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최애는 전남친

《11화》소중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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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최애이자, 전남친인 태형에게 고백을 받은 여주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아직 뭐라고 답할지, 답을 정하지 못했는데, 벌써 콘서트 날이 와버린 것이다.

일단 초라하게 갈 수는 없었기 때문에 아침부터 머리부터 발끝까지 준비를 했다. 토요일이라서 집에 있는 여진이에게 아직 해결 못한 고백의 답을 어떻게 할지 물어보았다. 물론 자신이의 얘기라는 건 쏙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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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아. 나 너한테 할 말이 있는데"

"뭔데, 갑자기 성을 빼고 불러. 어색하게"









항상 성을 붙여서 서여진이라고 불렀던 내가 여진이라고 다정하게 부르자, 어색하다면서 정색하는 여진이다. 역시 성을 빼고 부르는 건 무리수야.










"그래, 서여진. 이거 내 친구 얘긴데"










응. 안 봐도 지 얘기네. 라고 속으로 생각한 여진이지만, 입밖으로 말하지는 않고 그냥 모르는 척 고개만 끄덕였다.











"내 친구가 남자한테서 고백을 받았데, 근데 답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힘들다는데. 내가 연애를 많이 해본 것도 아니라서 뭐라고 해줄지 모르겠거든?"

"그래서 나였다면 어떻게 했을 거냐고?"

"어. 너라면 뭐라고 했을 거야?"











잠시 고민하던 여진이는 뭔가가 생각난 듯 닫고 있었던 입을 다시 열었다.










"그래서 그 친구는 그 남자가 좋데?"

"어. 좋긴 좋은데. 아니 좋아하기는 한다는데"

"그럼 고민할게 뭐 있어. 받아주면 되지"

"그런가? 아무래도 받아줘야 겠지?"

"그래. 나중에 가서 후회하지 말고 받아라"










.....? 아니 왜 고민의 주인공이 내 친구가 아닌 내가 된 거지? 물론 내가 맞긴 하지만, 그래도 난 내 친구 얘기하고 한 건데.











"내 얘기 아니라고...!"

"아니긴, 딱 봐도 그 쪽 얘긴데. 태형 오빠한테서 고백 받기라도 한 거야?"

"ㅋ,쿨럭... 그런 거 아니라고...! 그리고 그 쪽이라니...! 언니라고 안 하냐?"

"자기 얘기를 남 얘기라고 했었던 건 너무 옛날 일인 것 
같은데. 하여튼 아주 세상이랑 담을 쌓고 지내시네"











그게 그렇게 옛날에 썼던 수법인가...? 별로 오래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요즘에 젊은 사람들한테 핫한 것들을 한번 알아봐야 하나...










"그래. 내 얘기다. 쪽팔려서 내 얘기라고 안 말한 건데"

"고백 받은게 뭐가 쪽팔리다고 반대로 자랑해야 하는 거 
아니야? 언니도 부럽네. 태형 오빠한테서 고백을 받고, 
전생에 나라를 구했었나봐"

"근데 내가 제일 걱정인게, 태형이는 유명한 아이돌이고 난 그냥 평범한 대학생일 뿐인데. 우리가 사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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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알게 되면 팬들한테 좀 충격적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데, 안 될 건 없지. 나도 팬의 입장에서 처음에는 충격이겠지만, 응원할 거야. 자신의 
아티스트를 위한 팬의 도리이기도 하고"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그럼 당연하지. 그러니까, 망설이지 말고 고민보다 고 해. 
놓치면 나중에 후회한다. 기회는 왔을 때 잡는 거야"












우리 여진이 언제 이렇게 컸는지, 언니보다 더 성숙한 것 같기도 하고. 이제 내가 챙겨주지 않아도 될 숙녀가 다 됬네. 내 눈에는 마냥 애기였는데.












"서여진~ 나보다 더 어른 같다? 감동인데?"

"뭐 이런 거 가지고. 암튼 난 말했다. 나중에 후회하기 싫으면 고백 받아줘"












쿨한 표정을 지어보인 여진이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항상 원수 같았던 저 악마가 오늘만은 천사 같이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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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가 시작되기 전 늦지 않게 도착한 나는 VIP석에 자리를 잡고 않았다. 이렇게 보니, 정말로 어마어마하게 큰 콘서트 장이다. 일반석만 해도 엄청나게 비싸 보이는데, 그 비싼 VIP석 티켓을 그냥 줬다니. 만나면 얘기해야지, 다시는 이렇게 비싼 선물은 주지 말라고.

어느새 가득채워진 콘서트 장을 보니, 내 마음이 다 웅장해졌다. 방탄소년단이 유명하긴 많이 유명하구나. 여진이 말대로 나 세상이랑 담 쌓고 지내는 거 맞네. 이렇게 유명한 그룹을 여태껏 몰랐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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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을 알리는 음악음이 흐르고, 등장하는 방탄소년단. 그중에서 다른 날들보다 더 멋있는 태형이가 내 눈에 띄었다. 방탄소년단의 여름날, no today라는 노래가 끝나고, 방탄소년단은 정식으로 팬들에게 인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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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셋! 방탄! 안녕하세요, 방탄소년단입니다"











그렇게 멤버들이 한명한명씩 자신의 멘트를 하고, 태형이의 차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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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미분들! 방탄소년단의 뷔주얼을 당담하고 
있는 뷔입니다! 제가 오늘의 콘서트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요. 오랜만에 여러분들과 이렇게 만나는 거라서 너무 
너무 설렜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콘서트가 더더욱 중요한 
이유는 저에게 정말로 소중한 사람이 왔기 때문인데요"










이 말을 하면서 딱 내 쪽으로 바라보는데, 나랑 눈이 마주친 태형이는 환한 얼굴로 웃었다.

그 얼굴을 보니, 내 심장은 고장난 듯이 쿵쾅거렸다. 드디어 내가 미쳤구나, 싶었다. 이렇게 심장이 뛴 건, 다른 사람 때문인 적은 단 한 번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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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 이 콘서트가 너무너무 기대가 되고 좋습니다!"







아마도 내가 제대로 태형이에게 물들어 버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