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 그

16.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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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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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만. 할말있어. "





" 응? "










맞는 것 같다. 그 사진에 나온 인어와 내 앞에 서있는 윤정한이라는 사람. 완전히 똑같이 생겼다. 전에 아버지가 내게 보여줬던 사진이 있었다. 몸 이곳저곳에 상처가 나있고 의식을 잃은 인어의 사진. 찾고싶다고, 찾게 된다면 이것저것 알아보고 싶은게 많다고, 연구도 해보고싶고 많은 사람들에게 말을 해주고 싶다고 아버지가 그러셨다.










" 물어보고싶은게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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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 뭔데? "





" 너 인어야? "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내 물음에 윤정한은 당황을 한 얼굴을 하고있었다. 갈데가 없는 손은 허공에서 방황을 하고 갈데가 없는 눈은 요리조리 움직였다. 뭐야. 이 반응은 인어가 맞다는 거잖아...










" 어, 어떻게... "





" 아버지가 사진을 보여줬어. 몸에 잔득 상처가 나있는 파란색 꼬리를 한 인어의 사진을.  "





" ... "





" 그 상처들이 내 아버지때문에 생긴거라면 내가 대신 사과할게.  미안해. "





" 아니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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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버지는 연구원이야. 자신이 원하는 걸 손에 얻을때까진 무슨 수를 다 써서라도 무조건 얻으려는 미친사람이야. "
" 아마 너를 찾기 위해선 별짓을 다 할 걸. 지금쯤이면 바다 한가운데에서 너를 찾고있을지도 몰라. "





" ...! "










윤정한의 눈이 동그래졌다. 자신의 가족들이 걱정되는거겠지. 미친 연구원이 자신을 찾으려고 바다에 있다는데. 잘못하다간 자신의 가족이 발견될 수 있는거고. 윤정한의 손이 크게 떨렸다.










" 아버지에겐 말하지 않을게. 대신 원래 너가 살던곳으로 돌아가. "





" 왜, "





" 너가 여기에 있으면 다원이랑 민규까지 위험해져. "
" 난 다원이가 위험해지는건 싫어. 그러니까 가. 다원이를 위해서. "





" 그렇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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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로 돌아가서 다시는 올라오지 마. 널 위해서 하는 말이야. 죽기 싫으면. "





" ... "





" 잘 알아들었을 거라 생각할게. "










등을 돌렸다. 한발자국, 두발자국, 발걸음을 떼려할때 윤정한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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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위험해져도 상관없어. "





" ... "





" 내가 잘못되어서 죽어도 상관없어. "





" ... "





" 내가 여기에 있다고 무조건 다원이가 위험해지는건 아니잖아. "





" 윤정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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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정말로 다원이가 나 때문에 위험해진다면 내가 지킬거야. "
"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킬거야. "





" ... "





"다원이를 못보게 되는게 죽는 것 보다 싫어. "
" 다원이가 죽는다면 나도 죽을거고. 다원이를 위해서라면 죽을 자신도 있어. "





" 그 말은, 앞으로도 다원이 옆에 있겠다는거야? "





" 응. 난 다원이 옆에 있을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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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회하지 마. "










짜증난다. 자신감이 차있는 저 눈빛이. 왜인지 밉다. 싫다, 이 느낌. 처음엔 아버지에게 윤정한의 존재를 알릴 생각이 없었다. 근데 말하고싶어졌다. 다원이가 위험해지더라도 윤정한과 떨어지게 만들고싶다. 이 둘이 멀어졌음 좋겠다.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 혼란스럽다. 내가 너무 나쁜놈인 것 같다. 여러생각이 드는 내가 미워죽겠다.















***















" 다녀왔어? 잘 준비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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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왜 이렇게 축 쳐져있어? 권순영이 뭐 이상한 말이라도 한거야? "





" 다원아. 나 다원이 방에서 자면 안돼? "





" 뭐? "















***















결국 내 방 바닥에다 이불을 깔았다. 정한이는 뭐가 좋은건지 아까부터 방실방실 웃고있다. 아까 나갔다와선 기분이 안좋은 것 같아 걱정했는데. 지금보니 괜찮은 것 같아 다행이다.










" 불 끌게. "





" 응. "










방 안이 어둠으로 가득 찼다. 그저 달빛만이 내 방을 비출뿐이었다. 한참을 뒤척거리던 정한이가 궁금한게 생겼는 지 내게 말을 걸었다.










" 인어랑 인간은 왜 따로 사는 걸까. "





" 일단 생김새가 다르잖아. 사는 곳도 다르고. 인어는 바다, 사람은 육지. "





" 그럼 왜 인간하고 인어는 사이가 좋지 않은걸까. "





" 그게 무슨 소리야? 나랑 너는 친하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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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고. 다른 인어들이랑 사람들. 인어들은 인간을 싫어해. "





" 그런건 신경쓰지 마. 너랑 나만 좋으면 됐지. "





" 하지만... 인간들은 궁금한게 너무 많아... 욕심도 많고. "





" ... 그건 어쩔 수 없어... 사람은 호기심과 욕망으로 가득찬 존재인데. "
" 자기가 원하는 걸 얻으려고 무슨 짓이든 다 하는게 인간이야. "





" 너무하잖아... "





" 아까 권순영이랑 무슨 일있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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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말을 하지 않았다.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권순영이 정한이에게 무슨 말을 한걸까. 무슨 얘길 들었길래 정한이가 지금 이러는걸까. 생각을 했다. 어느덧 어둠에 익숙해지자 나는 침대에서 얼굴만 빼꼼 내밀어 바닥에서 자고있는 정한이를 내려다봤다.










" ... "










내게서 등을 돌린채 누워있었다. 어깨가 떨리고있었다. 울음을 참으려는 듯 끅끅 소리가 들렸다. 무엇때문에 정한이가 저렇게 슬퍼하는 것일까. 쉽사리 위로의 말을 건네지 못하였다. 그저 모르는 척 해주는게 내가 해줄 일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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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찍 오셨네요. "





" 10시에 다시 나가봐야돼. 잠깐 쉬러온거야. "










아침을 먹고있었는데 아버지가 들어오셨다. 요즘 아버지는 바다 한가운데, 배 안에서 사시는 듯 집에는 오시지 않았다. 아버지를 보자마자 윤정한과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말... 할까... 아버지가 찾고있는 인어가 지금 다원이네에 있다고...










" 맞다, 그때 아빠가 보여줬던 인어, 본 적 없지? "










어떡하지, 솔직하게 말할까. 짧은시간 안에 나는 수많은 생각을 하고 고민을 했다. 아버지에게 윤정한의 위치를 말한다면 마음 편히 쉴 수 있으실텐데.
















 








빠빠빠라빠...


크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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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지... 망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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