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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아름다운_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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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아름다운
''..... 아저씨-''
''응?''
''저랑.. 숨바꼭질 해주면 안돼여?''
''숨바꼭질? 어디서? 집에서?''
''아니여 놀이터로 나가서 해여''
''아저씨 하는 일 좀 끝나고 같이 하자, 미안.''
''알겠어여, 기다릴게여-''
''착하네, 고맙다.''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남자는 말했다. 아이는 남자가 해주는 칭찬에 눈시울이 조금 붉어지다가 눈물을 흘리기 싫어 씩 웃어보았다. 남자에게 물도 떠다 주고, 먹을 것도 주면서 남자에게서 칭찬을 더욱 받아냈다. 그리고 아이는 남자는 칭찬도 잘해주고 저를 아껴주는 착한 사람이다. 라고, 생각했다. 곧이어 남자의 일이 끝나고 남자와 아이는 술래를 정해 근처 숨을 곳이 많은 놀이터로 가 숨바꼭질을 시작했다. 남자가 술래, 아이는 숨는 사람이 되었다. 아이는 남자가 30초를 셀 동안 숨고, 남자는 숨은 아이를 찾으며 몇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남자는 편의점에서 아이에게 음료수를 사주며 말했다. 숨바꼭질도 참 잘하네, 꼬마는 못하는 게 뭐니? 그러면 아이는 또 한껏 웃으며 볼이 발그레해졌다. 제가 좀 잘하기는 하죠! 하면 남자와 아이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하하 웃었다. 아이의 눈이 더욱 반짝였다. 지금까지 뭐만 해도 혼나고 맞기만 했던 아이가 한낱 새 때문에 친해진 아저씨의 뻔하지만, 귀한 칭찬에 구원받은 것이다.
남자와 아이는 별 구름 뜬 밤에 산책하며 이야기했다. 중간중간에 멈춰서 쉬는 것 또한 계속해서 했다. 아이가 신은 운동화의 신발 끈이 풀리자, 남자는 아이에게 벤치에 앉으라 했고, 아이는 순순히 벤치에 앉아 남자의 손길을 받아냈다.
''꼬마야, 뭐 받고 싶은 거는 없니?''
''...받고싶은 거요?''
''응. 아무거나. 가고 싶은 곳도 좋아.''
''갑자기요?''
''음, 갑자기라기 보다는 꼬마가 요즘 너무 기특해서 그런 거야. 아무거나 다 말해보렴.''
남자는 아이의 신발 끈을 묶어주며 말했다. 아이는 지금 당장이라도 행복을 받고 싶다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이가 생각하기에 아이는 이미 남자에게 많은 칭찬과 애정을 받았음과 동시에 너무도 추상적인 '행복'이라는 단어에 아이는 저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깊이 생각했다. 눈알을 이리저리 굴려도 보고 손톱도 뜯어보고 해보며 고민했다. 남자는 고민하는 아이를 몇 분이고 기다려 줬다. 그리고 아이가 고민하여 정신을 팔린 사이에 신발 끈을 묶어주고 일어나있던 남자가 다시 무릎을 굽혀 아이에게 시선을 맞춰주었다. 아이는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남자와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다섯 손가락을 곧게 펼쳤다 다시 접어 손을 매만졌다. 남자는 아이를 계속해서 보고 있다, 얼굴에 붙은 속눈썹도 떼어주었다. 그러다 아이에게 퍼뜩 아이디어가 생각난 듯했다. 남자는 귀를 쫑긋 열었다. 아이는 이내 어느새 제 눈을 저와 맞추고 있는 남자에게 초롱초롱한 눈으로 말했다. 놀이동산에 가고 싶어요!
남자는 집으로 가 휴대전화를 통해서 온라인으로 놀이동산을 오전 시간에 자유이용권을 예약하고 다음 날 바로 놀이동산에 갈 수 있도록 했다. 아이는 다음 날이 돼서 한껏 들뜬 모습으로 새벽부터 일찍이 일어나 남자를 깨우고 멋진 옷을 혼자서 입고 야무지게 모자까지 써서는 현관 앞에서 남자를 기다렸다. 그런 아이에 남자는 이런 것도 혼자 준비할 줄 아는구나, 장하네 꼬마야. 하며 아이를 칭찬해 주었다. 그러면 아이는 또 한껏 웃으며 남자의 손을 잡고 현관문을 나가 남자가 이끄는 대로 졸졸 따라가며 놀이동산에 도착했다.
