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랍게도 이건 전부 사실이야. 날 못 믿어 피터?
" 피터!! 피터!!!!! "
범규는 세상 다급한 목소리로 애타게 연준이를 찾았다.
" 무슨 일인데??? "
범규는 주위를 휙휙 둘러보더니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연준이에게 물었다.

" 피터, 너 피터팬의 전설을 알고있어? "
" 응? 나에 대한 소문이야? "
연준이의 말을 들은 범규는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연준이는 그런 범규에게 바싹 다가가더니 은밀하게 물어보았다.
" 그럼? 역대 피터팬에 대한 이야기야? "
연준이의 말에 범규는 그제서야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 그래!! 맞아!!! 넌 팅커벨이랑 같이 지내잖아. 팅커벨에게 뭐 들은거 없어? "
연준이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자 범규는 김빠진 표정을 지었다. 아마 연준이에게 그 전설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를 듣고싶었나보다.
" 에휴, 잘들어 피터. 이건 역대 피터팬들에 대한 이야기들인데... 피터팬들이 그동안 사라진 이유가 바로 사랑때문이래! "

" 사랑? "
" 그래! 사랑! 책에서 말하는 그 엄청난 감정말이야. 피터팬들은 그동안 팅커벨의 가루를 조금씩 훔쳐서 네버랜드 밖으로 나갔대. 그곳에서 웬디라는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고 하더라. "
" 웬디... "
연준이는 웬디라는 이름을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범규는 그런 연준이를 보며 눈치를 살짝 보더니 연준이를 툭 치며 말했다.

" 놀랍게도 이건 전부 사실이야. 날 못 믿어 피터? "
" 아니... 난 범규, 널 믿어. 근데 팅커벨은 나에게 그런말을 해준적 없는데... 팅커벨에게 물어볼까? "
" 잘 생각해봐 피터, 팅커벨에게 물어봐서 팅커벨이 그 전설에 대해 이야기 해줄거라면 내가 이 전설을 듣기 전에 너에게 먼저 이야기를 해줬겠지. "
" 그런가... "
연준이는 범규의 말에 반쯤 넘어갔다. 사실 연준이는 처음부터 정확히는 [웬디]라는 이름을 들은 순간부터자신의 웬디를 찾고싶다는 감정에 휩싸였다.
범규는 조금만 더 연준이를 꼬득이면 정말 자신이 그 전설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을거 같았다.
" 그러니까 피터... 우리... 밖으로 나가보지 않을래? "
" 뭐어? 그럼 팅커벨이 필요한걸? "
" 팅커벨이 없어도 요정가루를 잠깐만 빌리면 되잖아. "
" 우리... 둘이서? "
범규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 아니, 친구를 더 모을거야. "
연준이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팅커벨의 집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 나는... 팅커벨에게 먼저 물어보고 싶어. 나에게 알려줄지도 모르잖아. 그리고 밖으로 나가는 문은 어제 닫혔어. 나흘이나 기다려야하니까... "
" 알겠어 피터, 연락 기다릴게. "
범규는 고개를 끄덕이며 연준이에게 손을 붕붕 흔들어주었다. 연준이도 범규를 향해 범규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 인사를 했다.

" 팅커벨! 팅커벨!! "
연준이는 다급히 팅커벨을 찾기 시작했다. 한참을 불러도 그녀가 응답이 없으니 연준이는 점점 불안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 설마.. 팅커벨이 또... "
연준이는 빠르게 팅커벨을 찾기 위해 팅커벨의 집 밖으로 나갈려했으나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손이 달달 떨리고 머리가 새햐얗게 번저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몇번이고 봐왔던 팅커벨의 죽음이었지만 그녀의 죽음을 바라보는 것은 익숙치 않았다.

" 티, 팅커벨!!! "
겨우 일어난 연준이는 비틀거리며 문을 확 열었다. 그 앞에는 팅커벨이 서있었다.
" 최연준? 뭐야... 어디 아파? 식은땀 좀 봐... "
연준이는 나를 보자마자 나를 부서질듯 꽉 안았다. 덕분에 손에 들고있던 요정가루 재료들이 땅에 떨어졌다. 나는 두 손이 자유로워진 김에 연준이를 토닥여주며 달래주었다.
" 그래그래, 아주 무서운 꿈이라도 꿨니? "
" 팅커벨... 난 당신이 내 눈앞에서 사라질때마다 무서워요. 영영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나지 않을까봐. "
" ...걱정마. 당분간은 할 생각없어. "
내 말을 들은 연준이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 정말이죠? 하... 다행이다 "
나는 한숨을 쉬며 재료를 하나 둘, 주웠다. 연준이은 내가 재료를 줍는 것을 보곤 따라주워주었다.
" 후하... 당분간은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아, 재료는 작업대 위에 올려두면 될까요? "
" 손이 모자란 참이었는데. 그래주면 고맙지. 태현이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요즘 도와준다는 말을 많이 듣네? "
'' 태현이가요? ''
'' 응! 어제 나를 도와 조수를 하고싶대. 손이 부족했는데 다행이지. 이따 올텐데 둘이 좀 놀다갈래? ''
'' 좋아요! ''
연준이는 내 손에 있던 재료까지 자신이 들고가 작업대 위에 고이 올려주었다. 나는 싱긋 웃으며 주방으로 향했다.
" 매일 먹던 달달한 핫초코로 줄까? "
" 네!! "
나는 연준이가 즐겨먹는 코코아를 타기 시작했고 수빈이는 식탁에 앉아 나를 기다렸다.
'' 무슨일로 온거야? ''
'' 아 그냥.... ''
나는 우물쭈물하며 답을 못하는 연준이 앞에 코코아를 내려놓았다.
" 저... 팅커벨... "
" 응? "
" 저 궁금한게 있어요. "
" 말해봐. "

" 피터팬의 전설이 사실인가요? "
" 뭐...? "
연준이의 입에서 듣고싶지 않은 말이 나왔다. 피터팬의 전설. 내가 그걸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 최수빈이야? ''
" ㄴ, 네? 아, 아니요... 범규... 범규가 말해줬어요. ''
'' 범규가? ''
'' 네, 범규가요. 팅커벨은 모두와 잘 지내라고 하면서 수빈이는 별로 안좋아하시는거 같아요. ''
'' ... 너에게 수빈이와 놀지 말라고 할 자격은 없지만 친하게 지내지 않았으면해. ''
내 말이 끝나자 잠시 고요한 침묵이 흘렀다. 곧이어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고개를 올려 연준이를 바라보았다. 피터는 울고있었다.

'' 전설이 사실이에요? 그니까... 모든 피터팬에겐 웬디가 있다는 것을요. 말해주세요 팅커벨. 정말 저에게도 웬디가 있나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