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썰 풀고 가기

일곱 번째 썰 | 나의 아저씨 #김태형편

가난의 냄새가 싫었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역겨웠다.

가난을 겪고있기에 더 토나왔다.

그런데 지금 내 눈 앞의 이 남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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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난한 냄새가 나는 날 보며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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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서오세요. "

이 슈퍼 주인은 멍청하기 짝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도 내가 큰 가방에 물건들을 쓸어담고 있는데도
아는지 모르는지 태평한 표정만 하고 있으니 말이다.

' 이것만 담고 얼른 가야겠다. '

그렇게 생각하며 물건을 집는 순간,

" 아야! "

" 너 뭐하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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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보는 남자가 내 손목을 낚아챘다.

" 그러는 너는 뭐야, 이거 안 놔?! "

" 못 놓겠는데. 물건이나 내려 놔. "

" 무슨 일이에요? "

" 이 여자가 지금... "

" 아 진짜..!! "

최대한 빨리 뛰어야만 했다.

신호, 신호등이 초록불이다.

" 얼른 건너야ㅎ... "

또다. 이번엔 누군가 내 허리를 잡곤 인도쪽으로 끌어당겼다.

" 달리기 진짜 느리네, 눈도 안 좋고. "

" 뭐? 왜 또 잡고 지랄이야. 놔. "

" 내가 너 안잡았으면 넌 이미 시체가 됐을걸?
트럭 지나가는 거 못봤냐? "

" ... "

" 이 가방은 나 주고. "

" 아 진짜 부자같이 생겨서는 사람이 먹고 살겠다는데 왜 방해를 해. "

" 어쭈, 눈빛 한 번 독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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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헉..허... 잡았어요? "

" X발... "

" 네, 여기요. "

" 학생 그러는 거 아니에요! 별 거지를 봤나... "

" ... "

맞는 말이다.
돈이 수중에 한 푼도 없어서 먹을 걸 훔친다니.

" 돈이 없어서 음식을 훔친거야? 그 정도로 거지야? "

" ... "

" 왜 말을 안 해. 경찰서 가고 싶어? "

" ..알겠으니까 허리 좀 놓고 말해. "

" 아, 미안. "

" 뭐 아저씨가 부자인데다 정의롭기까지 한 건 내 알 바가 아니지만,
나 먹고 사는 것까지 방해하진 마. 짜증나니까. "

" 너 되게 웃기는 거지다. 내가 부자로 보여? "

" ..아니야? 딱 봐도 비싸보이는 것만 둘렀는데. "

" 눈 안좋다는 거 취소. 눈 좋네. "

" 볼일 다 봤으면 간다. "

" ..너 계속 거지로 살거야? "

" 뭐? "

" 내가 널 도와줄 수 있어, 나한테 와. "

" 날 뭘 믿고? "

" 예뻐서.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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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인가, 호텔인가? 뭐지 여긴.

" 아저씨 무슨 일 해? 집이 뭐 이렇게 커. "

진짜 불공평하다. 난 평생 한 칸짜리 방에서 살았는데.

" 연예기획사. 너도 연예인 할래? "

" 도둑놈 뭘 믿고 자꾸 그렇게 제안을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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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 말하잖아. 너 예쁘게 생겼어. "

" 나랑 사랑놀이를 하고 싶다는거야,
날 가지고 사업을 하고 싶다는거야? "

" 둘 다. 해볼래? "

" ... "

" 해보고 싶으면 일단 싸움질이나 그만 해. "

" 뭐야, 내가 싸움질 하는 걸 어떻게 알아. "

" 딱 봐도 그래보이는데. 너 거울 안 보고 사냐? "

" ... "

" 일단 우리집에서 며칠 지내, 방은 많으니까 아무데나 쓰고.
나중에 카메라 테스트나 한 번 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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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때 아저씨, 사업 성공한 것 같아? "

" 성공한 것 같네. 아저씨 호칭만 빼면. "

" 일곱 살 차이면 아저씨지. "

" 이렇게 잘생긴 아저씨 본 적 있냐? "

" 없지, 아저씨가 제일 잘생겼어. "

" 참 사람 들었다 놨다 잘 하네,
나한테 우는 모습도 좀 보여주면 더 좋을 것 같은데. "

" 아저씨 앞에선 안 울어. 그리고 난 웃는 게 더 예쁘다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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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보이네. "

쪽 -












일곱 번째 썰 | 나의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