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브배틀
시간이 지나고 어김없이 학교.
유진과 나는 옆반이다.
우린 쉬는 시간이 되면 두 교실 중간에서 재회한다.
난 같은반 여자애들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적응을 못한건 아닌데, 화장을 떡칠같이 하고
사진이나 틱톡찍는 애들과는 어울리고 싶지 않다.
매 쉬는 시간마다 우린 저 계단 구석에 앉아
멍을 때리거나, 영양가 없는 얘길 하곤 한다.

"헤이, 입꼬리 좀 올려"
"뭐가?"
"아까부터 심란한 표정"
"뭐 고민있어?"
"됐어, 너한테 말해 뭐하겠냐?"
"말해봐, 이언니가 들어줄게"
"저번에 그 알바생말이야."
"또 마주쳤거든?"
"근데 날 알아보더라."
"진짜?"
"근데 더 문제인건 우리학교 학생이였던거지."
"이름을 알려줘버렸는데, 소문낼까봐.."
"그 알바생은 몇학년인데?"
"2학년"
"이름은?"
"최수빈.. 이라 했던가?"
"최수빈?"
"그 키큰애?"
"맞아, 키크고 순둥하게 생긴애"
"너 걔 알아?"
"알지!작년에 같은반이였는데"
"그래?성격이 좀 어떤데?"
"성격이야 착하고, 배려심도 좋고"
"인기도 엄청 많았어!"
"우리반 여자애들 중에 최수빈 안좋아한 애들 없을걸?"
"너도 좋아했겠네?"
"난 제외."
"인기가 워낙 많어서 이름이 낯익었나?"
"확실한건, 최수빈이 그런거 소문낼 성격은 아니야."
"그래? 아, 이제야 안심이 되네.."
"근데 더 이상한건."
"최수빈이 여자애의 이름을 물어봤다는 거지."
"그게 뭐가 이상한데?"
"걔 여자애한테 이름 막 물어볼 성격 아니거든"
"진짜 소문내려고 물어본건가.?"
"아!몰라!몰라!"
"반에 들어가자, 종쳤어"
몇교시 내내 꾸벅꾸벅 졸다보니,
기다리던 점심시간!
종 치자마자 바로 일어나 급식실로 뛰어갔다.
이때만큼은 없던 운동신경도 살아나는듯 하다.
2학년 제일먼저 도착한 난
햇빛이 은은하게 들면서 애들도 별로 오지않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근데 현실은 이렇게 좋은곳에서 감성탈 새도 없이
식판의 음식을 모조리 먹어치우고 있었다.
그때였다.
내 앞 창문으로 들어오던 햇빛은 온데간데 사라지고,큰 그림자가 생겨났다.
"뭐지?"
고개를 들자,

"왜 혼자 먹고있어?"
"최수빈.?"
"같이먹자, 괜찮지?"
"그래, 뭐."
아주 괜찮은척 했지만,
마음속은 전혀 괜찮지 않았다.
그나저나, 최수빈 잘먹네.
어느순간 부터 난 엄마미소를 띄고 있었다.
"맛있냐?"
"아니"
"근데 왜 잘먹냐?"
"살려면 먹어야지."
"너는 맛있어?"
"아니. 맛없어"
"근데 왜 다먹었어?"
"...살려고."
급식을 다먹은뒤, 최수빈과 나왔다.
사실 같이 갈 마음 없었는데, 자연스럽게 같이 걷고있다.
최수빈은 날씨가 너무 좋다며 하늘만 빤히 쳐다봤다.

"저 구름봐, 너 얼굴형이랑 똑같다."
"...엥?"
하늘에는 죄다 울퉁불퉁하고 괴상한 구름만 있었다.
대체 내 얼굴형 모양의 구름은 어디있는걸까..
"학교는 왜 디저트 안줄까?"
"난 디저트 배 남아있는데.."
빵빵해진 배를 치며 내가 말하자,
최수빈은 대체 디저트배 어디있냐는 표정을로 쳐다봤다.
그리고 잠시뒤,
걸음을 멈추고는 날 빤히 쳐다봤다.
"뭐야, 무슨일 있어?"
"나 물어볼거 있어."
"아까 급식소에서 말하면 누구들을 까봐 못말했는데.."
"물어볼게 뭔데?"
"그.. 너 그날 술사러왔을때"
"....아."
"그거 진짜 먹으려고 했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