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지 말고 그 자리에 기다려 달라던 태형에 여주는 VIP석에 있었던 사람들이 다 나가고 혼자 남을 때까지 태형을 기다렸다.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전해줄까 고민하던 그 순간, 문이 열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태형이 걸어들어왔다.
얼마나 급하게 왔는지, 땀에 젖은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였다. 그런 태형의 모습이 얼마나 멋있었는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빠르게 걸어가 그대로 태형의 품에 안겼다.
"나 땀 냄새나"
땀 냄새가 난다면서 떼어내려 했지만, 여주는 꽉 안고 놓지 않았다.
"오늘 너무 멋졌어"
"와, 서여주한테서 멋졌다는 말을 다 듣고"
"쳇, 내 최애가 너인 거 잊은 건 아니지?"
넌 항상 멋졌어. 너, 내가 눈이 얼마나 높은지는 모르지? 막상 말하니, 얼굴을 들지 못하겠는 여주는 일부러 더 태형의 품에 더욱더 파고들었다.
"여주야, 나 좀 봐줘"
"잠깐만 나 지금 너무 부끄럽단 말이야"
이번에는 자신의 품에서 여주를 떼어낸 태형은 여주랑 눈을 마주쳤다.

"넌 나의 첫사랑이었고, 첫 연애이자 마지막 연애였어"
그리고, 앞으로도 내 인생에 네가 아닌 다른 여자는 없을 거야. 진심 어린 고백을 여주에게 전하는 태형. 그 고백을 들은 여주의 눈에 눈물이 차올라 넘쳐 볼을 따라 흘러내린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하려고 했는데... 그럼 이건 내가 먼저 한다"
태형의 목뒤로 팔을 감은 여주는 뒤꿈치를 들고 입을 맞추었다. 모든 걸 태형에게 뺏겨 버렸으니, 첫 입맞춤만은 자신이 먼저 했다는 걸 남기고 싶었겠지. 이 입맞춤으로 여주는 태형의 고백에 긍정적인 답을 준 것이다.
둘밖에 없는 공간에서 달콤한 입맞춤을 이어간 후 눈을 맞춘 둘은 그 누구보다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 후 이야기가 궁금하다고? 물론 이 둘은 알콩달콩 스릴 넘치는 비밀연애를 시작했지. 이 둘의 연애를 아는 사람은 멤버들과 매니저 그리고 여주의 동생인 서여진뿐이었다.
비밀연애다 보니, 데이트 할 수 있는 장소가 한정적이었고, 거의 회사나 숙소 태형의 방에서 시간을 보냈다. 평범한 연인들처럼 놀이공원 같은 곳으로 가지 못해서 속상할 만도 한데, 여주는 그런 불평 한 번을 내본 적이 없었다. 오히려 사람 많은 곳은 싫다면서 웃어 보였다.
미안한 마음만 늘어난 태형은 여주를 위해서 멤버한테 부탁해 특별한 100일 이벤트를 준비한다. 태형이 아이돌인 걸 잘 아는 여주이기에 100일에 자신의 집에서 소소하게 준비해서 보내려고 계획 중이었다. 그런데 새벽 일찍부터 공기 좋은 곳으로 놀러 간다고 간단하게 가방을 챙겨 나오라는 태형에 우당탕 나왔는데,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차에 바로 탑승했다.
"이거 누구 차야?"
항상 방탄 벤츠 차에만 탔었던 여주가 처음 보는 차에 태형에게 묻는다.

"이거 내 차야. 산 뒤로 한 번도 타지 않았는데, 오늘 가지고 나온 거야"
그리고 사자마자 밖에서 안 보이게 다 코딩해 놓아서 누가 볼 거라는 걱정은 안 해도 돼. 왼손으로는 운전대를 잡고 오른손으로는 여주의 손을 꼬옥 잡은 태형이 미소 지었다. 여주가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지도 이미 알아채고 있었지.
시내의 도로를 지나, 고속도로를 타고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다름이 아니라 인기척이 없는 숲에 지어진 펜션이었다.
"우와, 여기 너무 좋다...! 여기는 무슨 곳이야?"
"우리 팀 펜션. 오늘 하루는 여기서 보낼 거야"
항상 갇힌 곳에서만 시간을 보내다가 이렇게 탁 트인 곳에 오니 눈이 맑아지는 여주. 같이 펜션 안으로 들어가니, 김태형, 서여주의 100일을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천일, 만일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오래오래 함께하길 라는 현수막과 거실을 가득 채운 알록달록한 풍선들이 있었다.
"이거 너 혼자 다 준비한 거야...?"

"내가 혼자서 다 준비한 건 아니고, 우리 멤버들이 많이 도와줬어"
"진짜 너무 감동이야..."
감동하기에는 이르다는 듯이 펜션의 모든 곳은 이쁘게 꾸며져 있었다. 없는 게 없는 펜션에서 이 둘은 노래하고, 게임하고, 물놀이하고, 둘이서만 있는 공간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냈다. 잊지 못할 저녁까지 마치고 모닥불 앞에 앉은 둘은 얘기를 나눴다.
"이래서 수영복 챙겨오라고 한 거야?"
"어. 그런데 수영복이 아니라 비키니를 챙겨오면 어떻게 해"
"수영복이 비키니지. 내가 애도 아니고 아동용 수영복을
입게?"
"진짜 눈을 어디에 둘지 몰라서 얼마나 힘들었는데"
"사돈 남 말 하시네? 그럼 난 어? 아주 쉬웠겠네? 나도
마찬가지로 힘들었거든?"
투닥거리면서도 웃음이 끊기지 않는 둘. 꼬옥 끌어안고서 서로에게 100일에 대해서 말을 건넨다.
"벌써 100일이라니, 너무 빠르다"
"그러게... 그동안 좋은 곳에서 데이트 못해서 너무 미안했어"
"미안해하지 말라니까, 난 정말로 괜찮아. 내가 이런 각오
하나도 안 하고 너랑 사귄 줄 알아?"
"여주야. 100일이란 시간 동안 함께해줘서 고마워. 현수막에 적혀 있었던 것처럼 1000일, 10000일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오래오래 함께하자. 그래 줄 거지?"
"그걸 말이라고 해? 당연하지. 백번 천번을 되물어도
내 대답은 예스야"
원래 처음에는 내 최애가 전남친이었거든?
그런데 이제는 내 최애가 남친이 되었네.

"사랑해, 내 온 마음으로"
- 내 최애는 전남친 The End -
소소한 외전 있습니다! 외전에는 태형이 여주를 멤버들에게 처음 소개해주는 날, 태형과 여주의 동생인 여진과의 만남, 그리고 여진의 최애인 정국과의 만남 등으로 구성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추가될 수도 있고 이대로만 쓸 수도 있을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