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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이 실현될 때 고양이는 고통스럽지만, 우리들과 동일한 힘을 갖는다. 이 상황에서 고양이는 죽을 수도 있다. 그 고양이가 수인이던, 그냥 고양이던.
그 고양이를 살리는 방법은
마녀의 피를 나누어주는 것. 즉 마녀와 고양이가 평생 함께한다는 계약을 해야하는 것. 고통이 심해지고 10분 내로 피를 다섯 방울 이상 마시지 못하면 고양이의 생명이 끝난다.
남은 시간은 3분.
"겨우 기억했네."
"윤기야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받아들여."
여주가 손가락에 피를 냈다. 피가 펑펑 났다. 윤기는 입을 막고 울고 있었다. 여주는 윤기의 손을 떼고 윤기의 입안에 본인의 손가락을 넣고 입안을 휘저었다. 윤기야 삼켜. 조금은 강압적인 여주의 목소리에도 윤기는 고개를 내저었다.
"빨리, 응?"
여주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윤기가 손을 뻗어 여주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윤기가 희미하게 웃다 여주의 손가락을 자신의 입에서 뺐다. 눈물을 닦아주던 손으로 여주의 눈을 가렸다. 그 상태로 여주는 정신을 잃었다.
"... 사랑해요."
눈동자가 푸른색으로 물들어진 윤기의 눈동자에서도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정신을 잃은 여주의 눈꺼풀에 입을 맞추었다.
마법의 숲

"헉, 윤기야."
"울어요?"
윤기가 성큼성큼 여주에게 다가왔다. 붉었던 하늘은 걷히고 진정한 일식이 시작되었다. 깜깜한 이곳에서 윤기의 눈동자가 다시 푸른색으로 물들어갔다. 여주는 그 깊고 푸른 눈동자가 빛나는 눈꺼풀에 한 번, 둥근 콧잔등에 한 번 입을 맞추었다.

"무서웠어."
"... 제가 미안해요."
"내가 너 잃는 줄 알고..."

"... 미워하지 마요."
"미워도 평생 봐야해."
"저 이제 진짜 주인님 소유에요."
"... 너는 말을."
"가지고 싶다면서요."
"이제 저 질려도 어떻게 못 해요."
"사랑해요."
컸다고 제 품에서 사라져버릴 것 같은 윤기를, 사랑한다고 해주는 윤기를, 내 짐작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 준 내 고양이에게 입을 맞추었다. 길게. 그리고 진득하게.
realized : 실현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