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숲

Ep. 01 [빨리 커 윤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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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야, 지민이 보러 갈 건데 같이 갈래?"



"먀아,"



"알았어,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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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같이 가자면서 윤기야."



".. 으응?"



"안아줄까?"



고개를 끄덕이더니 고양이로 변해서 얼굴을 내 다리에 부빈다. 끼부리는 고양이를 안아들고 얼굴에 뽀뽀를 쪽쪽해줬다. 얌전히 안겨있는 고양이를 보며 기분 좋은 코웃음을 흘렸다.








마법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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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왔네요."

"뭐 드릴까요?"



"검은 장미 가루랑 푸른 모래 한 움큼만 줘."



"그럼 누나가 줄 건?"



"내 뽀뽀?"



"그러지 말고요,"



"응 미안, 먹을 거 챙겨왔어."



"역시, 고기 있어요?"



"오리고기 있지. 두 팩. 어때?"



"좋아요, 윤기랑 더 있다 갈래요?"

"차 한 잔 드릴게요."



"좋아, 메밀차로 줘."



"윤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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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꿀물 타주세요."



"으구 그래 귀요미."



"뭐래 윤기 내꺼야."



"알았으니까 주먹 내려요."



"알았어."




인간들을 위해 얘기해주는데, 여기는 상점 같은 곳이다. 근데 우리는 돈은 없고 물물교환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필요한 거에 비례한 물건을 주는 거. 우리 지민이는 가루 위주로 팔아. 기특한 녀석. 우리 숲에 사는 녀석들 중 몇 안 되는 인간.




"누나 간다 지민아."



"네. 조만간 봬요."



"윤기야 지민이한테 인사 해야지."



"안녕히 계세요."




윤기가 고양이로 변해서 지민이에게 애교를 부리고는 어슬렁어슬렁 걸어온다. 귀여운 녀석. 깨물어서 터트려버리고 싶게 만들어.




"윤기야 인간한테는 언제 갈까?"



"먀아, 먀!"



"알았어 천천히 가자."

"근데 마고할망이 혼내기 전에 빨리 가자, 큭큭."




윤기는 별로 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근데 마고할망이 혼내잖아. 할매가 아끼는 손주 같은 지민이를 방패로 삼아서 갈 예정이다. 대가로 인간세계에서 맛있는 거 먹이기로 했다. 그럼 됐지 뭐.














마법의 숲













"윤기야?"



"네?"



"너는 언제 커?"



".. 네?"



"인간 나이로 17살이라니, 너무 애기야."

"내가 얼른 키워서 잡아 먹고 싶은데."



"말이 좀 이상하잖아요..."




윤기의 귀가 붉어지면서 얼굴을 숨겼다.




"부끄럼 타는 거 봐, 너무 귀여워."



"저 수인이라 얼른 커요."

"... 기다려 줄 거죠?"



"당연하지, 우리 귀요미 다들 탐내서 안 돼."

"그리고 이 앙큼한 녀석 나만 볼 거야."

"빨리 고양이로 변해봐."




"으응, 귀여워."

"빨리 커 윤기야."




여주가 고양이로 변한 윤기를 안아들고 뽀뽀세례를 했다. 여주가 젤리를 보려고 하자 냥펀치 한 대를 날린다. 완전 솜방망이지만.




"기분 좋아? 골골송 부르네."

"너가 좋으면 나도 좋아 윤기야,"





기분 좋은 여주의 목소리가 아늑한 집 안에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