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 때문에 제 심장이 아파서요

첫만남

"아미야, 언니 왔다!"




조용하다. 집안이 조용했다.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다. 왜, 그럴때 있잖아. 이유 없이 서늘하고, 쎄한. 평소같았으면 아미가 나에게 달려와 안기고도 남았을 시간인데. 거실부터 내 방까지 둘러봐도 아미를 발견할 수 없었다. 안방, 주방, 그리고 화장실까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아미. 그리고 그런 나에게 번뜩, 기억이 스쳐지나갔다.




'엄마, 뭐해?'

'빨래 걷어. 오늘 춥다길래 문 닫아놓게.'




그리고 동시에 든 생각, 베란다.




"아미야!"




다급하게 연 베란다 문 너머에는, 역시 아미가 있었다. 쌀쌀한 가을 공기를 다 맞으면서.





***





"선생님! 저희 아미가, 베란.. 다에.., 헐."




그래서 아미가 아프냐고? 아니, 전혀. 오히려 쌩쌩해서 문제였다. 몇시간 동안 바람을 맞은 거 치고는 너무나도. 그래도 언제 아플지 모르는게 동물인지라, 혹시 몰라서 병원에 데리고 온거였다. 아플 때 전전긍긍하는 것보다야 미리 예방하는게 훨씬 나으니까.




... 분명 그런 생각으로 온건데, 여기는 도대체 어디죠?




오, 신이시여. 지금 제 앞에 있는 분이 정년 수의사란 말입니까.. 천사가 아니고 수의사라고요..? 저 얼굴이? 언제부터 대한민국 수의사 자격 요건 중에 하나가 잘생김이었죠?




지금 내가 과장해서 표현한다고 생각할수도 있는데, 응, 그거 아니다. 오히려 너무너무 축소해서 표현했다.




완벽한 얼굴에다가,

완벽한 피지컬,

photo

그리고 사르르 녹는 웃음까지.




모든게 완벽한 선생님이었다. 내가 인생을 살면서 만나본 사람 중 가장 잘생겼다고 단언할 수 있는 선생님.




"어디 보자, 우리 꼬마 아가씨는 왜 왔어요?"




홀리. 꼬마 아가씨래. 오늘부터 난 꼬마야. 나이 그딴거 필요없어. 양심? 그런것도 아미나 줘버리라고 해.




"선생님을 보고 제 심장이 아파서요.."

"... 네?"

"... 저 방금 뭐라고 했어요?"




아미가 아파서요.. 라는 문장이 필터를 거치치도 못한 채 바뀌어버렸다. 아, 쪽팔려. 나 지금 뭐라고 한거야.. 밀려오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런 나를 보고 위에선 쿡쿡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으, 창피해.




"푸흐.. 강아지 말한건데."

"... 알아요."

"그래서, 왜 왔어요?"

"아, 저희 아미가 바람을 너무 많이 맞아서."

"그런것 치고는 쌩쌩한데요? 그냥 가셔도 되겠어요."




그냥 가라고요? 지금 나한테 쌤을 그냥 두고 가라고요? 그럴 수는 없어요.. 전 지금 1분 1초라도 쌤의 조각같은 얼굴을 감상해야 한다구요!!




.. 라고 소리칠뻔한 주둥아리를 붙잡고 나름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정당한 이유로, 저 잘생긴 쌤을 더 볼 수 있는 방법.. 하지만 그런 방법이 있을리가..




"왈!"




... 있네?




"그..! 비타민 주사!"

"네?"

"저희 아미 그거 좀 받으려구요!"

"영양 주사요?"

"네!"

"왈왈 왈왕왕!! 왈왈왈왈!"

(무슨 소리냐 닝겐!! 주사라니!)

"아하하.. 저희 아미가 이렇게 주사를 좋아해서.."

"아, 네. 그럼 놔드릴게요. 아미야, 가자."

"왈왈왈왈!!!!"

(닝게에에엔!!!!)




아미야, 고맙다. 네 덕분이야.. 주사를 안맞으려 낑낑거리는 아미가 고마웠다. 덕분에 그런 아미를 고정시키려는 쌤의 팔뚝에 핏줄이...! 아, 저런 완벽한 남자가 세상에 존재한다니. 이건 필히 하늘이 내게 내려준 선물이야. 그러니, 꼭 저 쌤을 내걸로 만들테야!!




쌤을 만난지 1일.

김여주는 쌤한테 첫눈에 반했다.