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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말이 있더구나. "
" 예? "
" 두 사람의 새끼손가락을 빨간 실로 엮으면,
영원히 함께할 수 있다고. "
" 신기하네요. "
" 너랑 나도 엮자. 손좀 줘보아라. "
" ... "
" 자 이렇게. 이젠 우린 떨어질리 없을게야. "
" 도련님도 참, 어서 집중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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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부터 도련님을 모셔왔다.
" 오늘부터 도련님을 모시게 된 이여주라 하옵니다. "
" 그래, 네가 내 몸종이구나. 난 김석진이라 한다. "
그 때부터였다.
어느순간 서로를 연모하게 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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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혼인이라뇨. 그게 무슨...!!!! "
" 앉아라. 시끄럽다. "
" 아버지도 아시지 않습니까, 제가 연모하는 사람은 이여주입니다. "
" 천한 몸종을 어디 곁에 두고 살려 하는게냐. 잔말 말고 가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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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의 혼인상대라는 아씨는 아주 예뻤다.
도련님과 함께 서 있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같을 정도로.
혼인식을 할 때 도련님의 치장을 도와드리며,
몇 번이고 눈물을 삼켰다.

" ...마음이 불편하구나. "
" 아주 잘 어울리세요. 마치 그림같아요. "
" 넌 아무렇지도 않은게냐? "
" ... "
" 말해보아라. "
대답을 할 수 있을리 없었다.
나도 당연히 싫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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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은 아씨와 첫날밤을 보내지 않으셨다.
날 의식하시는 듯 했다.
아씨도 그걸 아시는듯, 틈만 나면 자신의 방으로 날 불러댔다.
" 서방님이 첫날밤 나와 동침하지 않은 건 너도 알게다. "
" ...예. "
" 듣자하니 서방님이 연모하던 건 너라던데... "
그리 말하며 날 위아래로 훑는게 썩 기분좋진 않았다.
" 서방님과 떨어져라. "
내게 떨어진 벌이었다.
감히 도련님을 사랑한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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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가 무엇이냐, 왜 이리 변했냔 말이다. "
" ..이유같은 건 없습니다. "
" 거짓말, 네가 그럴 사람 아니라는 건 안다. "
" ... "
" 누구냐, 아버지가 그러더냐? "
" 아닙니다. "
" 그럼 왜 - "
" 이젠 철드셔야죠!!!!! "

한 순간에 도련님의 표정이 서글프게 말했다.
아 - 입에선 짧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 이제 사랑놀음을 끝낼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도련님은 이제 한 아씨의 서방님이십니다. "
" 사랑놀음? 너와 내가 한 것이 사랑놀음에 지나지 않더냐. "
" 아씨는 언제 챙겨드릴거고, 대는 언제 이을 작정이십니까. "
" ...내 아내가 그리 말하더냐. 내게서 떨어지라고. "
" ... 더 이상 제게 다가오지 마십시오, 전 가보겠습니다. "
내가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
도련님은 한참동안이나 날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 ..그래, 내가 어리석었구나. "
" ... "
" 내가 멍청하게도 천한 계집을 곁에 두곤 좋다고 아껴주었나보다. "
" ... "
" 오늘 밤 아내와 동침을 해야겠다. "
" ..! "
" 대를 이어야지, 겨울이니 넌 아궁이나 떼며 방을 데워라. "
" ..예. "
" 가거라, 천한 계집 옆에 있기 싫으니. "
그렇게 말하면서도 도련님은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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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난 밤새도록 아궁이에 불을 떼웠다.
몇 번이고 눈물을 닦았다.
그날 따라 유난히 춥던 밤에, 아궁이를 떼면서도 서서히 눈이 감겼다.
눈이 왔다.
눈이 포근했다.
천천히 눈을 감으며, 아가씨와 같이 있을 도련님을 떠올렸다.
" ..잘 어울리는구나, 한 폭의 그림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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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이여주, 붕어빵 사자고. "

" 안돼, 나 다이어트할거야. "
" 넌 예뻐서 다이어트 안해도 돼. "
" 잔말말고 집이나 가자. 추워. "
" 너무해. 남편한테 붕어빵도 안사주고. "
" 어? 오빠, 눈 와. "
" 아 말돌리지 말고 - "
아홉 번째 썰 | 빨간 실로 엮으면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