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 그

9.초록색 꼬리의 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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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서 커다란 물고기 꼬리가 보였다. 설마 윤정한인가 하고 바다로 들어갔다. 찝찝해도 상관이 없었다. 드디어 정한이를 다시 볼 수 있을것 같으니.










정한이가 맞았다. 정한이는 빠르게 헤엄쳐서 내 앞까지 왔다. 말 없이 서로의 눈만을 보고있다가 입술이 닿았다.










" 바보, 왜 이제 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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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 내가 너무 늦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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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지냈어? "





" 그냥 늘 똑같이. 아, 그리고 너 없어서 더 지루했다. "
" 뭐하다가 이제 온 거야? "





" 성인식하고... 좀 있었어. "





" 너무해. 안 오는 줄 알았잖아. "





" 나 기억해 낸거야..? "





" 당연하지. 19년 전이네 벌써. "





" 내가 진짜 늦게 왔나보다. "





" 난 너가 날 잊은 줄 알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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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 설마. "
" 근데 다원이는 더 예뻐졌네. 8년 전에도 예쁘더니. 더 예뻐졌어. "





" 고마워. "
" 너는 더 멋있어졌어, 정한아. "










오랜만에 정한이와 웃고 떠들었다. 오랜만에 본 정한이의 모습은 참 이상했다. 팔에 상처가 좀 보였고 인어의 꼬리에도 상처가 좀 보였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고싶었지만 정한이의 눈빛이 무척이나 슬퍼보여, 쉽게 물어볼 수가 없었다. 내가 할 일은 그저 정한이의 손을 잡아 옆에 있어주는 것 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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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어디가? "





" 잠깐 바닷가. 걱정된다고 따라오지 마! "





" 야야야, 권순, "










쾅,










" 나갔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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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왔어? "





" 응. 일어나자마자 왔어. "





" 일은? 안해? "





" 쉬는 날. 나도 좀 쉬어야지. "










하루사이에 정한이는 어제보다 더 수척해 보였다. 너무나도 신경쓰였다. 거기에서 무슨 일을 당했길래 상처도 많고 슬픈 눈을 하고있는걸까. 묻고싶다. 무슨일이 있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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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야. "
" 뭐야, 인어야? "










" 저녁에 봐! "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한이는 빠르게 바닷속으로 헤엄쳤다. 뒤를 돌아보니 김민규가 서있었다. 김민규가 여길 왜 왔지.










" 뭐, 뭐야? 여긴 왜 왔어? "





" 그야 할 말이 있으니까... "
" 방금 인어 맞지??? 근데 되게 익숙한 얼굴이었는데. "





" 무슨소리야! 인어는 절설일 뿐이지 진짜로 있을리가 없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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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짓말. "
" 저 인어 걔지? 너 고딩때 잠깐 우리집에 데려왔던, 걔. "





" 무,슨소리야. 집에 갈까? 나 배...고픈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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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 말 있다며. "





" 그 전에. 진짜 아까 그거 뭐냐고. 맞잖아, 인어. "





" 아니라고!! "





" 너 설마 그 인어랑 연애하냐?!! "





" 아니,..! 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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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네, 맞아. 다 설명해 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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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내가 살다살다 인어를 다 볼줄은 몰랐네. "
" 어떻게 그걸 비밀로 할 수가 있어? "





" 그야 8년 전에 너랑 나는 사이가 안좋았으니까... "





" 그건 그렇네. "





" 근데 할 말 있다며. "





" 아~. 그거 권순... 야, 우리 망한듯. "





" 응? "





" 오늘 권순영 생일... "





" 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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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너무들 한다. 김다원은 선물도 없고. "





" 아하,핫... 미안하다니까... 그래서 내가 케잌 사왔잖냐... "





" 그건 원래 1년 전부터 네 담당이었잖아. "





" 죄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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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만 혼내고 와서 케이크나 먹어. 짱맛있다. "















***















밤 7시가 되어서야 권순영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김민규를 집으로 겨우겨우 보낸 후 바닷가로 다시 나왔다.










" 정한아! 정한아, 나와도 돼!! "










저녁에 다시 보기로 했는데. 왜 이렇게 안오는 걸까. 너무 안오는 정한이에 불안했다. 아직 날씨가 따뜻하니 바다로 들어가도 감기는 걸리지 않을것 같았다.





천천히 발부터 바닷속으로 들어왔다. 어깨까지 들어온 나는 조금 깊숙한 곳까지 헤엄쳐서 왔다. 잠수를 해서 바닷속 안을 들여다 봤지만 인어의 꼬리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 자세히 보니 인어의 꼬리가 보였다. 하지만 정한이의 것이 아니였다. 정한이의 꼬르는 파란색이었지만 저 꼬리는 초록색 꼬리였다.





또 다른 인어인가.





가까이 다가가려고 헤엄을 쳤는데 갑자기 다리에 쥐가 났다. 허우적 거리며 살려달라고 외쳤다.










" 살, 살려, 주, 큽, 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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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일어나. 눈 뜨라고! "




















초록색 인어꼬리의 주인은 누구로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