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4호 남자

1204호 남자 _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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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호 남자



















4화



















주말에는 그냥 친구들을 불러 술만 퍼마셨다.
친구들을 부르기도 쪽팔렸다. 여기저기 다니며 결혼할거라고,
꼭 그럴거라고 모두에게 말하고 다녔는데.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 걔가 별할줄은 몰랐지, 나도.







"여주씨 오늘 회식 있는 거 알지?"

"네! 금방 짐 챙겨서 나갈게요."




회사도 참 배려없다. 월요일부터 술을 먹이면 어쩌잔거야.
내가 할 수 있는건 김과장을 술을 적당히 먹이길 기도하는
것 뿐이었다. 술을 못하는 편은 아니지만 주말 내내 술만
마셨으니 속이 좋을리가 없었다.







회식 장소에 도착했고, 난 먼저 화장실에 갔다.
아직 모두가 도착한건 아니였기에 빨리 가서 손을 씻고 나올
생각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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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들어오려는 김태형과 마주쳤다.
먼저 눈을 피한건 김태형이였다.

나 또한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자리로 돌아가려고
지나치려는데 김태형이 나지막히 내 이름을 불러왔다.






"... 여주야."

"

"술 많이 마시지 말고.. 끝나고 내가 데려다,"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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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요없어."



















"여주 씨, 자리 없으면 내 옆으로 와."




저 인간 꼭 나한테만 저러는것 같아서 더 싫다. 가정도 있는
사람이 왜 저럴까 싶다. 어쩔 수 없이 김 과장 옆자리에 앉으면
멀리 떨어져 있던 김태형이 김과장 앞자리 사람과 자리를
바꿔 앉았다.



"뭐야, 자리 왜 바꿔?"



"아 제가 과장님 엄청 좋아하는 거 아시잖아요. 술도 같이 하면
좋죠."



"내가 이래서 태형 씨 좋아해. 어, 여주 씨도 태형 씨 좋아하지?"


"... 좋아하죠, 태형씨."





거짓말. 네가 제일 싫어하는게 김 과장이다. 뭐 하나 잘하는 것도 없이 과장 직책 하나 달고 위세 부리는 게 제일 싫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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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김 과장님?"



"어, 이제 왔어? 내가 석진 씨 기다리느라 죽는 줄 알았어요."



누군가 뒤에서 김 과장을 부르길래 뒤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옆집 남자가 떡하니 서있었다. 놀라서 뚫어져라 남자의 얼굴을
쳐다만 봤다. 그리곤 김 과장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옆집
남자를 직원들에게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SJ 대표 김석진입니다."

"자리는 여주 씨 앞자리로 앉아요. 저기."




이게 무슨 상황인지. 머리를 굴려대고 있으면 김 과장이 다시
입을 열었다.




"여주 씨한테 한 번 더 만나자고 했다며. 그냥 내가 오늘 술 같이 먹자고 불렀지. 겸사겸사해서."

"아... 네."

"반가워요. 오늘은 그냥 놀다 갈거니까 너무 부담스러워 하진 마요."

"에이, 계약 진짜 안 할 거야?"

"글쎄요. 조금만 더 고민해보려구요."




한 테이블에 옆집 남자, 나, 김태형, 김 과장이 함께 있다.
그냥 답답해서 속이 터져버릴 것 같다.
김태형은 옆집 남자를 곁눈질로 몇 번 보더니 입을 뗐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태형이라고 합니다."

"아, 네. 여주 씨랑 같은 회사 다니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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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술 먹고 우리 집에 온 날을 김태형이 기억할 리가 없지.
자신을 아는 듯이 말하는 옆집 남자가 이상한지 김태형이 인상을 찌푸렸다.


"어 그냥 몇 번 지나가다 길에서 본 거 같아서요."


"... 저기 술 어떤 거 드세요?"


내가 말이라도 걸지 않으면 김태형이 한참 동안 옆집 남자를
쳐다보고 있을 것만 같았다. 내 말에 고개를 내 쪽으로 돌린
옆집 남자가 날 보며 환하게 웃었다.




"제가 술은 못하는 편이라서. 그냥 사이다 마셔도 되죠?"

"에? 석진씨 술 못해?"

"네, 몸이 잘 안 받아주더라구요. 오늘만 이해해주시죠, 과장님."

"사회생활하는 사람이 술을 못 마시면 어떡해요."




옆에서 김태형이 김 과장의 빈 잔을 채우며 말을 뱉었다.
둘 앞에서 내가 왜 눈치를 보고 있는지 모르겠다.
김태형은 지금 화가 나있다. 김태형이 옆집 남자한테 비꼬 듯이 말을 뱉으면 옆집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넘긴다. 지켜보는 내가 불안해 앞에 있는 잔들을 계속해서 삼켜내면 누군가 내 손목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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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마셔요. 여주 씨 그러다가 쓰러지면 어쩌려고."

"뭐야, 둘이 뭐 썸이라도 타나?"

"아 아니에요... 무슨."




어느새 술이 떡이 된 김 과장이 내 어깨에 손를 올리며 몸을 딱
붙여왔다. 김태형과 나를 손가락으로 번갈아 가리키며 놀려대더니 결국엔 나를 보며 내 팔을 만져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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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씨 미안한데 저 사이다 한 병만 더 갖다 줘요."

























다행히 옆집 남자 덕분에 거지 같은 김 과장 곁에서 떨어질 수 있었다. 오염된 것 같이 더러운 기분을 손 씻기로 달래기 위해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나오면 한 손에 사이다 병을 든 옆집 남자와 마주쳤다.










"아, 미안해요... 금방 화장실 들렸다가 가져가려고 했는데."


"됐어요. 좀 괜찮아요?"


"... 그쪽 덕분에 괜찮아요. 고마워요."


"내 이름 몰라요?"


"아, 어... 네?"


"맨날 그쪽 아니면 저기라고 하잖아요. 나한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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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불러줘요. 나 이름 듣고 싶어요. 여주 씨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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