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해줄건데.”
”뭐 필요한데?“
”음…“
”<태어나보니 조직보스 아비켈로스의 딸이 되었습니다> 5권이 필요한데.
좀 구해다 줄 수 있어?“
”?“
”애..애비 뭐?“
”아 이게만화책인데~
내가 이 만화 광팬이거든.“
갑자기 하은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진짜 재밌으니까 꼭 읽어봐.“
”특히 3권 45쪽에 12줄에 있는 요비네스랑 도날레이의 싸움씬이…“
씹오타쿠네…
”아니 됐고,“
”아무튼 그 아비..아비코로나? 그거 구해다줄테니까 글 지워줘.“
하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연준은 반을 나서려고 하려다 멈칫했다.
“아,그리고 또 하나 부탁할 게 있는데.”
“윤아진 너 지금 뭐 하는거야…?”
“미안해. 정말.”
“뭐라고..?”
여주는 무릎을 꿇고있는 아진의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최연준 좋아해서… 괜히 너한테 질투해서 괴롭힌 거.“
”그리고 헛소문 퍼뜨려서 대전에 올린 거.“
”학교 오지 말라고 협박한 거…“
”다 미안해 진짜…“
”야 윤아진..“
”너답지 않게 왜 이래.“
”사과 안 받아줘도 돼.“
“최연준이 사과하라고 시켰어?”
“아니야. 그냥 내가 진짜 미안해서 그래.”
“지금까지 내가 했던 행동에 죄책감 느껴져서.”
“나…나는..”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
아진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여주의 말에 고개를 올려 여주를 쳐다보았다.
“지금까지 너한테 화났었던 건 맞는데…
너가 이렇게 무릎까지 꿇으니까 이상해 뭔가.”
“받아주기도, 안 받아주기도 좀 그래.”
“받아줘도 안받아줘도 계속 너한테 미안해하면서 살거야.”
"미안해 정말."
여주는 왠지 모를 분위기에 아무 말 못하고 시연과 자리를 벗어났다.
“그나저나 최연준은 왜이렇게 안보이는거야 하루종일..”
“그니까, 나한테 너 맡겨놓고 어딜 간거야.”
시연은 연준에게 전화하기 위해 폰을 꺼냈다
"뭐야 이시연 폰 또 안냈어?"
"어 공기계 냈음~"
"아 나도 공기계 낼 걸.."
시연은 수업 중 온 알림들을 확인하고 있었다.
"어? 대전에 새 게시물 올라왔다는데?"
시연은 인스타에서 온 알림을 무의식적으로 눌렀다.
안녕하세요. &&고등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 인스타 계정 관리자 입니다.
최근에 올렸던 1학년 5반 임여주의 저격글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정이 났습니다. 제가 올렸던 게시물로 인하여 많은 피해를 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제부터 저희 &&고등학교의 대신 전해드립니다는 누군가의 저격글을 게시하지 않겠습니다. 다시 한 번 1학년 임여주 학생과 불쾌함을 느낀 다른 분들께 사과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여주는 폰을 보며 뭔지 모를 감정이 들었다.
"야 너 저격글 내려갔네."
"잘 됐다."
"그러게..."
"누가 내려달라고 한거지..?"
(약 30분 전.)
"아, 그리고 또 하나 부탁할 게 있는데."
"또 뭔데."
"여주 저격글 사실 아니라고 글 하나만 좀 올려줄 수 있을까?"
"개 귀찮은데."
"에이~"
"이거까지 해주면 그 뭐야 아비코로나 책 다음권도 구해줄게."
"..."
"알겠어."
"어 땡큐 고맙다~"
(점심시간)
시연과 여주는 둘이 마주보고 앉아 수다를 떨며 밥을 먹고 있었다.
"아니 최연준 얘는 진짜 어디 갔는데 이렇게 안와!"
"아 맞다. 내가 아까 전화하기로 했지."
"어차피 안 받을걸.."
"걔도 폰 냈을거야."
"선도부는 폰 안 내잖아."
"연준이 선도부 나갔어."
"아 맞다.."
"아니 근데, 지 발로 나간것도 아니고 퇴출 당한 거 아니야?"
"연준이 선도부 퇴출 당했다니까 좋냐?"
"야, 니때문이잖아."
"그게 왜 나 때문이야."
"그 선배가 너 욕해서 최연준이 빡쳐가지고 때린 거 몰라?"
"?난 처음 듣는 얘긴데?"
"자세히 얘기 해 봐."
그 때 누군가 여주의 옆자리에 앉아 말을 했다.
최연준...이었다.
"자세히 얘기하자면 좀 긴데."
"니가 오빠. 라고 부르던 그 새... 아니 그 선배가 너에 대해서 안 좋은 발언을 했어."
"그래서 내가 먼저 죽빵때렸고."
"최연준...?"
"어디 있다 이제 와."
"그래서, 아직도 넌 그 선배가 걱정이야?"
"내가 더 다쳤다니까."
"아, 그 얘기 꺼내지 마."
"진짜 듣기만 해도 가슴 철렁이네.."
"왜 난 걱정 안 해줘?"
앞에서 둘을 보고 있던 시연은 인상을 찌푸리며 자리를 떠났다.
"왜저래 진짜."
"나도 이정혁한테 간다."
"나..나도 같이 가..!"
시연을 따라 튀려고 했던 여주는 연준에게 잡혔다.
"어딜 가려고."
"..."
"많이 아팠어...?"
"ㅎ..."
"일주일 전에 다친 걸 지금 걱정해주네."
연준은 여주를 빤히 쳐다보며 말 했다.
"너가 그랬잖아."
"그 선배 잘못되면 나 죽인다고."
여주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 선배는 어떻게 됐는데?"
"잘못 됐으면 지금 나 죽여."
"...지금 거의 다 나았어.."
"난 아직 안 나았는데."
"나 그 선배가 주먹으로 때려서 팔에 멍도 들었고, 손바닥에 흉터도 생겼어."
연준은 지금껏 서운했던 감정들을 쏟아냈다.
"입술도 다 터졌고, 병원갔더니 손목 인대도 늘어났대."
여주는 연준의 말에 놀랐다.
"인대가 늘어났다고..?"
"너 그걸 왜 지금 말 해?"
연준은 여주를 보며 피식 웃었다.
"나 걱정 해주는거야?"
"자기가 걱정 해달라면서..."
"자기?"
"아니, 자기가 그 자기가 아니라..."
연준은 뭐가 그렇게 행복한 지 베시시 웃었다.
"임여주가 걱정해주니까 좋다."
"그치 자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