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이 간섭해요

우리의 마지막

W. 말랑이래요




"뭐? 나랑 결혼한다고 했다고?"

"응 그렇게 말 했어"

"..연준 오빠가 가만히 있었어? 너 어디 안 맞았어?"

"내가 여자친구랑 결혼 하겠다는데 날 때릴 이유가 뭐 있어"

"..우리 아직 어려"

"어린 마음에 하는 소리 아니야. 당연히 너랑 나 자리 먼저 잡고 금전적으로 여유 생기면 하자는 소리야"




그렇게까지 말을 하면 내가 할 말이 없어지는데..
범규랑 다시 사귀면서 느낀거지만 정말 솔직해졌다.
하고 싶은 말, 아니 부끄러운 말까지도 아무렇지 않게 해서.. 이상하다니까

그리고 결혼 얘기도 종종 꺼낸다. 정말 진심이였는지 취업 준비를 저어어엉말 열심히 한다. 옆에 있는 나까지 부담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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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내일 합격 발표 날인데 붙으면 뭐 해줄거야?"

"오- 자신 있나봐 그렇게까지 말 하는거면?"

"나 합격 하면 내 소원 들어줘"

"소원이 뭔데?"

"그건 붙으면 알려줄게"




뭐야 싱겁게.. 삐죽거리며 묻는 내 말에도 싱긋 웃기만 할 뿐 더이상 말을 안 해주는걸 보니 정말 붙으면 말해줄 기세다. 떨어지면 어떡할려고 저 바보가..



***



 
[최범규 님, xxx 인사부 최종합격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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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진짜 붙었네?"

"헙, 범규야 여기 여기!! 너가 제일 가고 싶었던 회사잖아! 진짜 축하해"

"와, 나 진짜 붙었어 여주야.."



참 웃기게도 길거리에서 서로 끌어 안고 난리가 났다.
축하해 최범규! 이제 찐으로 사회인이다- 어후 기특해 죽겠네 죽겠어. 



"나 붙었으니까 소원 들어줘"

"말해봐 다 들어줄게!"

"그럼..."



나랑 바다 가자.




***




즉흥적으로 차를 끌고 나와 바다로 향했다. 꽤나 멀었지만 지루하지 않았다. 바다에 도착 했을 땐 해가 저물어 가고 있어 풍경이 너무 예뻤다.

서로 말 없이 손을 꼭 잡은 채 해변을 걷고 있을 때 범규가 입을 뗐다.



"여주야 나 차에 필름 카메라 있는데 그걸로 사진 찍어줄까?

"필름 카메라?.. 응 좋아"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범규가 어린 아이를 혼자 두고 다녀오는 것마냥 엄청 급하게 차를 주차해놓은 곳까지 뛰어갔다.
나 다 큰 어른인데.. 어디 도망 안 가는데..

으아, 그나저나 바다가 너무 예쁘다. 노을도 예쁘고
범규도 예쁘고 범규 취직도 하고.. 뭐 하나 빠지지 않게 완벽한 날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많이 기다렸어?"

"아니? 왜 이렇게 빨리 왔어"

"너한테 줄 거 있어서. 손 줘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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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결혼하자 여주야"



내 손에 끼워진 건 반지였다. 자세히 보니 범규의 네번째 손가락에도 끼워져 있었다. 놀랐지만 울컥한 마음이 더 커 눈물을 글썽이다 범규의 품 안에 파고 들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안심이라도 되는지 내 허리를 꽉 끌어 안다 조심스레 내 턱을 잡아 올려 입을 맞췄다. 

범규야. 내 첫 사랑이, 마지막 사랑이 되줘서 고마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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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