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거짓말이잖아.”
“너 지금 최연준이랑 짜고치는거잖아...”
“하... 상황이 점점 꼬이네.”
“...나 어떡해...”
”…내가 어제 연준이한테 무슨 말을 했는데...“
“임여주 일단 진정 하고…”
“최연준…”
“최연준 알바하는 데가 어딘데..?”
“어…?”
“어디냐고 최연준 알바하는데가.”
“넌 알 거 아니야.”
“아니 그…
이거 말 해도 되는거지..?”
“아, 빨리!”
연준이 알바하는 곳은 학교에서 약 15분정도 걸리는 유명한 술집이었다.
여주는 학교가 끝나고 저녁 쯤 그 곳으로 향했다.
‘얘는 뭔 고등학생이 술집에서 알바를…’
딸랑-
문을 열자 초저녁부터 사람들이 득실거렸다.
알코올 냄새가 코를 찔렀고, 조용히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술에 취해 몸싸움을 하는 사람들도, 진한 스킨십을 하며 함께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여러명의 사람들이 많았다.
술집 점원은 여러명인 것 같았고, 그 중에서 연준을 찾아야 했다.
”안녕하세요~ 몇 분이세….“
“아 저 그.. 여기 알바생좀 찾으려고 하는데요.”
“아, 죄송하지만 그건 저희 점원분들의 프라이버시 때문에 따로 알려드릴 수는 없습니다.”
“아…“
여주는 이대로 갈 수 없었다.
“저 그럼 맥주 하나 시킬게요.”
“네~ 신분증 보여주세요~”
”아, 저 여기….“
아 맞다 나 교복이지.
…
“…”
“ㅎㅎ손님?”
“죄송합니다..”
“네~ 안녕히가세요ㅎㅎ”
여주는 투덜거리며 술집을 나왔다.
‘아니 최연준 여기서 일 하는거 맞아..?’
’도대체 어디 있는거야..’
여주는 혼자 골똘히 생각중이었다.
‘아, 시험기간에도 안 쓰는 머리를 지금 쓰려니까 너무 힘든데..’
‘!’
여주는 하나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으르르르…)
-”..여보세요.“
-”이시연 어디야?“
-”집.“
”끊어 잘거야.“
-”야 내 말 좀 들어봐.“
-”싫어.“
-”아니 닥치고“
”우리 술집좀 가자.“
”미션 원! 술집 잠입ㄷ……“
-”좆까 ㄲㅈ.“
뚝.
……..
…………..
……………………….

아놔 이 ㅆㅂ롬이………
약 1시간의 고분군투 끝에 시연을 데리고 술집 앞에 왔다.
“어때, 나 지금 성인같지.”
“하. 성인이고 나발이고 나 지금 존나 졸린데.”
”근데 너 술은 먹어봤냐?“
”..아니..?“
”이 참에 마셔보지 뭐~!“
”취하면 두고간다.“
”넌 먹어봤어?“
”그럼-“
”난 아빠랑 자주 먹는데.“
”..대박.“
”언니 멋져요….❤️💗“
”지랄ㄴ“
”빨리 들어나가자.“
”웅언니.”
딸랑-
“어서오세요~ 몇 분이세요?”
“두 명이요.”
“저 쪽으로 안내 해 드리겠습니다~”
여주는 들어오자마자 연준을 찾기 바빴다.
다행히 점원은 눈치채지 못 한 것 같았다.
”메뉴 정하셨으면 벨 눌러주세요~“
점원은 우리에게 메뉴판을 건내주고 떠났다.
“임여주 뭐 시킬거야?”
“나 아무거나.”
“최연준은 어딨지?”
“그럼 오뎅탕이랑 맥주 시켜야징~”
띵-동
”저희 오뎅탕 하나랑 맥주 두 잔만 주세요.“
”네 금방 가져다드리겠습니다.“
-
”근데 여기는 신분증 확인도 안 해?“
”ㅇㅇ 그래서 우리학교랑 옆학교애들 여기 ㅈㄴ자주 오잖아.“
”아.. 진짜?“
“교복만 안 입고 있으면 그냥 거의 다 들여보내줘.”
