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XX년. 8월의 어느날
——
“ 여주는 이번에 또 수학만 2등이네? “
” 또요..? “
” 응. 뭐 그래도 나머지가 1등이니까 순위는 안 바뀔거야 “
” .. 네 “
이 학교에 들어온 이후로 난 단 한 번도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었다. 똑같이 수학도 1등을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어찌어찌 전교 2등인 아이의 점수를 물어봐도 나보다 높지 않았다. 대체 어떤 놈이 수학만 하는거야..!
그렇게 씁쓸한 채로 교무실을 나왔고 애써 순위는 바뀌지 않을테니 상관 없다고 나 자신을 다독였다.
그때,
“ 역시 강텬, 이번에도 수학 1등? “
” 응. “
“ ..!! ”
얼떨결에 1등을 찾고만 나는 흥분하여 그 이야기가 들린 반의 문을 다짜고짜 열었고 다들 놀라 반에 있던 아이들 모두가 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때의 난 그런 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때 내 모든 신경은..
“ 강..태현? ”

"..?"
바로 그 아이에게 쏠려있었다.
” 너 혹시 1학년때부터 지금까지 쭉 수학 1등이었어? “
” 응. “
” .. 다른 과목은? “
” 과학 과목들은 거의 다 1등급이고.. 국어랑 영어는 “
” … “
” 3등급인데. ”
이상하게 더 열이 받았다. 이런 빼박 공돌이한테 내가.. 그 수학 한 과목으로 난 계속 스트레스 받았었는데
무엇보다..
그 인간이 날 얼마나 죽도록 때렸었는데
“ .. 그래 알았어 ”
“..?”
난 간신히 감정을 추스리고 반을 나왔다. 하.. 그나저나 이번에 수학 놓친 건 또 얼마나 난리를 칠지
그때,
드르륵,
탁,
" ..?!! "
” 저기 혹시.. ”
"..?"
“ 수학 어려우면 도와줄까..? ”
“ ..!! ”
그 자식의 그 말은 내 이미 바닥으로 내려앉은 자존심을 박박 긁었다. 선명한 스크래치가 나도록
“ 뭐..? ”
“ 수학 어려우니까 나 찾아온거 아니야? ”
“ .. 너 진짜 ”
“..?”
“ XX 마음에 안 들어. ”
” 뭐..? “
” 수학 1등 양보할 생각 아니면 내 팔 붙잡지 마 “
” … “
팍,
난 그렇게 그 자식의 손을 뿌리치고 반으로 돌아갔다. 내가 매달 얼마를 주고 수학을 배우는데.. 지까짓게 뭔데 가르쳐준다 만다야..?!
하여튼간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녀석이다.
난 무거운 마음으로 정말 무거운 가방을 어깨에 가득 메고 집으로 향했다. 난 학원도 다니지 않는다.
무조건 과외로 1:1 수업을 받아야만 한다. 물론 이것도 다 그 인간이 멋대로 정한거지만
집에 도착해 난 방에 가방을 내려놓고 부엌으로 향했다. 아이스크림이 저번에 하나 남아있었던 것 같은데
그때,
” 어머 여주야 언제 왔어? “
” 아.. 방금 막이요 “
엄마가 돌아가신 후, 그 인간과 재혼을 하신 분이다.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냥 먼저 부르기 싫어서 딱히 뭘 정하지도 않았다. 그냥 ‘여자’라고 칭해야겠다.
” 내가 널 위해 특별이 회장님께 부탁드린게 있어 ~ “
” 네..? “
갑자기 또 뭘 부탁한거야..?
“ 네 수학 과외 선생님 좀 바꾸라고 ”
“ ㅈ..진짜요? ”
“ 그래. 기왕이면 좀 젊고 잘생긴 사람이 좋잖아? 그 늙어빠진 영감탱이랑 무슨 공부를 하니 ~ ”
“ 아.. ”
그럼 뭐 잘생긴 대학생오빠라도 오는 건가? 근데 따지고 보면 그 인간도 영감탱이 같은데.. 뭐 돈이라도 보고 결혼했겠지. 설마 얼굴 보고 결혼했겠어?
그때,
띵동,
“ 어머 왔나보다! 내가 직접 받았거든 ”
“ … ”
왠지 모르게 나보다 본인이 더 신난 것 같다. 잘생기고 젊다고..? 뭐 그럼 수업 들을 맛은 나겠네
“ 아.. ”
그래봤자 뭐해, 어차피 1등은 또 그 자식이 할텐데
그때,
드르륵,
“ 실례하겠습니다. ”
“ ..!! ”
불안하고 익숙한 목소리다. 설마..?
휙,

“..?!“
“ 이 미친..! ”
마음에 안드는 그 자식이다. 아니 이게 우연인가..? 정말로? 어떻게 내 수학 과외를 저 자식이..
이게 말이 되는거야..?!!
그래서 난 쓰기로 했다. 이 일기를
저 자식을 내 수학 과외에서 몰아내고 1위를 탈환하기까지의 그 과정을 모두 담아낼 것이다.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녀석이 내 앞에 나타나고야 말았다.
“ .. 너는 ”
“ 왜 그러니? 설마 서로 아는 사이야? “
“ 아.. 아니요 ”
“ .. 우선 제 방으로 빨리 가요. ”
“ … ”
그렇게 나와 그 녀석이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