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놈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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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를 따라 나선 곳은 HYDE라는 엔터였다. 대한민국 삼대장 엔터를 꼽으라 하면 제일 먼저 이름 불리는 그 유명한 곳. 연예인 지망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그 이름, HYDE였단 말이다.

김여주는 의문이 들었다. ‘대체 민윤기의 어느 부분이 마음에 들어서 캐스팅 한 거지?’ 상태창으로 비추어봤을 때 특별히 엄청나게 뛰어난 구석이 있진 않았으니까.



“야, 너가 잘생…겼나?”

HYDE에 캐스팅 될 정도로 말이 안 되는 용안을 가진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말을 돌려 저리 묻는 김여주다. 말 끝을 약간 흐리긴 했지만 꽤나 싸가지 없어 보였을 거다. 외모 스탯이 B+ 정도면 일반인 남성 중에서는 아주 괜찮은 수준이지만 연예인들 사이에 두면 외모 서열이 뒤로 한참이나 밀린다. 

게다가 냉하고 퇴폐한 이미지를 선호하는 HYDE의 특성상 민윤기를 캐스팅 할 이유가 더더욱 없었다. 



“나 얼굴로 뽑힌 거 아닌데. 프로듀싱 제안 들어온 거야.”

그렇다. 민윤기의 상태창에서 유일하게 A 이상이었던 것, 바로 작사 작곡 능력이었다. 장난스럽게 만들었던 싸클 계정에 취미로 만든 곡 하나를 올린 게 일을 크게 만든 것이었다. 


명실상부 대한민국 업계 탑 자리를 지키는 HYDE에 들어가기만 한다면 돈을 쓸어담는 건 시간 문제도 아닐 텐데, 민윤기는 지금 돈방석에 앉기 위한 일생일대의 엄청난 테스트를 치르게 된 셈이다. 

가장 먼저 민윤기는 자신이 만든 몇 가지의 곡을 더 풀었다. 첫 번째는, 동양풍의 사운드를 메인으로 한 강렬할 댄스곡이었다. 웅장한 꽹가리와 징 소리, 그리고 바탕으로 깔린 아리랑 느낌의 베이스가 서로 조화롭게 하모니를 이루었다.


‘X발 이게 뭐야.’ 김여주는 욕을 내둘렀다. 심심해서 따라나온 곳에서 이런 미친 퀄리티의 노래를 들을 줄 알았겠는가. 빠순이 생활만 10년 이상을 한 김여주가 들어도 연신 감탄을 뽑아낼 만한 수준이었다.



“윤기 씨는 음악 전공을 하신 건가요?
이 정도 퀄리티면 다른 회사에서도 컨택이 들어왔을 텐데요. 작업은 어느 정도나 해보셨죠?”


눈을 반짝이며 질문세레를 퍼붓는 담당자는 이미 민윤기에게 홀딱 빠진 듯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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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S가 들어간 상태창을 본 김여주는 당황했다. 눈썰미가 S인 사람을 처음 본 것도 충격인데 가장 밑에 쓰인 문장은 가관 그 자체였다. 벌써부터 소유욕을 드러내는 걸 보아 민윤기가 상당히 마음에 든 모양이다. 담당자는 서둘러 다른 곡을 듣길 원했다. 



담당자의 재촉에 튼 두 번째 곡은 원래 있던 노래를 자신의 방식대로 편곡한 것이었다. 현재 가장 유명한 남자그룹의 이름을 대라고 하면 틀림없이 나오는 ‘TOU’의 ‘question’이라는 노래였다. 

김여주는 아무래도 이번 곡으로는 관심을 사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어떤 멍청한 놈이 최정상 아이돌의 노래를 편곡해서 테스트를 받는단 말인가. 망하면 죽도 똥도 안 되는 위험성을 굳이 감당할 필요가 없다는 소리다. 아무리 편곡을 잘해봐야 원곡을 이기기는 쉽지 않을 테니까.






[질문.
내 물음은 부메랑이 되어.
· · · · · ·

혼자 떠드는 시간이 어찌나 긴지.
마치 정신나간 사운드, 그건 노이즈 or 퀘스쳔

질문, 질문

짖은 어둠에 가린 조각에 묻는구나.
부디 샛노란, 달빛을 내 궤도에 걸어주렴.
와우-우— ]




원곡의 강렬한 비트는 서정적인 멜로디로 바뀌었다. 게다가 귀를 강타하는 짜릿한 고음이 세 겹으로 더블링 된 화음으로 바뀌어 나타나기까지 했다. 본래의 분위기와는 상반된 느낌의 곡이었다. 오히려 가사 전달력 부분에서는 민윤기의 편곡이 더 뛰어났다.

‘이건 먹힌다.’

담당자의 눈이 더욱 반짝거렸다. 주체할 수 없는 입꼬리를 눈밑까지 들어올리며 계약서 한 장을 내밀었다. 당장이라도 HYDE로 당신을 꽂아버리겠다는 의지였다.




“최고의 서포트를 해 드릴 겁니다.
물론 위에 임원들과도 상의를 해야 하지만
민윤기 씨를 마다할 사람은 없을 거라 판단합니다.
수익과 관련된 부분은 나중에 더 자세히 설명드리죠.”



김여주는 민윤기가 부러웠다. 미래가 벌써 보장되어 있다니. 10대 딱지를 뗀지 얼마나 됐다고 대기업의 계약서를 손에 쥔 윤기의 맑은 얼굴이 오늘따라 더 찬란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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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별로 계약 안··· 하고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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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새X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