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 인유재
네가 갔단다. 나는 믿고 싶지 않았다.
매일 너와 나의 사진을 보고,
심지어 인쇄까지 해 우리 집 곳곳에 걸어 놓았다.
그 만큼 네가 보고싶었다.
"정원아, 정국이 이제 없다니까?"
"그래, 벌써 봄이야.."
"...조금만 내버려둬 줘
나 아직도 많이 힘들어.. 엄마아빠는
사랑하는 사람이, 그것도
갑자기 사라져버린 게 얼마나
힘든지 모르잖아.. 제발.."
"...그래 정원아, 쉬고 밥 제발 챙겨먹어"
부모님과 친구들은 우리 집에만 오면 저 얘기를 했다.
사진 좀 떼라, 없는 사람이다.
나도 알고있다. 믿고싶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네가 잠시 떠났나고 생각 할 뿐이다.
-
그리고 내 하루하루는, 예전과 같았다.
아침을 맞고, 출근을 하고, 집에와서,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맥주 한캔하며 너와 얘기.
달라진 것을 굳이 얘기하자면,
이 행동을 같이 해줄 네가 없다는.. 아니
네가 잠시 떠난 것.
그래서 나는 오늘도, 혼자, 맥주 한 캔을 훌쩍이며
이야기 대신, 편지를 써내려갔다.
-
안녕, 오빠? 나 정원이야
오늘은 유난히 오빠가 보고싶었어.
아, 유난히는 아니다.
매일 매일 오빠가 진짜 보고싶어.
그리고 나는 이런 생각도 해.
내가 꽃을 받고 싶지 않다고 했으면
오빠가 더 빨리와서
지금 내 옆을 지켜주지 않았을까?
근데 사실 나는, 오빠가 이렇게 나 안 보러올거면
오빠가 가버리면 좋겠어.
근데, 아주 어두운 밤이 가고,
결국 옆에 있어주는건 새벽이래.
오빠가 내 새벽 좀 되어주라.
제발.
나 너무 힘든데,
오빠는 알까.
이거 보면 제발 나 보러와줘.
참, 오빠가 갔으면 좋겠다며
보고싶다고 했네,
이게 무슨 모순일까?
오늘도 사랑해.
-오빠가 새벽이 되길 바라며, 배정원
-뒤에

"....나도, 나도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