 갈 거라서
그냥 들어줬으면 하는데"
"......"
.
.
.
"...전정국이랑 뭐했어"
"...네?"
"...뭐했냐고"
질문의 의도와 의미를 빠르게 파악한 여주는 간단하지만 까다로운 사실을 알게되었다. 질투라는 사실을.
"아, 뭔가 오해가 있는 거 같은데요"
"무슨오해?"
"저 그 분이랑 아무사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좋아하시는 거 같은데"
"...그건 니 알빠 아니잖아"
"아니 뭐, 그냥 물어본 거에요"
여주는 조금의 뻘쭘함을 숨기고 흔들리는 동공을 빠르게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에 민주는 또다시 말을 걸었다.
"혹시, 전정국이랑 만난 거 걔들도 알아?"
"...걔들이라면,
무리애들이요?... 알죠"
.
.
.
"박지민도...?"
여주는 지민의 얘기가 나오자 울컥했는지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직 정신도 못차리고 사경을 헤메는 지민이었기에, 그렇게 만든 전정국을 좋아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여자에게서 지민의 이름이 나오는 건 상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신이 뭔데 박지민 얘기를 해요?"
"좀 슬픈 얼굴이 됐네?"
"...용건이 뭔데요"
"말했잖아 용건이 아니라 통보라니까?"
"그러니까 무슨 통본데요"
.
.
.

"전정국한테 찝쩍거리지 말라는 거?"
"하..."
터무니없는 말을 들어버린 듯 여주는 어이가 없어 울분에 찬 목소리로 민주에게 소리치듯이 말하기 시작했다. 그 때문에 차올랐던 눈물은 힘없이 투둑투둑 떨어졌다.
"뭐가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는데,
나는 당신 입장 모르겠고 내 얘기 좀 할게요"
"......"
.
.
.
"시발, 박지민은 지금 언제 숨이 턱 막혀서 죽어버려도
안 이상한 몰골이고요."
"너네한테는 뭐 그냥 잠깐 가지고 논 장난감에 불과할지,
어떨지는 모르겠는데 난 존나 걱정되서 미치겠거든"
"...아니..."
.
.
.
"제발 꺼져달라고 말하고 싶은데 내가 그러면
전정국이 진짜 찾아와서 박지민 죽여버릴 거 같아서,
그래서 참는 거야.
개좆같은 데이트에 내가 응해준 이유는 그거라고."
아주 빠르게 할 말을 다 해버린 여주는 흐르다 못해 계속 떨어지는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민주의 어깨를 치고 지나가며 마지막 말을 했다.
"...만약 그 새끼가 와서 박지민이 죽게되면...
아마 뒷일은 감당하기 싫어질 거야"
민주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여주의 말의 뜻을 생각하려 했지만 의문점에 대한 정확한 해답은 찾을 수가 없었다. 여주의 의도에 아주 잘 맞게 말이다.
"...전정국이 좋아할만 하네"
(지민의 집)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집으로 발을 들이며 다녀왔다 얘기하는 여주. 중문을 옆으로 드르륵하고 밀어 거실에 발을 내딛었을 때 여주의 눈 앞에 보였던 광경은,

"......"
"......"
실물이 맞나싶은 의문이 들었던 여주였지만 설사 실물이 아니더라해도 박지민이 앉아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 순간을 깨고싶지않아 눈도 비비지 않는 여주.
그저 애달픈 눈물이 흐를뿐이었다.
@컴백홈☆ (그런 기념 손팅...))
@너무 바빠서 연재를 못했어요... 미안해요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