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지씨 있잖아요“
“왜요? “
“혹시 나..괜찮으면 말 놓고 싶은데 어때요? “
갑작스레 들어와서 당황했지만,싫지는 않았다.
아니,오히려 좋은걸.
“좋아요“
“그럼 이제 편하게 말할게,그리고.. “
“그리고요? “
“나랑 계속 만나줄래? “
“...... “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너무 설레면서도 복잡했다.
뭐라고 말해줘야 할지 모르겠다.
“좋아요,정말“
“아 다행이다,난 너 진짜 좋아서.. “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나도 좋아요“
평범하지 않은 일로 만나서,
어느새 연인이 된 우리.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우리는 몇 번 더 만났다.
이제 서로를 보며 웃고,
손을 잡고,
어깨에 기대는 사이가 되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내 오빠가 들어왔다.
민석오빠를 만난다 하니 내게 화내던 오빠,
마치 나를 뺏기고 싶지 않다는 투였다.
그날 오빠를 외면하고 돌아오던 길,전화가 여러 번 왔다.
집에 와서도 전화랑 톡이 계속 왔다. 
진짜 왜 이래..
더 이상 무엇도 하지 않고 그냥 누웠다.
단단히 속이 상해서 그대로 잠들었다.
해가 져도 뜨겁던 한여름 밤,
민석오빠랑 거리에서 데이트를 했다.
“수지 오늘 예쁘네“
“맨날 예쁘다 해요 왜“
“진짜 예쁘니까 그러지“
진심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그냥 웃어주었다.
이렇게 둘이 있을 때는 잠시 잊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편안했다.
“춤추러갈래? “
민석오빠가 조심스레 권했다.
친구들이랑은 몇 번 가 봤지만 남자랑 가는 건 처음이었다.
그래도,흔쾌히 받아들였다.
민석오빠가 내 어깨를 감싸고 이끌었다.
줄을 서서 들어가 시원한 칵테일을 한 잔씩 마셨다.
그리고 춤추러 나가려고 일어설 때,
누군가 뒤에서 내 팔을 잡았다.
“여기서 뭐하냐“
오빠였다.
미친놈..
여기서 뭐하냐고?
그러는 자기는?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나한테 뭐 있어?왜그래 진짜“
“너 이런데 왜 왔어“
“오면 안되냐? “
“안되지“
“오지랖은.. “
“오빠가 동생 걱정하는게 당연한거 아냐? “
“필요없으니까 가“
내가 없는 걸 눈치챘는지
민석오빠가 다시 왔다.
“수지야 무슨일이야“
“오빠.. “
“뭐야,준면씨? “
“...... “
“신기하네,모범생이 이런 데도 오시고“
“...... “
“준면씨 우리 공과 사는 구분합시다?그쪽 동생은 내가 잘 데리고 있을 테니까 신경 쓰지 마요“
오빠는 아무 말도 못했다.
그냥 또렷한 눈길만이 있었다.
우리는 그런 오빠를 뒤로 남기고,
그냥 돌아섰다.
차가운 발걸음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