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시안셔스
어찌어찌 점심을 다 먹고 테이블 대충 치운다음 밀린 업무보려고 의자에 앉았는데 아니 잠시만… 저 새끼는 왜 집 안 가고 다시 내 사무실 쇼파에 앉는거야…? 화장실에 갔다가 자연스럽게 여주 사무실 문 열고 태연하게 사무실 쇼파로 다시앉는 태형을 보며 여주가 기막힌다는 표정으로 태형을 바라보며 말했다.
“집 안갈겁니까?!”
“저녁먹고 가야죠 같이 저녁먹기로했잖아요”
“그래서 여기 계속 있겠다는거에요?”
“오 나이스 정답”
;; 그래 내가 저 새끼한테 뭘 바라겠어…
여주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태형을 째려보다 다시 컴퓨터로 눈을 옮겼다 아 계약만 안했어도 저 새끼 당장 경호불러서 회사밖으로 던저버리는건데…
똑똑
“저기 대표님 잠깐 들어가겠습니다”
“어? 서팀장 오랜만이다? 휴가는 잘 다녀왔어?”
“그럼요 완전 꿀휴가보내고왔죠”
“그러게 휴가 보내고왔더니 얼굴이 폈네 폈어ㅋㅋ그나저나 무슨 일?”

“아 다음주 회의에서 정확히 말씀 해드릴건데 이번 시즌 상품있잖아요 콜라보를 해보면 어떨가 생각해서요 그래서 저희가 협업 업체들을 몇 조사해봤는데요 여기서 대표님이 추려주시면 저희가 미팅 잡아보겠습니다”
“오케이~ 서팀장 오늘도 수고하고”
“아 네 그럼 저 가보겠습니다 아 맞다 그리고 이건 대표님 선물”
서팀장이 선물이라며 휴가갔다가 사온 모찌세트를
여주책상에 올려놓았다 역시 서팀장 센스가 있다니까 진짜 이 시대 최고의 남성…내가 또 과일모찌 좋아하는건 우째알고..여튼 완전 맛있겠다 집가서 드라마 보면서 먹어야지~

“….누굽니까?”
아 맞다 내 사무실에 김태형있었지
서팀장이 나가고 미간이 구겨진채로 여주를 보며 말을걸었다.
태형은 애초에 서팀장이 들어올때부터 심기가 불편했다 잘생기고 키도 훤칠하게 크고 딱 여자들이 좋아할 상 매너와 센스까지 겸비한 늑대의 정석이랄까…그리고 무엇보다 강철철벽 김여주씨하고 어떻게 친해진거지..? 김여주씨 취향이 저런 사람인가..? 저 새끼보단 내가 나은거 같은데…하면서 태형은 혼자 또 막 오만가지 상상을 하다가 서팀장 나가자 기다렸다는듯 여주에게 누구냐며 따지듯 물었다.
“뭐…그냥 회사 동료죠”
“여주씨 남자들은 다 늑대예요”
“…?”
“아 물론 저는 제외”
뭐라는거야 또.;;
“그쪽이 제일 늑대같거든요? 저 오늘은 이 업무 마저 처리해야하니까 이따 이야기해요”

…….힝9
단호한 여주의 말투에 주인한테 혼난 강아지마냥 풀이 죽은 태형은 애꿎은 단추만 만지작거렸다.

리시안셔스
“오케이…일단 급한건 다 끝냈고 이따가 서류검토 한 번 더 해놓고 퇴근하면 되겠다”

급한대로 일처리 끝내고 보니 벌써 시곗바늘은 퇴근시간을 향해달려가고 있었고 하늘은 어둑어둑 해져있었다 아…너무 오래 앉아있었더니 목에 담 올것같아… 찌뿌둥한 몸 기지개 한 번 펴다 갑자기 생각난 김태형…아까 내가 너무 까칠게 굴었나 하면서 사무실을 두리번 거리자 소파에서 잠든 태형이 보였다.

뭐야 지금 잠든거야?….진짜 가지가지한다 김태형
남의 사무실에서 잠도 자고…
“완전 곤히 잠들었네…”
대충 담요 덮어주고 여주는 배달앱켜서 돼지고기 김치찌개 하나랑 순두부김치찌개 하나를 시켰다.
아 피곤해…여주가 털썩 소파에 앉아 잠든 김태형을 바라봤다. 김태형을 빤히 바라보고있으니 생각난 궁금증 하나, 이 새끼는 왜 내가 좋다고 매일 졸졸 따라다니는걸까…갑자기 궁금해진 여주가 태형을 빤히 바라보며 생각했다 솔직히 내가 김태형 얼굴이면 이 여자 저 여자 꼬시고 다녔을거같은데…이런 의문감을 가지는게 여주 뿐만 아니라 태형의 주위사람들도 그랬다 니가 뭐가 못나서 저런 워커홀릭 김여주한테 목을 매냐고…니가 훨 아깝다고…여주도 그런 말 나오는거 다 아는데 그냥 티를 안낼뿐 속으로는 여주도 사람인지라 상처 받는다구…
여주가 잠든 김태형 바라보면서 골똘하게 생각하는데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는지 김태형이 부비적거리며 일어났다.

얼마나 꿀잠잤으면 머리에 새둥지를 짓고 일어났냐..
부시시한 김태형이 웃겨서 피식거리면서 생수 하나 따서 김태형한테 내밀었다. 여간 김태형도 은근 개그캐라니까
“….여주씨가 왜 우리 집에 있어요?”
“여기 제 회산데요”
여주가 회사라고 하자마자 김태형 얼굴 거의 홍당무 돼가지고 어리바리 까면서 다급하게 머리정리하는데 김여주는 김태형 속도 모르고 막 웃겨죽고..

“아…그러니까 그게…아이씨 쪽팔려…”
진짜 김태형 어지간히 민망했나보네?
막 민망해서 뒷머리 매만지면서 여주 힐끔힐끔 보는데
여주는 그냥 아무렇지 않은척하지만 사실은 속으로 개빠개는 중
“근데 저 몇시간 잤어요…?”
“글쎄요…한 2시간 넘게 잔거같은데”

“아…..”
지금 김태형은 어느누구보다 쥐구멍에 숨고싶을것이다

리시안셔스
부끄러워하는 김태형 겨우겨우 진정시키고 배달 온 김치찌개 뚜껑을 열었다. 열자마자 모락모락 풍겨오는 얼큰한 김치찌개 냄새에 일하느라 지친 피로 확 풀리는 느낌…역시 한국인은 밥심이지

“근데 여주씨 제가 순두부 좋아하는건 또 어떻게 아셨어요?”
“메뉴보다가 제가 먹고싶은거 골랐다가 얻어걸렸나보죠”
“근데 저는 순두부보다 여주씨 더 좋아하는데”
“밥먹는데 밥맛떨어지는 소리 좀 그만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