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규가 내 앞으로 와서 앉았다. 난 다시 바닷물에 꼬리를 담구고 민규를 봤다. 내가 다원이 울렸다고 뭐라 하려나... 안했으면, 아니. 차라리 날 때려줬으면 좋겠다...
" 자, 일단 상황 설명부터 해봐. "
" 응? "
" 설명을 들어야 뭐라고 해주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내가 무슨 말을 하겠어. "
" 아, 그렇지... "
***

" 다원이는 너 보호하려고 그런거잖아. 전설이 그런데 어떻게 인어를 만나겠어. "
" 알고있어. 하지만 그런건 신경 안써도 되는데... "
" 신경을 쓰고싶지 않아도 쓰이는거지. 좋아하는 애가 자신때문에 위험해질 수 있다는데. "
" ... "
" 다원이는 좋아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란걸 아는거야. 하지만 난 너네 둘이 잘 됐음 좋겠어. "

" ... "
" 전설은 전설이니까. 너네가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봐. "
" 그럼 사람들도 놀라고 인어들도 놀라겠지. "
" 그렇지만... 인어라는 존재가 있다는게 많은 사람들에게 밝혀지면 나도 그렇고, 다원이도 위험해지잖아... "
" 그건 그때 돼서 생각해 봐. 그래도 정 안되겠으면 둘이 사람들이 갈 수 없는 곳으로 도망이라도 가던가. "
" ... "
" 다원이를 보면 여기가 아파... 욱씬거려... 슬퍼... "
" 심각하네... 맞다, 너 인간으로도 변할 수 있지? 그때처럼. "

" 응... 맞아. "
" 그 방법으로 아예 사람이 되면 안돼? "
" 그건, 안돼... 저절로 인어로 변하거든... "
" 그럼 어쩔 수 없네. 내일 1시에 인간의 모습으로 만나자. 여기서. "
" 응? 왜..? "

" 해결해야지. 난 너네가 잘됐으면 하니까. "
***
" 야, 김다원. 너 내일 일 나가지 마. " 민규
" 뭔소리야. "
" 내일 왜? " 순영
김민규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이상한 소리를 내뱉는다. 안그래도 내일 일 안나가려고 그랬는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이 힘들어졌다. 김민규는 옷을 갈아입고 내 앞으로 와서 앉았다.

" 출근 절대 하지말고 집에 얌전히 있어. "
" 그럴거였는데? "
" 근데 진짜 왜?? " 순영
" 넌 몰라도 돼. 근데 언제가냐? " 민규

" 내가 갔으면 좋겠어? "
" 응. 빨리 가. 당장 가버려. "
" 김다원까지... 너무해. " 순영
김민규한테 차이고, 나한테도 차인 권순영은 입술을 삐쭉 내밀며 제 짐을 챙겼다.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우리 집 부엌으로 가서 바나나 하나를 꺼내먹곤 현관문 앞에 섰다.
" 여기가 너네집이냐? 무슨 손님이 집주인한테 말도 안하고 꺼내먹어. " 민규

" 아잉. "
" 권순영, 잘가~. "
내 인사를 안받아주고 나가버렸다. 싸가지...
그만 자러가려고 일어섰는데 김민규가 내가 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앞길을 막았다. 내가 왜 그러냐 묻자 김민규가 말했다.
" 평소처럼 집에서 핸드폰만 만지고있어. 어디 나가지도 마. "
얘가 오늘따라 왜 그러지?
일단 알았다고 했다. 귀찮으니까 일.단.
***

" 먼저 와있었네? "
" 응... "
" 자, 일단 이 옷 입고 나와. "
1시가 되자 민규가 내가있는 곳으로 뛰어왔다. 한 손엔 가방을 들고. 그 안에서 옷을 꺼낸 민규는 내게 그 옷을 건내주었다. 옷입는거 어렵고 불편한데... 입기 싫었지만 억지로 입은 나는 민규를 뒤따라갔다.
얜 걸음이 너무 빨라... 다원이는 내 속도 맞춰줬었는데...
***
민규를 따라 다원이네 집으로 들어와보니 기척이 없었다. 불은 꺼져있고 집 안은 고요했다. 민규는 한숨을 내쉬더니 다원이의 방 문을 벌컥 열었다. 역시 다원이는 있지 않았다.
" 아이씨, 집에 얌전히 있으라니까, 어딜 간거야, 대체. "

" 왜 그래..? "
" 하... 아무것도 아니야. 방에서 쉬고있어. "
민규가 나를 두고 나가버렸다. 아예 나갔다는 것이다. 집 밖으로. 나는 다원이 방으로 들어왔다. 그때와 똑같이 안바뀌고 그대로였다. 괜히 마음이 울쩍해진다. 이따가 다원이 볼텐데... 울면 안되는데...
전에 여기에 왔을 땐 설렘만 가득했었다. 근데 오늘은 설렘이라곤 1도 있지 않았다. 또 내쳐질까 무섭고 다원이가 날 보고 울까 두려웠다. 사랑이 이렇게 아픈지 몰랐다. 다원이를 생각하니 가슴이 막 따끔따끔거린다. 이런 감정은 전혀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이렇게 아픈 감정에 익숙해지기도 싫다...
***
-" 야, 어디야! 오늘 나가지 말라고 했잖아! "
" 나가지 말라면 더 나가고싶어지는 법이야. "
-" 지랄말고 빨리 집에 들어가! "
" 너 진짜 왜 그래?? 집에 선물이라도 뒀어? 그럼 가고. "
-" 응, 선물 놔뒀으니까 지금 당장 가봐! "
김민규 몰래 집에서 빠져나와 공원에 앉아있었다. 근데 전화가 걸려왔다. 받지 말까 생각을 했지만 이따 집에서 잔소리를 듣는 것이 더 싫어서 일단 받았다. 근데 집에 들어가랜다. 왜이렇게 내가 집에 있는거에 집착을 하는거야.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
김민규의 집착에 어쩔 수 없이 집에 들어왔다. 옷을 갈아입기가 귀찮아 방이 아닌 거실 소파로 가서 앉았다. 그러고는 메세지에 들어가 집에 왔다고 김민규한테 메시지를 넣었다. 지는 집에 안있으면서 왜 나한테만 뭐라하는거야.
" 근데 선물이 어디에 있다는 거야. "
궁시렁 거리며 김민규의 뒷담을 늘어놓았다. 근데 내 방 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김민규인가? 아닌데, 김민규일리가 없을텐데. 그럼 권순영? 아니야. 권순영은 지금 쯤 일하고있을텐데. 그럼 누구지?
부엌으로 가서 후라이팬을 들고 내 방으로 걸어갔다.
크흠,흠... 어제 오늘 급하게 썼어요ㅠ
여러분 제가 일반 팬픽 쓰겠다고 하면 보러 와주실건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