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말랑이래요

"무슨 할 말이 있길래 그렇게 실실 거리면서 들어와?"
"오늘 내가 술 쏠게"
"술까지? 뭐야 너 정식 사원 된거야? 아니면 로또라도"
"이모! 여기 소주 한 병이요-"
범규와 재회 한 뒤 연준 오빠에게 연락 했다 얼굴 보고 말 해야 할 것 같아 무작정 불러냈는데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좀 있으면 범규가 올텐데.. 오빠는 무슨 반응일까
"그래서 내 말 듣고 있어? 너 저번처럼 술 마시면 골로 간다고오-"
"..오빠! 나 사실 범규랑,"
말을 하려는 순간 술집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범규였다. 두리번 거리며 우리를 찾는 듯 해 범규를 빤히 쳐다보니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범규에게 살짝 웃어준 뒤 연준 오빠를 바라보니 어이 없다는 듯이 우리를 번갈아 보고 있었다.
"뭐야? 최범규가 왜 와"
"오빠 나 범규랑 다시 만나. 우리 사이 잘 아는 만큼 오빠한테 제일 먼저 말 해주고 싶어서 불렀어"
"참 나- 그럴 줄 알았다. 그럴 줄 알았어"
"..별로 뭐라 안 하네?"
"범규 너도 얼른 앉아. 고기 식겠다"
잘 먹겠습니다. 범규가 자연스레 내 옆에 앉아 손을 잡았다. 오른 손으로 연준이 준 고기를 집었다. 생각보다 살벌한 분위기는 안 생긴 것 같아서 다행이네..
***
어느정도 술판을 벌이니 셋 다 취했다. 물만 벌컥벌컥 마시며 범규의 어깨에 기대 정신 못 차리고 있는 여주를 보던 연준이 담배 피우러 가자고 말 했다. 여주를 옆에 조심스레 눕힌 범규가 그 뒤를 따라 나섰다.

"여주 앞이라서 말 안 했었는데 아까 너 보자마자 존나 패고 싶었어"
"..알아요"
"너 없을 동안 여주 내가 챙겨줬어. 이것도 알아?"
"네"
"..하아- 그래 너는 무슨 잘못이 있겠냐. 이제부터 잘 하면 되지"
"형, 저 진심이에요 여주한테"
다 피운 담배를 바닥에 짓밟고 한 개비 더 피울 생각에 담배를 꺼내던 도중 범규가 연준의 팔을 붙잡았다. 뭐야 이 새끼.. 연준이 머쓱하게 담배를 집어 넣었다.

"결혼 할 거에요 여주랑"
"..쿨럭-, 뭐?"
"..말 그대로인데"
"야!! 무슨! 너네 나이가 몇 살이나 먹었다고 결혼이야!"
"들어가요. 춥네"
야 최범규!!
다급한 연준의 절규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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