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만 소중했던 순간들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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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와 함께한 시간들을 나는 후회하지 않아.
그런데 너희는 후회하고 있더라?
내겐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인데,
너희에겐 끔찍한 기억이되버렸구나.


"네가 여긴 어디라고 오냐?"
"


나를 향한 차갑고, 날카로운 시선들이 쓰리게 아팠다.

나를 그런 눈으로 바라보는게 너희들이라는 사실이 미치도록 슬펐다.


"얘들아, 왜 그래? 누가 왔는데?"


병원 침대에 앉아, 아이들의 보호를 받던 여자아이가 나를 발견하고 표정을 굳혔다.

그러곤 겁에 질린 듯 숨을 몰아쉬며 아이들의 시선을 끌었다.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할 거라는 거 알고 있었다.

이곳에 와 봤자, 상황이 더 악화 될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알고 싶었다.


"왜 그랬어?"

"야, 김 단아! 당장 나가! 여주 숨 몰아쉬는 거 안 보여?!"

"왜 거짓말 했어?"


여주는 숨을 몰아쉴 뿐 나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 이유만 알려줘. 그러면 네가 원하는대로, 아니 너희가 원하는대로 사라져줄테니까."


친구라고 생각했다.

너희들 모두.

근데 그렇게 생각한 건 나뿐이었나봐.


기다려봐도 그녀는 내 질문에 대답해주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에게 억지로 끌여 병실 밖으로 쫓겨날때까지 시선을 떼지 않고 오로지 여주만을 바라봤는데도 끝내 그 얘는 나를 보지 않았다.


"...네가 이러는데 내가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을거라고 믿었는데, 아닌가보네."

"헛소리 작작하고 꺼져. 네가 무슨 염치로 여길 오는데?"

"김 태형, 너한테 난 도대체 뭐였니? 친구이긴 했니?"

"나야말로 묻고싶다. 우리가 너한테 친구이긴 했냐? 그냥 달고다니는 악세사리 아니고?"


석진의 말이 비수처럼 가슴에 꽂혔다.

악세사리? 우리의 관계가 그런 말로 더럽혀질 정도로 신뢰가 없었던 걸까? 어떻게 나한테 그런 소릴 할 수 있어?


"너, 지금 뭐라 그랬어?"

"왜, 들키니까 당황스럽냐?"

"취소해, 당장!"


정색하고 소리치는 단아에 석진이 잠시 멈칫했다.


"너희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았어, 우리 사이에 그 어떤 믿음, 신뢰, 우정 따위 없단 것도. 내가 혼자 착각했네.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시간들 전부 너희한텐 아무것도 아니었던 거, 아주, 잘 알았어."


주체할 수 없는 분노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내고 돌아섰다.



그 날이 시작이었던 것 같다.

미치도록 죽고싶어진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