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부 내남친

19. 순애(순애)


































다음 날, 여주는 연준과 함께 학교에 도착했다.


학교 애들은 여주가 연준과 함께 온 것에 놀라 더욱 수근대기 시작했다.


"최연준.. 나 좀 무서워."


연준은 그 말을 듣자 묵묵히 여주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교실 문을 열자 자리에 앉아있던 아진이 여주와 연준에게 다가왔다.


"여주야! 드디어 왔네ㅎㅎ"
"걱정했어~"


아진의 말에 반 아이들은 모두 여주에게 시선이 쏠렸다.


“야 너 잠깐 나 좀 봐.”
“이시연, 여주 좀 챙겨줘.”


연준은 아진을 끌고 교실 밖으로 나왔다.









































“야, 아파.”
“손목을 왜이렇게 세게 잡아.”


“이제 말 해줘야지?”
“대전 관리자.”


“하.. 야.“
“난 너한테 뭐야 도대체?”


“뭐?”


“아니다, 이 참에 알려줄게.”
“네가 그랬잖아. 관리자 알려주면 사귀어 주겠다고.”


“야 윤아진ㅋㅋ”


“대전 관리자 옆반 채하은이야.”
“알려줬으니까 여주랑 헤어지고 나랑 사귀자.”


“알려준 건 고맙다.”
“근데 난 너랑 사귀는 게 목적이 아니라 대전 관리자를 찾는 게 목적이라.”


“씨발, 그럼 그 말은 왜 했냐?”
“네가 사귀어준다며, 대전 관리자 알려주면.”


“내가 그걸 진심으로 말 했을 것 같아?”
“네가 자꾸 나랑 사귀니 뭐니 쓸데없는 소리만 했잖아. 아까도 말했듯이 내 목적은 관리자를 찾는건데.”


“너 나 갖고 노니?”


“갖고 놀긴 뭘 갖고 놀아 ㅋㅋ”
“나는 너 가진 적도 없고 논 적도 없는데.”


아진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다.


“넌 진짜 나쁜새끼야.”
“난 너 좋아해서 지금까지 수단과 방법 없이 무슨 짓이던 다 했어.”


“그니까 넌 그게 문제야.”
“날 좋아할거면 순수하게 좋아하지 그랬어.”
“왜 수단과 방법 없이 ㅈ같은 행세를 부렸을까 왜.“


“좋아하는데 뭔들 못하겠어!!”


“그딴 짓을 왜 여주한테 하냐고 아무 잘못 없는 애를!”
”여주가 너 때문에 얼마나 스트레스 받았는지 알아?“
”애초에 여친 있는 사람을 왜 좋아해 쓸 데 없이.“


”마음이 뭐 마음대로 되니?“
”나도 너 안 좋아하고 싶어.“
”그냥 처음부터 너 반으로 오면 안 됐어, 아니 애초에 여기 학교로 전학 오면 안 됐어.”


아진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어떡하냐 그럼.”
사랑은 원래 그런거야.
“한번씩은 그 사람때문에 아프고 눈물 나는게 사랑이라고.“
”그런 경험을 사람들은 한 번씩 해보게 돼있어.“


”연준아…“


”너도 그런 경험 해 봤네.“
”진짜 사랑이 뭔지 알게된거 축하한다.“


아진은 떠나려는 연준의 손을 붙잡았다.


“나 너랑 이렇게 사이 비틀어지기 싫어.”
“우리 이후로도 친구하면 안돼…?”


“잘 모르겠네. 네가 내 여친한테 한 짓거리를 봐선.”


“그건 사과할게 내가.”
“내가 직접 여주한테 사과할테니까..
 나랑 친한 친구사이로 지내자.”


연준은 뒤돌아 아진을 쳐다보고선 어디론가 떠났다.


아진은 연준의 대답을 듣지 못했다.









연준은 아진의 심정을 안다. 그저 자기도 모르게 짝사랑을 한 것이라는 거.
그렇지만 그런 짝사랑이 가슴 아픈 외사랑이 되는 것은 한 순간이었다. 

아진의 머릿속에서는 연준과의 추억이 떠올랐다.
연준에게는 안 그럴지도 모르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었던 아진은 영원히 그 기억이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애인이 생겼다는 것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아픈 감정이다.
아직 이러한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가 나오지 않았지만, 질투,허무함,씁쓸함,그리움,체념 등 이 단어들로 그런 심정을 표현할 수 있을까. 
상대에게 애인이 생겼다는 것은 자신이 잊고싶어해도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차라리 몰랐으면.. 하는 마음.
때로는 축하해줄 수도 있지만 쉽지는 않을것이다. 마음 한켠이 쓰라릴테니까.


































연준은 대전 관리자를 찾아 옆반으로 들어갔다.


연준이 반에 들어오자 아이들은 소란스러웠다.


“최연준이다..”

“ㅈㄴ잘생겼어…”

“쟤가 우리반에 왜 와..?”


연준은 주위를 살펴보고선 말했다.


“여기 채하은이 누구야?”


반 아이들은 누군가를 손으로 찝었다.


“얘..얘야..!”


아이들의 손가락 끝에는 단발머리에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한 여자애가 책상에 허리를 피고 꽃꽂히 앉아 공부를 하고 있었다.


“너가 채하은이야?”


하은은 연준의 말을 못 들었는지 하고있던 공부를 계속 했다.


연준은 하은의 귀에 꽂혀있던 이어폰을 빼고 다시 말했다.


“너가 채하은이냐고.”


하은이 연준을 바라보았다.


하은이 연준을 바라보는 그 눈빛은 몹시 차가웠다.


“뭐야 넌.”


“맞나보네.”
“잠깐 나와서 얘기할 수 있어?”


“여기서 하지 그래.”


“그래, 너한테만 손해지 뭐.”
“너가 대전 관리자야?”


“어. 맞는데.”


“최근에 올라온 임여주 저격글 좀 내려줄 수 있나?”


“그건 왜.”


“그거때문에 여주한테 안 좋은 소문이 돌잖아~”
“다 헛소리인데.”


“뭐 해줄건데.”


연준은 그 말을 듣고선 코웃음을 터뜨렸다.


‘얘 뭐 하는 애지?‘


”뭐 필요한데?“


































그 시각, 여주는 시연과 함께 연준만 기다렸다.


“최연준 언제 와…”


“야 임여주, 근데 너 어제 왜 전화 안 받았냐?”


”어? 아… 그게..ㅎㅎ“


여주와 시연이 떠들고 있던 와중 누군가 둘 앞에 다가왔다.


여주는 고개를 올려 얼굴을 보았다.


윤아진이었다.


“여주야.”


“야 임여주 가자.”


시연이 여주를 끌고 반 밖으로 나가려던 순간, 
윤아진은 여주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