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은 쉽게 깨어지지 않는다.
여느 때처럼 평범하게 거울을 보면서 춤 연습을 하고 있었다.
" 왼쪽으로 발 뻗고, 원_ "
튜토리얼을 만드는 게 듣는 것보다 편해서, 늘 그랬듯 혼자서 튜토리얼을 만들어 읊조리며 안무를 따고 있던 순간.
"···어? "
이상하다. 거울이 이상하다.
왼쪽으로 발 뻗고···, 거울도 왼쪽으로 발을 뻗었다.
다만,
거울의 시점에서 왼쪽이었다는 게 문제였다.
" 뭐야··· "
내가 아는 춤 중 가장 빠른 춤을 추었다. 보이지도 않는 현란한 스텝, 그 스텝을 따라 밟던 거울 속 나의 동작은 점점 내 속도를 따르지 못하고 있었다.
" ···뭐야. "
" 너··· 너 뭔데. "

" ···. "
" 답해, 너 뭐야. "
" 저기···"
" 반말하지.. 말아줄래요? "
" ···?;;;; "
부름에도 응답하지 않고 고개를 푹 숙였던 나, 아니 거울 속의 나는 고개를 살짝 들며 헛소리를 내뱉었다. 나와는 전혀 다른, 사근사근한 목소리였다.
" 후아··· "
" 그래요, 존대할게요. 당신은 누구예요? "
" 저는… "
그녀가 무겁게 입을 열어 말해준 소녀의 사연을 요약하자면 이러했다.
그녀는 전생에 한 남자와 사랑에 빠졌었고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었다. 그런데 그녀가 불의의 사고로 그만 죽고 말았다는 거였다. 평생을 구천을 떠돌며 그 사내를 지켰고, 그 사내는 결국 독신으로 죽었다. 그 사내의 죽음과 동시에 여자는 갑자기 이 방의 거울이 됐고, 예전에 들은 이야기를 떠올렸다.
인연은 그리 쉽게 깨어지지 않는다고. 사람은 환생을 하고, 지켜야 할 존재나 한을 가진 자들은 구천을 떠도는 귀신이 된다. 그런 귀신의 지킴이나 있어 마땅한 한을 푸는 것은 하늘도 허락하여 돕는다. 그 돕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거울이라 전해진다.
지켜야 할 이나 한이 맺히게 한 자와 직접적으로 연결해주지는 않지만 그것을 도울 수 있는 사람과 연결을 돕는다는.
일단 한동안은 거울을 따라했고, 그 남자는 환생했을 거란 거. 그 남자의 이름은···
승철, 최승철이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