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학교에서.
연준과 여주는 교실에서 함께 떠들던 중이었다.
드르륵
누군가 교실 뒷문을 열었다.
“야 최연준.”
연준과 여주는 대화를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옆 반 대전 관리자 채하은이 서 있었다.
연준은 하은에게 다가갔다.
“뭐야, 오랜만이다.”
“하이.”
“인사는 됐고.”
“너 약속 언제 지킬거냐?”
“내가 이렇게 찾아오기까지 해야해?”
“?뭔 약속?”
“<태어나보니 조직보스 아비켈로스의 딸이 되었습니다> 5권.“
”언제 줄건데?“
”아 애비코로나~?“
”맞다맞다. 미안.”
“요즘 너무 바빴어서… 내가 이번 주 안에 줄….”
“내일까지.”
“내일까지 줘.”
“씁… 내일은 좀 곤란한데.”
“나 배구부 연습 있거든.”
“어쩌라고.”
”내일까지 안 갖다주면 6권까지 갖다달라고 할거야.“
연준은 어이없는 듯 씨익 웃었다.
”아니 ㅋㅋ…“
”그리고.“
”내가 계속 넘어갔는데.“
”애비코로나가 아니라 아비켈로스야.“
”내 최애 이름을 그따위로 부르지 말아줄래?“
하은은 연준을 노려보았다.
”아 미안ㅋㅋ“
”째려보지는 말아줘. 부담스럽다.“
여주는 그 광경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
연준은 아무 생각 없이 혼잣말로
“아…ㅋㅋ 매력적이네"
여주는 그 말을 듣고 흠칫했다.
“누구야?”
“응?”
“저 여자애 누구냐고.“
“아, 내가 쟤한테 빚 진게 있어서, 갚아야 하거든.“
”쟤한테도?“
”어?“
”갚아야 할 빚이 도대체 얼마나 많은거야..“
”아니 쟤한테는 돈으로 갚는 게 아니….“
드르륵
누군가 또 뒷문을 열었다.
”야 최연준, 너 쌤이 체육관으로 오래. 연습한다고.“
“하…”
“여주야 이따 얘기하자.”
학교가 끝난 뒤 시연과 여주는 연준의 알바에서 일을 하러 갔다.
연준과 여주는 여전히 어색했다.
“아니 이시연 병신아 그 많은 그릇을 어떻게 한 번에 들 생각을 해;”
“아니 쌉가능이야. 기다려봐.”
“깨뜨리면 청소는 니가 해라.”
쨍그랑!
”아 이시….“
”ㅅㅂ 나 아니야.“
연준은 부엌 쪽에서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나 달려갔다.
부엌에는 여주가 있었다.
깨진 유리병에 여주는 손목이 크게 다쳤다.
”….최…최연준…..“
(이마 탁.)
“….미안해….ㅎㅎ”
“내가 다 치울게.”
“하, 됐어. 가만히 있어.”
“웅…..”
“미안… 화 났어?”
“아니.”
여주는 연준이 본인이 다친 것을 걱정해 줄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여주는 오늘따라 연준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
”나가, 내가 치우게.“
연준은 싸늘하게 여주를 쳐다보며 말했다.
여주는 눈치를 보며 부엌 밖으로 나갔다.
약 5분 뒤, 연준은 부엌에서 나왔고, 테이블에 있던 여주와 눈이 마주쳤다.
그러나 여주는 눈을 피했다.
그 때, 같이 알바하는 여고생 두 명이 연달아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그 여고생들은 연준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여주는 또 묵묵히 바라만 봤다.
“….”
“주변에 여자가 많이 꼬이네.”
-
“와인병 깨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네..!”
연준은 대화가 끝나고 가려던 찰나, 여고생이 연준을 붙잡았다.
“저..저기.”
“전화번호 좀 주시면 안돼요?”
”전화번호요?“
”안되면 인스타라도..“
“아, 네.”
“그리고… 같은 학교라서 그런데 말 놓으면 안돼요?”
“&&고 2학년이예요. 체육관에서 자주 봤는데.“
”아, 편하게 놓으세요.“
”너도 말 놔도 되는데..!“
”전 불편해서요.“
”선배한테 반말하는 거 예의도 아니고-“
“아무튼 물어볼 거 있으면 편히 물어보세요.”
”알겠어! 고마워 ㅎㅎ“
“아, 그리고 내 이름은 슬아야! 정슬아.”
“아 네. 그럼 잘 해봐요 슬아선배"
여주는 연준이 전화번호와 인스타를 따이는 장면을 지켜보았다.
”….야 들었어?“
”슬아선배래!!!!“
”야 정슬아 너 쟤 여친있는 거 몰라?“
”알지 왜 몰라 ㅋㅋ“
"내가 뺏으면 되지.“
슬아는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기에 그런 말을 했겠지만, 정작 당사자인 여주는 그 말을 듣고 있었다.
