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맞다, 그때 아빠가 보여줬던 인어, 본 적 없지? "

" 네, 본 적 없어요. "
내 선택은 결국 아니요였다. 아버지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두어번 끄덕이고는 방 안으로 들어가셨다. 하아... 한숨이 늘어진다. 잘한거겠지, 응... 잘한거야... 지금 같이있을 다원이와 윤정한이 생각났다.
" 만약 보게되면 바로 연락 줘. "
" ... "
" 다녀오세요. "
대답을 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나와 눈을 맞춘 아버지의 눈 밑엔 다크서클이 자리를 잡고있었다. 하지만 만약 내가 말을 하게된다면 다원이가 힘들어할텐데. 너무하잖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어...
***
" 야, 김다원!!! "
" 아침부터 왜 소리를 질러!!! "
" 아니, 이거 봐! 인터넷에 인어 사진 막 떠돌아다녀!! "
" 여기 해변가에서 목격됐다는 소리도 있고! "
" 뭐.., 뭐..??? "
이른 아침부터 김민규가 날 흔들어 깨웠다. 자고있는 정한이가 깨지않게 거실로 나와 방 문을 꼭 닫았다. 근데 이게 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가, 정한이의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아다닌다니. 누가, 아니, 어떻게 정한이의 사진이 찍힌거지??
" 이,이거 설마 나랑 있을때 찍힌거야..? "

" 여기 모자이크 처리된 사람, 너 맞는 것 같은데..."
" ... "
좋은 꿈을 꾸며 자고있을 정한이를 깨우려 방 안으로 들어왔다. 이불을 배만 덮은 채 꿈에서 뭘 먹는지 입이 옴짝달짝 움직이는 정한이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아니, 지금 이럴때가 아닌데.
" 정한아, 일어나! "
" 으,으어... 왜,, 왜..? "
" 정한아, 너 돌아가야 돼. 얼른 일어나. "
" 으응..? "
" 너 여기 더 있으면 위험해!! "
이미 얼굴까지 팔린 정한이가 여기에 더 있다간 진짜 잡혀갈까봐 무서웠다. 안돼, 그건 안돼... 얼른 정한이를 일으켰다.
***
" 왜, 무슨 일 있어? 이건 왜 씌우는 거야? "
" ... 정한아, 너 이제 나 보러오지 마. "

"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나 또 뭐 잘못했어? "
" 너 인간들 손에 죽고싶어? 그렇지 않으면 지금 당장 가. 가서 돌아오지마. "
" 응..? "
똘망똘망한 정한이의 눈에서 눈물이 맺혔다. 간신히 맺혀있는 정한이의 눈물을 쓰윽 닦아주었다. 정한이는 아직 상황파학을 못해, 계속 내게 왜 그러냐고 물어왔다.
" 너 사진 인터넷에 돌아다녀. "
" 내 사진..? "
" 응... 너랑 나랑 여기에서 같이 놀고있었을 때 찍혔나봐. "
뒤따라오던 민규가 정한이에게 얼른 가라며 모자를 되찾아갔다. 지금 정한이가 입고있는 옷은 선물이라며 가지고 가라고 했다.
" 나, 이젠 진짜 다원이 못보는거야..? "
" ... "
" 아니야, 나, 나 그냥 여기서 살래... 내가 인간이 되면 되는거잖아... "
" ... "
" 나 가기 싫어... "
" 빨리 가. 발견되면 어떡해. "
정한이의 눈에서 눈물이 후두둑 떨어졌다. 그리고 정한이가 뿌옇게 보이기 시작했다. 코 끝이 찡해지면서 가슴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정한이가 조심스럽게 날 안아왔다.
" 나, 돌아올거야... 다원이 보러 꼭 올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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