“..그나저나 최연준은.”
“지금 보는 중.”
“안 보여..”
“아니 어제 무슨 말을 했길래 그렇게나 심각해 해.”
“…..”
오지 마. 담배 냄새 나니까.
내가 너같은 애들 몇 명 만나봐서 아는데.
그 중에서 정상적인 새끼 본 적 없어.
아니다 됐다. 그만하자 그냥.
너랑 사귀었던 내가 너무 한심하다.
이제와서 역겹게 하지말고 가라고 제발!!
“….임여주 쓰레기.”
“하…”
“최연준 많이 힘들겠지…?”
“당연하지.”
“걔 5000 갚아야되는데 지금 500모았단다 ㅋㅋ..”
“어떡해…하..“
“그리고 돈 모으느라 할머니 장례도 안 치뤘대.”
“뭐..??”
“미친- 어떡할라고 이게..”
여주는 이마를 짚었다.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
”조금 데워 드세요~“
”감사합니다..“
”아니 최연준은 일 안해?“
”너 제대로 조사해온 거 맞아?!“
”맞다고! 걔가 그랬어 여기서 알바한다고.“
”근데 왜 저 사람들만 일하냐고…“
“아 좀 기다려봐.”
“일단 먹어.”
“개 맛있어 이거.”
“오 진짜 개맛있다.“
“맥주도 시켰는데, 좀 마셔봐.”
“아 나 술 싫어.”
“에이, 어차피 크면 다 마시게 돼있어.”
“얼른-”
“좀 이따가.”
약 한 시간 뒤))
“아니… 최연준은 알바를 하는거야 마는거야.”
“취했다 이시연.”
“안 취했어.”
”맞다, 이 참에 물어나보자.“
”뭘?“
”최연준이 그거 언제 말 했어?“
”어제 학교 끝나고 걔가 학교 정문 앞에 왔었잖아.”
“너는 걔 무시하고 갔고.”
“그 때 내가 물어봤어.”
“아…”
“아니 생각하니까 갑자기 짜증나네?”
“ㅆㅂ 이게 내 잘못이야?!”
“나한테 말이라도 했어야지. 아무 말도 없이 핸드폰은 중고로 팔고 빚이 갑자기 생기고 뭐 드라마 찍냐?”
“근데 나 같아도 화 날 것 같긴 해.”
”그래!“
”물론… 내가 어제 말을 좀 심하게 했는데..“
”걔도 나한테 막말했다니까?“
”너는 남자가 몇명이냐, 어장관리하냐 이러고 있잖아!“
”최연준이 그 말을 진심으로 했겠냐.“
”이렇게라도 널 잡고있어야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거 아니야.“
”이씨-“
여주는 식탁에 있던 맥주컵을 들고 무작정 마시기 시작했다.
”야 임여주 천천히 마셔..!“
툭.
그런데 누군가 여주의 오른 팔을 붙잡고 컵을 뺏었다.
여주는 몽롱하게 옆을 쳐다보았다.

“너 뭐하냐 지금?”
”…최연준…?“
”잠깐 밖으로 나와.“
어둡고 서늘한 골목길, 연준과 여주는 나란히 서 있었다.
”술도 못 마시면서, 여기서 왜 이러고 있어?“
”너 볼라고.“
”역겹다며.“
”꺼지라며.“
”연준아.“
”들었지 너?“
”..어?“
”이시연이 말 해줬구나?“
“…미안해.”
“네가 미안할 거 없어.“
”어차피 우리 이제 끝났잖아. 안 그래?“
”…“
”추운데 집이나 들어가.“
”넌?“
”넌 안 가?“
”지금 내 타임이야.“
”나 새벽까지 일 해야돼서 못 가.“
”그럼 나도 새벽까지 있을래.“
”…술 먹지 마.”
연준과 잠시 대화를 끝내고 여주는 다시 술집으로 들어왔다.
“임여주!”
“괜찮아? 걔가 뭐래?”