"…"
‘하…ㅋㅋ’
’제2의 윤아진인가?‘
약 10분 뒤
여주는 부엌에서 국을 끓이고 있었고, 슬아는 그 옆에서 설거지를,연준은 홀에서 서빙을 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조용하던 부엌 분위기 속에서 슬아는 여주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네?“
”임여주 맞지?“
”아, 네.“
”우리 잘 지내보자 ㅎㅎ 나 너랑 같은학교 2학년 정슬아야.“
”아 안녕하세요.“
”너 &&중 다녔었지?“
”네.“
”너 거기서 밴드부 했었잖아~“
”나 기억 안 나?“
”..잘 모르겠는데요.“
”나 학생회였어서 맨날 너 공연할 때 봤는데!“
”아, 그렇구나..“
”ㅎㅎ멋있었어!“
”ㅎㅎ감사합니다…“
(기억안남)
분위기가 한층 더 어색해졌을 때,
”여주야 나 이거 그릇 좀 잡아줘 빨리!“
”네? 저 국 끓이는 중인데.“
”떨어지겠어 얼른!“
”아 잠시만……“
쨍그랑
부엌에서 또 깨지는 소리가 나자 연준이 다가왔다.
”또 임여주야?“
”아니… 나 아닌…..“
”미안 연준아… 내가 설거지하다 실수로…“
”여주한테 그릇 잡아달라고 했는데 여주가 못 들었나봐..“
”아니, 그게 아니라..“
”다치신 곳은 없으세요?“
”아, 나 여기 살짝..“
슬아는 깨진 그릇 조각에 발목이 베였다.
”홀에 잠깐 나와요. 구급상자 있으니까 치료 해드릴게요.“
”임여주 그릇 좀 치워줘.“
"…."
여주는 화가 났지만 묵묵히 깨진 그릇을 치웠다.
모두 치우고 홀에 나가보니 그 둘은 화기애애 했다.
여주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당장 연준과 슬아가 있는 곳으로 뚜벅뚜벅 걸어갔고,
“야, 최연준.”
“잠깐 나좀 봐.”
“나 지금 선배 다친 곳 치료 해주고 있는데.”
“좀 이따 할까?”
“…하ㅋㅋ”
연준의 뻔뻔함의 여주는 점점 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기다리기 싫은데.”
“하..”
“선배 여기 밴드만 좀 붙이면 될 것 같아요.”
“아, 알겠어 고마워!”
연준은 여주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왜.”
“바쁜데 왜 불러.”
“존나 뻔뻔하네 진짜.”
“뭐?”
“너 오늘 이상해.”
“나한테 화 난게 있으면 말로 해.”
“지금 이게 뭐하자는거야?”
“뭐가 문젠데?”
“뭐가 문제냐고?”
“넌 뭐가 잘못된지 모르겠어?”
“모르겠는데.”
“방금 선배 치료해준 거 때문에 그래?”
”그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잖아.”
”그래, 백 번 양보해서 그렇다고 쳐.“
여주는 옷으로 가리고 있던 상처를 소매를 걷어 보여주었다.
연준은 여주의 상처를 보고 놀란 눈치였다.
“보여?”
“나 아까 유리병 깨뜨려서 여기 찔렸어.”
“피 철철 났어. 근데 그냥 지냈어.”
“근데 저 언니는?”
“저 언니 고작 발목 베인 거 가지고 여친보다 더 소중하게 챙겨주네?”
“도대체 설거지랑 발목이랑 뭔 상관이야. 설거지는 손으로 하지 발로해?!”
“임여주.”
“나 손목 다쳤어. 많이 다쳤어.”
“진짜 아팠는데. 아무도 걱정해주는 사람이 없네.“
”그건 니가 말을 안 해줬잖아 나한테.“
”니가 나한테 관심이 없는거지!!“
연준은 처음 보는 여주의 모습에 당황스러 벙쪄있었다.
”아까 나 다쳤을때 손목 부여잡고 있던거 몰랐어? 못 봤어?”
“그럼 넌 나보다 깨진 유리병이 더 중요한거고.”
“그리고 어떻게 다친곳은 없냐 한 마디를 안 해?”
“그 언니한테는 해줬잖아 왜 나한테는 안 해주는데!”
“하…여주야.”
“그 언니가 나보다 더 좋으면 그 언니랑 사귀던가 왜 나랑 사귀어 왜!!!”
여주는 참았던 설움이 터졌다.
“아까 교실에 왔던 여자애는 또 뭔데 매력적이야?”
“그 언니한테 전화번호랑 인스타는 왜 주고!!”
“너야말로 여자가 몇 명이야?!!”
“임여주 일단 좀….”
”하..야 그냥.“
“우리 그냥 헤어질까."
“뭐?”
“나 언제까지 상처받고 언제까지 울어야 돼?”
“이 상황이 저번이랑 다를 게 뭔데?”
“윤아진 때랑 다를 게 뭔데?!”
“너 헤어지자는 말이 그렇게 쉬워?”
“안 쉬워. 하나도 안 쉬워.”
“근데 왜 너한테만 쉬울까?”
“알텐데 왜인지.”
“….하..”
“우린 언제쯤 사랑하니?”
”뭐라고?“
”사랑하려고 하면 넌 어디론가 떠나고 꼭 이렇게 상황을 크게 만들잖아.“
”그냥 남들처럼 편하게….“
”편하게 사랑하고싶어…“
연준은 화를 내며 우는 여주를 그저 꼭 안아줄 뿐이었고, 여주는 연준의 품에서 울기만 했다.
”미안해.“
”내가 다 잘못했네“
”내가 쓰레기야 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