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드레스를 입고 거울 앞에 서서 한바퀴 빙글 돌았다. 뭔가 부족한 기분이었다.
'' 누나, 정말 이렇게 약식으로 해도 되겠어? ''윤기는 거울 앞에 선 나에게 다가와 내 머리에 조심스럽게 화관을 씌어주었다. 손끝에 약간 풀물이 들어있었다.
'' 직접 만든거야? ''
'' 응... 해줄게 이거밖에 없어서... ''
윤기는 내 허리를 감싸고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다. 나는 피식 웃으며 윤기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 미국에서만 혼인신고하고 스몰웨딩으로 끝내는거 진짜 괜찮겠냐고 ''
'' 그렇다고 다짜고짜 한국에서 혼인신고에 결혼까지 덮썩해버리면 물론 난 좋지만. 현실적으로 리스크가 크지 ''
'' 한번뿐인 결혼인데... 진짜? '''' 음... 그럼 이건 약혼식 비스무리한 거라고 생각하자. 어때? ''
'' ...좋아. 내가 부끄럽지 않게 당당히 누나 남자할 수 있을때까지 기다려줘. 그땐 내가 먼저 결혼하자고 할테니까. ''
윤기는 자신의 말이 끝나자마자 참기 힘들었다는 듯 내게 진하게 입을 마추었다.
나는 몸을 돌려 윤기의 목에 팔을 두르고 놓지 않았다.
'' 아, 립스틱. ''
윤기의 입술에 내 립스틱이 묻었고 내 입술엔 잔뜩 번진 립스틱과 삐뚤어진 화관이 머리에 씌여있었다.
'' 난 이대로 가는것도 좋은데 ''나는 윤기의 가슴팍을 한번 퍽, 때리고 윤기의 입가에 묻은 립스틱을 검지로 쓸었다.
'' 안돼. 사진찍히잖아. 이건 나만볼거라고 ''
윤기는 푸흐 웃으며 나를 꽉 안아주며 속삭였다.
'' 사랑해 ''나 역시 그런 윤기를 토닥여주며 속삭였다.
'' 나도 사랑해 ''
우린 그렇게 서로를 한참을 껴안다가 시간을 보고 다시 서로의 화장을 고쳐주었다. 이대로 더 늦다간 신랑 신부가 없는 스몰웨딩이 될까봐.
'' 근데 멤버들한테 말 안해도 돼? ''
'' ...걔네 바빠. 누나, 지금은 나만 신경써줄래? ''
나는 윤기입에 살짝 입을 마추고 말했다.
'' 너만 신경쓰고있는데? ''
'' 치이 ''
윤기는 귀엽게 바람 새는 소리를 내고 내게 손을 내밀었다.
'' 가실까요 신부님? ''나는 싱긋 웃으며 윤기의 손을 살포시 잡으며 말했다.
'' 네! ''
오늘따라 윤기의 온도가 더 따스히 느껴졌다. 정말 아무 걱정없이 그의 손만 잡고 있다면 그 무엇이든 할 수 있을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린 우리의 사랑을 축복해줄 이들과 함께 식을 올렸다.
물론, 어떻게 알았는지 멤버들이 와서 축가를 불러주었다. 멤버들이 등장할때 윤기의 표정이 꽤나 귀여워 계속 보고싶었지만 마이크를 잡자 내가 좋아하는 또 다른 모습을 했다. 무대 위 그 빛나는 모습 말이다.
누군가 말했지. 첫사랑은 절대 이루워질 수 없다고. 그건 아마 첫사랑에 실패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거 아닐까?
'' 누나, 내가 평생 사랑할게 '''' 그럼 나도 너를 평생 사랑하며 지켜볼게 ''
윤기는 내 얼굴을 쓸며 사랑스러워 미치겠다는 표정을 지었고 사람들의 박수와 호응 소리를 들으며 입을 마추었다.
내가 윤기가 되고 윤기가 내가 되는 최고의 날이었다.
~ 위에
다음편 키워드는 배틀연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