“몰라… 기분이 썩 좋아보이지는 않네..”
“아- 머리 아파… 어지럽고.”
“미친련아 그니까 맥주를 한번에 그렇게 마시면 어떡하냐.”
“아…”
“너 새벽까지 있을 수 있지?”
“너 여기 새벽까지 있게?!”
“연준이가 새벽에 끝난대.”
“난 그때까지 있을거야.”
“미친개또라이…”
오후 11시 2분
“시간 생각보다 별로 안 갔네?”
“그러네. 12시도 안 됐네.”
“술 더 시킬까?”
“미쳤냐 진짜. 머리 아프고 어지럽다며.”
“아 빨리.”
“..하나만 더 시킨다.”
오전 12시 48분
“임여주 그만 마셔..!”
“이미 취했으면서 왜 자꾸 마시는거야.”
“…아-”
“시여나ㅏ…...”
“나….“
”나 어떡카니….“
”개취했네.“
”연준이한테…. 미안해서….“
”어떡해….“
”….그냥…지금 주글ㄲ가…?“
”혀깨물고 확 주거버릴까….?“
”그래 죽어라.“
”무릎꿇코…..땅치면서 대성통곡ㅎ해도….“
”안 바다주겠지…..?“
오전 2시 5분
“서도현은 어떡하게.”
“서….도현….?”
“…..”
“서도현이 누군데 씨빨아….”
“진짜 미친새끼.”
오전 3시 12분
”새벽인데 사람 개 많네.“
”야 임여주 자냐?“
”앙자……“
”술찌년.“
”야….! 너 술 그만마셔…..!“
”지금 몇짠을 먹고있는거야…..!!!!“
”난 너처럼 두잔 마셨다고 취하진 않아 여주야.“
”혼자서…..열짠을 마시네……“
”화장실 갔다오자.“
”안 가……“
”그럼 나 혼자 갔다온다.“
”방광 터질것같애.“
”웅……그러든지 말든지…….“
오전 4시 25분
”임여주 술 좀 깼음?“
”어…약간….“
”아닌 것 같은데.“
”세수 좀 하고 와라.”
“ㅇㅋ.”
“똥도 같이 싸고온다.”
“평소에도 저래서 취한지 알 수가 없네.”
여주는 화장실을 가기위해 술집 옆 골목으로 들어갔다.
“아…어지러워.”
화장실에 갔다 나오자 골목에서 누군가 쭈그려 앉아 있었다.
“…어….”
“최연준…..이다.”
여주는 취기에 연준한테 다가가 연준 앞에 똑같이 쭈그려 앉았다.
연준은 인기척에 고개를 들어 여주를 보았다.
”…진짜 안 갔네.”
“안 간다고 했잖아.”
“술 마셨지 또.”
“..ㅎㅎ 어떻게 알았지.”
“넌 담배 폈지?”
“어.”
“절로 가 그니까. 냄새 난다며.”
“담배 냄새 싫어하잖아.”
“…응.”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는 서로의 숨소리만 들렸다.
연준은 여주를 빤히 쳐다보았다.
여주는 입을 열었다.
“정말 장례식 안 갈거야?”
“못 가지.”
“시간도 없고 돈도 없는데.”
”시간도 없고 돈도 없으면 장례식 안 가도 돼?“
“무슨 말이야 그게?”
“가족이잖아.”
“소중한 가족.”
“…어차피 같이 갈 사람도 없어.”
“같이 갈 사람이 왜 없어.”
“내가 있잖아.”
“ㅎ…넌 잠수탄 전남친이랑 가고싶냐?”
“가고싶은데.”
“가자. 같이.”
“임여주 술 잔뜩 취했네.”
“이렇게 사람 설레고 기대하게 해놓고 내일은 또 까칠하게 굴거잖아.”
“나 지금 맨정신인데.”
“술은 진작 깼고.“
”가자고 장례식.“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진심인데.“
”같이 가자.“
”같이 가면 두려울 게 뭐 있어.“
”…..“
”진짜 같이 갈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