놀이동산에 직접 발을 들인 피란 하늘에 밝은 햇빛을 바라보는 아이의 눈은 반짝 빛났다. 남자는 아이를 데리고 표를 끊는 매표소에서 자유 이용권 종이 팔찌를 받았다. 남자는 아이에게 타고 싶은 거 또는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다 말하라며 아이에게 큰 기대를 안겨주었다. 그 뒤로 아이는 당돌한 발걸음으로 놀이동산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조금은 무서워 보여서 타지 못하는 놀이기구를 제외하고는 보이는 족족 타고 싶다며 남자를 끌고 다녔다. 그러면 남자는 행복한 아이를 보며 저도 웃었다. 아이는 회전목마를 타고 내려서 솜사탕을 파는 곳으로 남자를 끌도 갔다. 그리고 솜사탕을 결제한 후 벤치에 앉아 솜사탕을 한 입 두 입 먹으며 조잘조잘 오늘 너무 재밌다며 저를 이곳으로 데려와 줘서 정말 고맙다고 아이가 말하면, 남자는 아이가 안 들리게끔 중얼거렸다.
''오늘 진짜 너무 너무 재밌어요! 맛있는 것도 엄청 많고, 재밌는 것도 엄청 엄청 많아요! 로시도 오면 좋았을 텐데.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행복했던 적은 처음인 거 같아서 천국에 온 것만 같아요. 왜냐면 아저씨가 오기 전까지만 해도 너무 숨 막히는 하루에 연속이었거든여-, 그 뭐라고 하지? 음.... 지옥 속에서 꺼내준 사람을 뭐라고 할까여.''
''구원자 말하는 거니?''
''맞아요. 구원자! 아저씨는 제 구원자 같아요. 불구덩이 속에서 꺼내준 구원자요. 그냥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었어요! 저를 여기로 데려와 줘서 고마워요.''
''...어쩜 넌 이렇게 햇살같이 순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볼까.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너무도 해맑구나, ......이러면 내일도 힘내는 수밖에 없잖아.''
거의 독백에 가까웠던 남자의 진실한 마음은 아이에게 들릴 듯 말듯 하다가 이내 전해지지 못한 채 귓가에 머물렀다. 아이는 남자의 말을 듣고 싶어, 한번 되물었다. 하지만 원하는 답을 듣지는 못했다.
''네? 뭐라고 했어여?''
''별거 아니야, 나도 재밌구나 꼬마야. 지금 먹고 있는 솜사탕 다 먹고 또 놀러 가자.''
''네. 좋아요!''
작은 입으로 먹는 솜사탕은 꽤 컸다. 아이가 입을 크게 벌려 솜사탕을 먹고 있을 때, 남자와 아이의 앞으로 누군가 한 명이 지나가는 실루엣이 보였다. 얼핏 보니 어린 남자아이 같아 보였다. 처음에는 그저 넘겼지만, 계속해서 아이와 남자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만 같은 남자아이에 남자는 남자아이가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고, 남자는 또다시 저와 아이의 앞에 온 남자아이에게 말을 걸어 물었다. 계속 여기 떠돌아다니는데, 무슨 일 있니? 하고 물으니, 남자아이는 저의 이름과 처지를 말했다.
''박..지민....''
''응?''
''박지민... 이름이에요...''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 같이 온 사람은 없어?''
''그게..... 그러니까...''
얼버무리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박지민이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아이에 남자는 아이의 말을 들어주려 했다. 하지만 박지민을 유심히 보던 아이가 남자 대신해서 이야기를 꺼냈다. 황당하고도 갑작스러운 아이에 남자는 의아했다. 아이와 남자 둘이 이야기하고 있으니, 남자아이는 흥미를 느끼고 반짝이는 눈으로 남자를 쳐다보았다.
''아저씨, 저 얘랑 친구 하고 싶어요! 친구 시켜주세요!''
''...친구?''
''응, 친구! 나랑 같이 다니게 해줘!''
''...친구?''
''..........같이 다니는 건 허락해 줄게. 오늘 갈 때까지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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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작가 서우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