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와 동거하기
우리 친구해요

오피운
2025.09.11조회수 11
킬러와 동거하기 2.)
병원을 빠져나와 집에 도착할때까지 나는
그 남자의 얼굴을 떠올리고 있었다.
진짜로 어디서 본적있나? 머릴 굴려봐도
딱히 기억이 나지않는다.
"대체 누구냐고."
그 튀는 외모를 잊기란 쉽지 않을텐데.
한참동안을 책상 앞에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더 뒤죽박죽이 될 뿐이지만.
"아오 괜시리 사람 찝찝하게."
그래 일단 자고 깔끔하게 잊어버리는거야.
어차피 스쳐간 인연인데 뭘.
죽을 인간 살려준거면 땡이지!
머리도 감지않고 벌러덩 침대로 점프했다.
왜 불행한 일과 다행인 일은 동시에 일어날까.
일을 마치고 돌아가던 월요일 저녁, 여느때처럼
힘없이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 그 남자를 여기서 봤었지. 잠깐 다시 회상하기도
하면서.
터벅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착각인가 했지만
곧 누군가 따라오는걸 알아챘다.
'어쩌지??'
지금 뛰는게 좋을까? 생각을 끝마치기도 전에
죽어라 뛰기 시작했다. 그런데 발소리가 더
가까이 들린다. 내 보폭으론 어림도 없는것 같다.
"최시아!!"
그 목소리는 내가 구해줬던 남자의 목소리가 아니다.
훨씬 걸걸한 목소리였으니까.
"너 맞지? 너 왜 살아있냐 어?"
"무슨 말씀이신지.."
"이거 발뺌하네. 니 뒷목에 문신 보면
딱 넌데?"
영문모를 말을 내뱉은 중년의 남자가 내게
칼을 꺼내들었다.
"어떻게 살아난건지 몰라도, 이젠 아깝게 됐다."
내 쪽으로 휘둘러지는 칼을 허망하게 바라보던
순간이었다.
누군가 날 감싸고 대신 어깨에 칼을 찔렸다.
피비린내 사이를 비집고 향수냄새가 풍겼다.
"괜찮아?"
"!당신 여기서 뭐하는,"
"나중에 얘기해."
가로등 아래 멀끔한 얼굴이 드러나자 더 안심이
되기 시작했다.
"너, 너 이새끼 뭐야?!! 이년 남친이야?"
"대충 비슷한거."
"아 개소리야 씨.. 너부터 죽을래?"
그는 중년 남자의 칼을 재빨리 피하더니
손목을 뒤로 꺾어놓았다. 새된 비명이 퍼지기 전에
기절까지 시킨다. 무슨 현장요원같네.
"우리 걸으면서 얘기 좀 할까?"
"어깨 다쳤는데, 안아파요??"
"아프네. 저쪽 벤치에 앉아서 하자."
어깨 부근이 피로 물들었는데 뭐가 좋은지
피식거리며 걸어간다. 이해를 못하겠네.
내가 약국에서 사온 붕대로 응급처치를 마친 남자가
벤치에 등을 기댔다.
"이제 물어봐."
"왜 거기서 나타나요? 저 미행이라도..."
"여기서 계속 기다렸어. 올때까지."
"대체 왜?"
"네가 그 최시아가 맞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남자가 한뼘쯤 가까이 다가왔다. 이런것에
스스럼 없어서 참 난감하다.
"근데 아직도 모르겠네. 그동안 많이 변해버려서."
"뭐 만난지 오래됐으면 못 알아볼수 있죠."
"..그쪽은 운명 이런거 믿어?"
"그런게 어딨어요. 무슨 드라마도 아니고."
뜻밖에도 연준이 추억에 젖은 표정을 지었다.
"난 믿어."
"올, 보기랑 다르게 낭만적이네요."
"그런거라도 믿어야 숨통이 트이니까."
대답을 들을때마다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결심했다.
"우리 친구해요."
"내가 먼저 말하려고 했는데."
친해지면 알수있을것이다. 이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내 과거에 어떤 비밀이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