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
ⓒ2020 달보드레1
_트리거워닝: 피 등등
_욕주의

오래 된 창고 안. 천장에 달린 전구 하나로만 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버텨야만 했다. 하지만 천장에 달린 전구는 깜빡 깜빡거리니 있으나 마나였다. 바닥은 흙과 먼지와 자그만한 돌들이 가득했다.
그 가운데, 피투성이가 된 채로 무릎 꿇고 앉은 지민이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두 눈은 증오만 담겨 있었다. 도망가고 싶어도 손과 발이 밧줄에 묶여있어 도망가지 못했다. 지민이를 바라보던 남주는 지민이와 달리 오래된 나무의자에 앉아 무릎 꿇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지민이를 가소롭다는 듯 보며 말했다.
"이여주 어딨어."
"···."
"그렇게 닥치고만 있을 거야? 응?"
"···."
"정말 쌍으로 지랄들이네. 한 명은 입 처닫고 있고, 한 명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고. 너희 정말 사람 화나게 하는 데엔 뭐 있다."
남주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리를 살짝 뻗어 지민이의 허벅지를 있는 힘껏 짓밟았다. 그러자 지민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고통에 찬 신음을 크게 내질렀다.
"으, 으아아악!!!!!"
"박지민, 이여주 어딨어."
"하아, 윽··· 절대 안 알,려······ 악!!!"
"존나 눈물겨운 사랑이네, 정말 못 봐주겠어~"
"김남준!!! 여, 주는 절대 건들··· 으윽, 지 마."
남주는 화가 치밀어 올랐는지 갑자기 목이 답답해져오는 넥타이를 풀고 고개를 양옆으로 돌리다 바닥에 있는 나무판자가 눈에 띄었다. 남주는 나무판자를 주워 지민이한테 다가갔다. 그리곤 나지막하게 말했다.
"다시 한번 기회 줄게. 이여주 어딨어."

"네가 백번 천 번 기회를 준다 해도 난 절대 말하지 않을 거야."
"존나 궁금해서 그런데, 너희 뭘 그렇게 잘했다고 지금 이러는 거지? 너희가 먼저 규칙 어겼잖아. 아니지, 너희가 아니라 여주지."
"여주 건들지 말라고!!!"
"우리 조직원이야, 상관해도 나만 상관해. 넌 빠져."
"여주는 잘못 없어."
"아니. 내 조직에 들어온 이상 사랑은 금지라 했는데, 그걸 어긴 여주는 잘못이 있지. 심지어 원수 지간인 너랑 사귀다니. 얼마나 큰 죄야?"
"닥쳐!!!"
남주는 눈가를 가늘게 뜬 채 나무판자를 들어 지민이를 때리려는 순간 창고 문이 열렸다. 남주와 지민은 동시에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목소리를 듣는 순간, 이 사건의 장본인인 이여주란 걸 알았다. 남주는 짧게 탄식을 내뱉곤 나무판자를 아무렇게나 던졌다.
"고맙게도 제 발로 찾아왔구나, 안 그랬으면 네 애인 죽이려고 했는데."
"놔줘요, 부탁드립니다."
"그건 부탁이 아니라 협박이란 거야."
"그래요, 협박입니다. 그니까 제 애인 놔주세요."

"여주야···."
"하! 정말 어이없어서!"
구름이 걷혀져 달이 보였다. 동시에 모든 곳을 은은하게 달빛을 비추자 여주 뒤에 자신의 조직원들이 쓰러져있는 게 보였다. 남주는 시선을 옮겨 여주의 표정을 본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밀릴 것 같았다. 아니, 분명 그녀에게 밀린다. 그녀는 정말 뛰어난 킬러다. 실력으로 따지자면 자신보다 한참 위였다. 함부로 덤벼들었다가는 뼈도 못 추릴 것이다.
그때 여주가 남주에게 총을 겨눴다. 남주는 하는 수없이 양손을 들었다. 여주는 남주한테 계속 총을 겨누며 지민이한테 조금씩 다가갔다.
"지민이한테서 떨어져요."
"그래도 너무한 거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나 네 조직 보스야."
"그니까 더더욱 그러면 안 되죠. 제가 알기로는 금지긴 금지지만 그거에 대한 어떠한 처벌도 없었습니다. 굳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죠?"
"너 때문에, 네가 배신해서. 그리고 하필 쟤라서."
"······."
할 말을 잃었다. 그런 이유로 몇 명이 피 보았는가. 여주는 짧게 탄식을 내뱉으며 지민이 뒤로 가, 한 쪽 무릎을 꿇었다. 그리곤 주머니에서 호신용 칼을 꺼내 지민이의 손과 발에 묶인 밧줄을 끊어냈다.
손과 발이 자유가 된 지민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온몸이 욱신거리고 힘이 안 들어갔다. 여주는 그런 지민이를 부축하려는 순간, 남주가 여주한테 달려들었다. 하지만 여주가 재빠르게 남주의 오른쪽 허벅지에다 총을 쏘는 바람에 남주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고통을 호소했다.
여주는 아랑곳하지 않고 지민이를 부축하며 밖으로 천천히 나갔다. 그 모습을 본 남주는 주먹을 바닥에다 내리쳤다. 하는 수없이 그 녀석을 불러야 했다. 그녀만큼은 아니지만 그녀 다음으로 가장 센 그 녀석과 함께 그녀를 잡는다면 그녀는 분명히 잡힐 것이다. 그 녀석도 능력이 뛰어났다.
남주는 핸드폰을 꺼내 녀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음을 들었을까, 곧 신호음이 끊기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 보스.]
"슈가, 당장 한국으로 돌아와."
[예, 금방 가겠습니다.]
"그래."
전화를 끊었다. 남주는 방금 도망간 지민과 여주가 떠오르자 화가 주체가 안 되어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던졌다. 남주는 살기가 가득 담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여주, 박지민 너희 둘을 꼭 찾아서 죽여주마."

📌 남주는 남자 주인공 줄임말입니다.
📌 7월 31일에 연재 시작
📌 재밌게 봐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