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다녀왔지만 내다리에는 별소용이 없었다 당연한 것이었다 의사가 당분간 몸을 움직이는 스포츠는 하면 안된다 했지만 지금 나에게 중요한건 다리의 통증보다 '김가온'이었다
가온이가 내눈을 쳐다보며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말하는 순간 나는 그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지금 이상황이 꿈이었으면 좋겠다는그런생각_ 왜냐하면 첫사랑을 말하는 그애의 눈동자가 이미 다른사람을 담고 있다는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아이의 눈동자에 담긴 사람은 분명 나였지만, 그너머에는 딴사람이 차지했다 나는 그아이가 얘기를 끝마치기전에 자리를 피해버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행복해하는 가온이의 모습을 지켜보는것만으로도 만족해야했다 그게 첫사랑을 응원해주는 내기준의 좋은친구의 역할이었다
동이 트지않은 새벽에 아파트현관에서 가온이를 기다리는건 꽤 설레는 일이었다 아침마다 니 얼굴을 볼수있었다는게 지금까지 새벽농구를 이어온 이유였다
새벽농구 첫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아파트현관을 나섰다
'지금쯤이면 나와 있으려나...'

저멀리서 가온이가 보였다 뭐, 전날 싸워서 분위기는 이상했지만 금방 화해하면 되니까 문제없얺다 그렇게 가온이를 부르려는 찰나,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다 한남성이 가온이뒤를 밟고 있얺다
'누구지..'
처음에는 그냥 똑같은 길을 가려는 동네 아저씨로 보였기에 무작전 다가가서 따질순 없었다 그렇게 나도 가온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걸었다 편의점을 지나설려는 찰나 가온이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뛰기 시작했다 그 남성도 같이 뛰기 시작했고 난 그순간 알았다
'아 이사람 목적이 김가온이였구나'
당장 나도 같이 뛰기 시작했다
몇분뒤, 가온이와 그남성이 같이 사라졌다
'어...어 어떡하지...'
그순간 비명소리가 들리며 가온이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난 손에 있는게 뭔지도 모르고 무작정 던졌다 내가 던진것은 농구공, 정확히 그남성의 대갈빡에 맞아 떨어졌다 "으아아악" 비명소리가 들리며 난 놀랐던 마음을 진정시키고 가온이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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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다가가려 했었다 내가 다가가려는 순간 정체모를 남학생이 가온이를 안았다 가온이도 그남학생의 허리를 꼭 안고 있었고.. 난 이번에도 멀리서 바라볼수밖에 없었다
좋아하는 친구가 첫사랑때문에 울거나 상처받는 일은 더더욱 볼수없었다 분명히 첫데이트라서 들떠서 나간 애였는데.. 지금 눈앞에 보이는 여학생은 김가온이 아니다 그냥 자기또래의 여학생과 팔짱을 끼고 있었다
지금 저사람은 한참 가온이와 함께 있어야 하는데
내머릿속은 온통 두가지 생각으로 가득찼다
'지금 김태형이 여기 있다면 가온이는..'
'혼자 속상해서 울고있지 않을까'
전화를 하려고 전화버튼을 누르려다 말았다 그냥 복싱가방을 돌리며 천천히 김태형을 따라갔다 팔짱을끼고 있는 여학생과는 보통 사이가 아닌 듯했고 당장이라도 밀치면 둘이 입술을 부딪칠거 같은 거리렸다 그여학생은 줄곳 김태형에게 몸을 기대고 있었다 아파트단지로 사라진 김태형을 한참 기다렸다 수십분의 시간이 흐르고 해가 기울어질때쯤 단지입구로 나오는 김태형을 붙잡았다
태형: 누구...
가온이 친구입니다
태형: 아 그 저번에 공원에서..
처음부터 단도집입적으로 물어보았다
나는 시간이 얼마 없었으니까_
그쪽 여친이에요?
태형: ?
가만히 날 바라보던 김태형은
드디어 내말의 뜻을 알아낸듯 피식 웃었다
부탁하나만 할게요 가온이 헷갈리게 하지마요
태형: 왜? 걔가 날 좋아히는건 걔 마음이지 니마음이 아니잖아
이기적인 새끼...
욕을 하고 싶었지만 이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얘의 첫사랑이니까
맞는말이지만, 내가 여기서 가만히 있으면 그쪽은 계속 이기적으로 굴거고 가온이는 아무것도 모른채 그쪽을 계속 좋아할꺼잖아요
김태형의 표정이 묘해졌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중요한건, 김가온이 이일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으면 한다는것뿐_
태형: 그래서?
다른건 몰라도 난 가온이가 아픈건 못봐요

나는 그대로 뒤돌아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는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아마도 첫데이트를 아무렇지 않게 잘하고 왔다고 둘러되겠지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척, 무표정으로 이야기를 들어줘야할거다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띠링_ 진동이 울렸다

아직 가온이가 도착하지 않은 버스정류장에서 폰을 만지며
허공만 바라보았다
'뭐라 답장을 보녀야 얘가 상처를 안받을까'
저멀리서 버스가 천천히 목적지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나는 정류장이 훤히 보이는 편의점안으로 자리를 옮겨 생수 하나를 구매했다그러고선 편의점 안, 간의의자에 앉아 폰을 들어 천천히 답장을 보냈다

답장을 보낸뒤, 정형외가에서 준 알약을 하나하나 삼켰다 그리고는 버스에서 내리는 가온이를 가만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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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농구장 가는길, 가온이가 나에게 물었다
동글, 새벽에 일어나는 거 안힘들어? 난 일어는것조차 힘들어죽겠는데 너는 잘만 일어나서 나 기다리더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널 기다릴수 있었던건 널 아침부터 볼수 있었기때문에 좋았던 거였어 매일매일 새벽농구장이 가는길이 무섭지 않았던건 너와 함께였으니까 어떤 어두운 길이라도 선뜻 갈수있는거였어 그래서 그랬던거야_
언제쯤이면 이런 내진심을 말할수 있는 날이 올까
빨리 왔음 좋겠다_!
_외전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